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는 낮게 날았다. 무슨 게임을 하듯 노동자들 사이에 나타나 이리저리 선회를 하고 여름날 햇볕을 가리던 천으로 만든 지붕을 날려버렸다. 헬기가 너무 낮게 날아 자신의 몸을 덮칠 것 같은 공포에 시달리는 매일매일이 이어졌다. 밤에는 서치라이트를 켜고 야간비행을 했다. 구석구석 숨어서 잠을 청하던 노동자들을 찾아다니며 잠을 깨우듯 2대가 번갈아가며 상공을 유유히 날아다녔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그 후로 헬기소리가 들리면 몸이 반사적으로 숙여지고 골목으로 숨거나 도망 다녔다. 그리곤 스스로가 한심해져 어린아이처럼 울었다고 한다.
노동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그 헬기가 부서졌다고 경찰은 주장했다. 문방구에서 팔던 노란색 고무줄과 철물점에 팔던 굵은 철사로 만든, 노동자들이 쏜 새총을 맞고서 말이다. 헬기가 부숴진 곳도 다양했다. 노동자들이 무서워서 쳐다보지도 못했던 헬기 바닥도 아니고 조종석 앞유리와 주 날개, 뒤쪽 날개 부분이 파손되었다고 했다.
그 수리비용이 자그마치 6억8천만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