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관련 논의가 베스트에 올라와 있길래 반 재미 반 진심으로 글들을 읽다보니 한가지 첨언할 내용이 있어서 글을 적습니다. 신의 존재 증명으로 사용되었던 초기 논증 중 하나가 인간과 같은 고등생물의 존재였죠. 관련 논의는 대충 다음과 같은 순서로 발전되었습니다.
1. (유신론) 현대 과학으로도 다 풀 수 없을만큼 정교한 생명체가 진화만으로 이루어졌다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2. (무신론) 진화의 무방향, 무목적성은 가능한 모든 조합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이와 같은 복잡성은 확률상의 문제이지, 가능 불가능의 문제가 아니다.
3. (유신론) 그렇다 하더라도 인류의 확률상 인류가 나타나기에는 걸린 시간이 너무 짧다.
4. (무신론) 확률상의 문제이지, 가능 불가능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관련 논의는 답보 상태로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많은 수의 종교인들이 진화를 받아들임으로써 사실상 크게 다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생명의 발생에 관해서는 상당 부분 합의에 이르렀죠.
문제는 우주의 시작에 관한 논의입니다. 이에 대해서 2007년에 리처드 도킨스와 존 레녹스 사이에 있었던 "만들어진 신 논쟁"의 토론의 일부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토론의 내용처럼 빅뱅에 대해서 과학자들의 동의하는 내용 중 하나는, 상수가 조금만 달라도 지금의 우주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에서부터 철학적인 논의가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그 상수는 어떻게 결정되었는가?
유신론자들는 신의 그 상수를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신은 우주가 유지되려면 그 상수값이 어떠해야 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 상수값을 조정했다는 것이죠.
다원우주가 등장한 것이 이 때문이죠. 무신론자들은 그 상수의 값이 서로 다른 수 많은 우주가 존재하는데, 그 중에 알맞은 상수를 갖는 우주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어떤 형태로 상수 값이 정해졌는지는 모르지만, 그 상수 값이 조금만 달랐으면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존재하지도 못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