詩 學
(BC335-323년 경)
아리스토텔레스(BC384-322)
시의 본질과 종류와 기능[모방의 매재, 대상, 양식에 따른 장르 구분]
-시(서사시, 비극시, 희극시, 뒤튀람보스)는 모두 모방인 점에서 같으나 모방 매재의 종류, 대상, 양식에 따라 다르다.
율동[리듬], 해음[멜로디/화음], 시문[운문]을 다 사용하는 기술형식에는 디튀람보스 시(적악 笛樂을 반주로 하여 디오니소스 신을 찬양하는 합창가),
송시 nomos(금악 琴樂을 반주로 하여 아폴론을 찬양하는 독창가), 비극, 희극이 있다.
모방자는 행동하는 인간을 모방하고, 모방의 대상인 이 행동하는 인간은 우리보다 선인이거나 악인이거나
우리와 동등한 사람일 것이다(인간은 성격상의 덕과 부덕에 의해 구별된다).
희극은 현실적 인간 이하의 악인을 표현하려 하고, 비극은 그 이상의 선인을 표현하려고 한다.
모방의 매재와 대상이 동일하다 하더라도 각종의 대상이 모방되는 양식에 따른 차이
-시인은 때로는 서술체로 때로는 그 자신과 다른 인물, 즉 작중 인물이 되어서 말할 수 있다(호머의 서사시).
혹은 그 자신에 머무를 수 있다(서정시).
혹은 모방자들이 모든 행위를 실연하는 것 같이 표현할 수도 있다(극시).
따라서 모방은 매재, 대상, 양식에 따라 구별된다.
소포클레스는 선인을 모방하는 점에서 호머와 같으나 행동하는(dran) 자를 모방한다는 점에서는 아르스토파네스와 같다.
이런 작품이 희곡(drama)이라고 불리는 것이 이 때문,
즉 행동하는 자를 모방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희극과 비극의 기원에 대한 주장들 인용.
도리스 사람들-시외의 촌락을 ‘코마이’라고 부르고,
희극배우(코모이도이)란 촌락에서 촌락을 순회하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또 ‘행동하다’를 그들은 드란 dran 이라고 하는 반면 아테네 인들은 ‘프라테인’이라고 한다고.
인간의 본성-모방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내재,
인간은 모방을 잘하고 그의 지식도 모방에 의해 획득.
모방된 것에 대해 모든 인간이 희열을 느낀다는 것도 인간의 본성에 속한다.
모방한다는 것과 모방된 것에 대해 기쁨을 느끼는 본능에서 출발하여 여러 가지 개량을 가하여, 즉흥적인 것으로부터 시를 창조한 것이다.
일부 시인들은 풍자시 대신에 희극시인이 되고, 일부 시인들은 서사시 대신에 비극시인이 되었다.
후자가 전자보다 더 위대하고 가치 있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여하간 비극과 희극은 즉흥적인 것에서 기원하였다.
비극은 디튀람보스 노래의 지휘자들로부터 시작하였고, 희극은 남근찬가의 지휘자로부터 시작한 것이다.
아이스퀼로스는 배우의 수를 한 사람에서 두 사람으로 했고, 코러스의 활동범위를 줄이고, 대화를 극의 주도적 부분으로 하였다.
소포클레스는 배우의 수를 세 명으로 하고, 배경을 안출하였다.
비극의 길이도 길어졌으며, 운율은 장단격에서 대화에 적합한 단장격으로 변화.
특히 우스운 것은 타인에게 고통이나 해악을 끼치지 않는 일종의 과오 또는 추악함이다.
서사시와 비극의 차이점-서사시는 장단단격 6절 운율(서사시 운율로 회화적 어조에는 부적당)만을 사용하고, 또 서술체이므로.
그리고 비극의 길이는 태양이 일 회전하는 동안의 사건을 다루지만 서사시는 시간적 제한이 없다.
비극은 진지하고 일정한 길이를 가진 완결된 행동을 모방하는 것으로 쾌적한 장식(율동과 해음과 가요)을 가진 언어를 사용하고
각종의 장식은 각각 작품의 서로 다른 여러 부분에 삽입된다(어떤 부분은 운문, 어떤 부분은 가요에 의해 진행됨).
비극은 희곡적 형식을 취하고 서술적 형식을 취하지 않으며, 애련과 공포를 통하여 이러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행한다.
비극의 여섯 부분-플롯, 성격, 사상(모방의 대상들), 조사와 가요(모방의 매재), 장경(모방의 양식). 조사(렉시스)-운문의 작성.
비극은 행동의 모방, 행동은 행동자에 의해 행해지고,
행동자는 필연적으로 행동의 원인인 성격(행동자의 일정한 성질)과 사상(행동자가 어떤 것을 증명하거나 보편적 진리를 진술하려고 할 때 그들의 언어에 나타나는 것)을 가진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의 결합, 즉 플롯(cf. 스토리)이다.
무릇 비극은 인간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과 생활과 행복과 불행을 모방하는 것이다.
행복과 불행은 행동 가운데 있고, 우리 생활의 목적도 일종의 행동이다.
성격은 인간의 성질을 결정하지만 행, 불행은 행동에 의한다.
극에서의 행동은 성격을 묘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격이 행동을 위해 극에 포함되는 것이다.
따라서 플롯이 비극의 목적이요, 목적은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또 비극에서 흥미로운 요소인 급전과 발견은 플롯의 부분이다.
비극의
제 1원리는 플롯이고,
성격은 제 2위이다. 성격은 행위자의 의지를 명백히 한다.
제 3은 사상인데 사상이란 해당 경우에 할 수 있는 말, 적당한 말을 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대사에서 나타나는 것이며, 정치학과 수사학의 연구 사항에 속한다.
사상은 화자가 어떤 것을 그렇다거나 혹은 그렇지 않다고 논증하든지, 혹은 어떤 보편적 명제를 언명할 때에 그들의 언사에 나타나는 것이다.
제 4위는 조사인데, 조사란 사상을 언어로 표현한 것을 의미한다.
가요는 가장 비극이 주는 쾌감을 돕는 양념이다.
장경(구경거리, 스펙터클)은 가장 예술미가 적은 것이고, 작시술에 가장 인연이 먼 것이다.
비극의 효과는 공연과 배우 없이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비극은 완결적이고, 일정한 길이를 가지고 있는 전체적인 행동의 모방.
전체는 시작과 중간과 끝을 가진다.
아름다운 것은 그 여러 부분의 배열에 있어서 어떤 질서와 일정한 크기를 가져야 한다.
미는 크기와 질서 속에 있기 때문이다.
플롯에 있어서도 일정한 길이가 필요하며, 이 길이는 용이하게 기억할 수 있을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
주인공으로 하여금 불행에서 행복으로, 혹은 행복에서 불행으로 이행하게 할 수 있는 길이라면 충분하다.
호머는 통일적인 행동을 통하여 <오딧세이>를 꾸민 것이다.
시에 있어서 스토리는 행동의 모방이므로 하나의 전체적 행동을 모방해야 하고,
그 여러 사건의 부분은 그 중 하나를 제거하면 전체가 지리멸렬하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실제로 일어난 일을 말하는 것과 개연성과 필연성의 법칙에 따라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을 말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시는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고 중요하다.
시는 보편적인 것을 말하고, 역사는 개별적인 것을 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비극의 주제는 흔히 역사적인 것이지만 반드시 고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비극은 단지 완결된 행동의 모방일 뿐만 아니라 공포와 애련을 환기하는 사건의 모방이기도 하다.
사건이 불의에 일어나고, 상호 인과 관계에 의해 일어날 때 최대 효과를 거둔다.
단일한 행동은 한 계속적인 전체를 이루고 있는 행동을 의미하여,
이때 주인공의 운명의 변화는 급전과 플롯 자체의 구조에서 발생하고, 전 사건의 필연적 혹은 개연적 결과이어야 한다.
사태가 반대 방향으로 변화함을 의미하는데 이때 변화는 소위 개연성 내지 필연성의 법칙에 따라 행해진다.
<오이디푸스 왕>의 예-한 사자가 오이디푸스를 기쁘게 하고, 그를 그의 모친에 대한 공포에서 이탈시키기 위하여 그의 신분을 밝혔기 때문에
사태를 역전시킨다.
‘발견’이란 무지에서 지의 상태로 이행함을 의미한다.
가장 우수한 발견은 <오이디푸스 왕>에서와 같이 급전을 동반하는 발견이다.
플롯의 두 부분인 급전과 발견에 이어 제 3부분은 파토스로써 파토스는 파괴 또는 고통을 초래하는 행동이다.
서사 prologos, 삽화 episode, 결미 exodos, 가무단의 가요(등장가 parodos와 간가 stasimon[코러스가 오케스트라에 등장한 뒤에 정립 停立 함을 뜻함]로 나뉨).
서사는 가무단의 등장가에 앞서는 전 부분, 삽화는 가무단의 전 가요와 가요 사이에 있는 비극의 전 부분.
결미는 가무단의 최후의 가요 다음에 오는 비극의 전 부분이다.
가무단의 가요의 일부인 등장가는 가무단의 최초의 전 발언이고, 간가는 단단장격 운각 혹은 장단격 운각을 포함하지 않는 가무단의 가요이고,
애도가 kommos는 가무단과 배우가 합창으로 부르는 비탄의 노래다.
그리고 그것은 공포와 애련을 환기하는 행동을 모방해야.
애련은 주인공이 부당히 불행에 빠지는 것을 볼 때 환기되며, 공포는 그와 유사한 주인공이 불행에 빠짐을 볼 때 환기된다.
따라서 비극의 인물은 덕과 정의에 있어서 월등하지는 않으나 악과 죄업에 의해서가 아닌 어떤 결점에 의해서 불행에 빠지게 된 인물로,
그는 명망과 번성을 누리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예컨대 오이디푸스가 그렇다.
주인공의 운명은 행복에서 불행으로 변이 해야 하며 그 원인은 그의 중대한 결점에 있어야 한다.
비극에 고유한 쾌락이란 애련과 공포에 기인한 쾌락이요, 시인은 이 쾌락을 모방에 의하여 산출하여야.
시인은 비극적 사건이 친근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을 추구해야.
행위자가 나중에 자기 행위의 친근 관계를 발견하는 경우-오이디푸스.
이 경우 무서운 행위는 희곡 외에 놓여있다.
성격은 선량해야. 인물의 언어 또는 행위가 일정한 의지를 명시할 경우에 그는 성격을 가진다.
성격을 적합하게 할 것. 작품 중의 성격을 전설상의 그것과 유사하게 할 것.
일관성을 가질 것.
비극 중의 사건에는 사소한 불합리도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불합리한 요소를 피치 못할 경우에는 그것은 비극 외에 놓여져야 한다.
예컨대 오이디푸스에 있어서 그렇다(오이디푸스가 살인자를 찾으면서도 자신이 죽인 자가 라이오스가 아닐까 생각하지 못한 일).
1)가장 예술미가 덜한 것은 표지에 의한 발견이다.
2)시인에 의해 조작된 발견-비예술적.
3)기억에 의한 발견-옛 일을 회상하게 되어 발견되는 경우.
4)추론에 의한 발견.
5)상대방의 오류 추론에 의한 복잡한 발견.
6)가장 좋은 것은 사건 자체로부터 유래하는 발견.
이때는 큰 경악이 사건의 자연스러운 경과에 의하여 야기된다.
예컨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에서의 발견.
또 가능한 한 작중인물의 거동을 스스로 해볼 필요가 있다.
스토리에 대해서는 기존의 것이든 창작이든 시인은 그 대체의 윤곽을 소묘한 다음 삽화를 삽입하여 연장시켜야 한다.
유의할 것은 삽화가 적절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
맺음이란 스토리의 시초로부터 주인공의 운명이 불행에서 행운으로 또는 행운에서 불행으로 전환하기 직전까지의 부분을 의미.
풀음이란 운명의 전환이 시작된 뒤로부터 끝까지의 부분을 의미.
맺음과 풀기, 양자에 능해야.
비극의 네 종류-복잡한 비극(급전과 발견을 포함), 파토스적인 비극, 성격 비극, 장경에 의한 비극.
시인은 비극을 서사시적 구성(다수의 스토리 내포)을 가지도록 해서는 안된다.
가무단도 배우의 한 사람으로 간주하도록.
사상에 관한 것은 <수사학>에서 말한 것을 전제로 하기로 하자.
사상의 연구는 수사학에 더 고유한 것이니까.
등장 인물의 사상은 그들의 언어에 의하여 성취되는 모든 것-증명, 반박, 여러 감정(애련, 공포, 분노 등)의 환기 및 과대 평가와 과소 평가-중에 나타난다.
조사에 관한 사항 중 어조의 문제, 예컨대 명령, 기도, 단순한 진술, 위협, 질문, 답변 등의 차이를 나타내는 문제와 같은 연구는 웅변술 및 그와 유사한 기술의 소유자에 속한다.
자모는 유의미한 음이 그로부터 구성될 수 있는 불가분의 음(유성음, 반유성음, 무성음으로 구분)이다.
음절은 무의미한 음으로 무성음과 유성자모로부터 합성된다.
명사는 시간의 개념을 포함하지 않는 의미 있는 합성음, 동사란 시간의 개념을 포함하는 의미 있는 합성음.
모든 명사는 일상어이거나 외래어이거나 은유이거나 수식어이거나 신어이거나 연장어이거나 단축어이거나 변형어이다.
은유는 한 사물에게 다른 사물의 이름을 전여하는 것인데,
이때 그것은 유에서 종으로, 혹은 종에서 유로, 혹은 종에서 종으로이던지, 혹은 유추에 의한 것이다.
명석한 동시에 비속하지 않음을 의미.
일상어로 된 조사는 명석하나 비속한 반면 신기한 말(외래어, 은유, 연장어, 일상어와 다른 모든 말)을 사용하는 조사는 고상하고 평범하지 않다.
은유에 능한 것은 천재의 표징. 왜냐하면 은유를 잘 한다는 것은 상이한 것 중에 상사성을 보는 것이므로.,
호머의 우수성-트로이 전쟁의 이야기 중에서 그 일부만을 선출하고 그 외의 많은 사건은 삽화로서 이용.
단일하거나 복잡하거나 성격적인 것이든지 혹은 파토스적인 것이어야 한다.
가요와 장경을 제외하고는 비극과 동일하여야.
서사시도 급전과 발견 및 파토스를 필요로 하며 사상과 조사도 좋아야 한다.
서사시는 동시에 일어난 많은 사건을 그리는 것이 가능.
영웅시의 운율이 서사시에 적합-다른 운율보다도 외래어와 은유를 더 많이 허용.
가능하기는 하나 믿을 수 없는 것보다 불가능하나 믿을 수 있는 것을 택하여야 한다.
스토리는 비개연적인 사건을 부분으로 하여 구성되어서는 안된다.
불가피한 경우에는 본 스토리 밖에 놓여져야(<오이디푸스 왕>에서 주인공이 라이오스의 죽음의 전말을 모른 것과 같은 사실).
너무 화려한 조사는 오히려 성격과 사상을 애매하게 한다.
시인은 사물을 그 세 국면 중 하나로 모방해야.
즉 사물의 과거나 현재 상태, 혹은 사물이 과거나 현재에 있어서 이러이러하다고 말하여지거나 생각되는 바의 상태이거나,
혹은 사물이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할 상태를 그려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시인은 언어에 의하여 표현.
주의할 점은 정당성의 규준이 작시술에 있어서와 정치술이나 혹은 기타의 기술에 있어서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시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믿을 수 없는 가능사보다 믿을 수 있는 불가능사를 택해야.
비평가들의 비난은 다음 사항에 기인-불가능, 불합리, 유해, 모순 내포, 전문 기술상의 적당성에 배치됨.
이러한 비난에 대한 해결은 위에 열거한 12종목 하에서 고찰되어야.
비극의 우월성-비극은 서사시의 모든 요소에 음악과 장경이라는 요소를 더 가지고 있다.
비극은 우리가 읽거나 무대 상에서 연출하거나 간에 다름없이 생동적인 인상을 준다.
비극적 모방은 더 짧은 시간에 그 목적을 달성한다. 서사시인들의 모방에는 통일성이 적다.
비극이 이러한 모든 점에서 또 시의 효과를 산출하는 점에 있어서 우월하다면,
그것은 서사시보다 시의 목적을 더 잘 달성하는 것으로서, 더 훌륭한 것임을 명백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