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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한국인 이야기 읽고....'여행지에서 들은 위대한 한국인'
게시물ID : humordata_16663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푸
추천 : 13
조회수 : 1484회
댓글수 : 74개
등록시간 : 2016/05/24 17:25:09
공항의 한국인 이야기 읽고 생각난 것이 있네요...
20년 전 쯤...인도 배낭여행을 하며 들었던 '위대한 한국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21세기가 도래하기 전 
그러니까..20세기 말(98년)에 인도를 여행했었습니다. 
5개월 쯤 여행을 했으니..당시 인도를 여행한 사람 중 꽤 오래 여행한 사람 중 하나일 겁니다. 

당시 인도여행은 막 붐이 일기 시작한 타이밍 이었습니다. 
단체 여행객들은 없었지만, 오지에 대한 동경과 도전정신이 가득했던 젊은 대학생들이 인도로 인도로 몰려들기 시작한 시점이었죠...

인도 여행 세대를 구분하자면
이시기는, 1세대 초기 인도배낭여행 세대를 지나는 1,5세대 인도 배낭여행자들의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인도를 이곳 저곳 떠돌며..
전설같은 한국인 배낭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인도 현지인들, 인도 여행을 철마다 오거나, 거의 붙박이라고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통해 전해내려오는 전설같은 이야기들이 있었죠...
기억나는 몇가지 풀어 보겠습니다. 

1. 인도 양아치를 발차기 한방에 보낸 몽크(스님...그친구가 몽크몽크 해서 그대로 씁니다. 비하아님) 

보드가야에서 머무를 때, 
여행업에 종사하는 어느 인도인에게 들은 이야기 입니다.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 인도인은 세상에 정말 대단한 것을 봤다는 표정으로 열변을 토했었죠....

몇년전 자신이 캘커타에서 식당을 하고 있을 때라고 합니다. 
식당 앞을 청소하고 있는데, 한국인 몽크가 시장을 걸어가더랍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인 몽크들은 쉽게 볼 수 없었기 때문에, 회색 옷을 잎은 한국인 몽크가 지나가면
자신도 신기해서 쳐다보곤 했다고 합니다. 

하여튼, 그 한국인 몽크가 자신의 식당을 지나쳐 가던 찰라...
길거에 앉아 있던 인도 양아치가 한국인 몽크의 머리를 툭치며 장난을 치더랍니다. 

처음에는 그 한국인 몽크는 웃기만 했고...또 장난을 쳐도 웃기만 했고.
철없던 인도 양아치는 계속 웃으며 
그 몽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장난을 쳤다고 합니다. 
그러기를 몇차례 

순간...

그 한국인 몽크가 몸을 날려 발차기를 했고, 
그 인도인 양아치는 5미터는 족히 날라가 기절했다고 합니다. 

그 광경을 지켜본 상가의 인도인들이 
한국인 몽크 대할 때, 공손하고, 조심했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하며 나중에 묻더군요...한국 스님들 전부 그러냐고?



2. 조용한 한국인의 반전 :  불난 기차안에서 배낭을 모두 챙겨 걸어나온 '한국 청년'

어느 독일인에게 들은 이야기 입니다. 
오래전 일이라 그 독일인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요..

인도를 여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국적 배낭여행자 집단이 꾸려지기도 합니다. 
그 독일인도, 자신을 포함해 독일인 2명, 이스라엘인 1명, 한국인 남자 한명이 같이 어울려 몇몇 지역을 여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장거리 기차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친구들이 2박3일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야간 이동 중에, 2클래스 슬리퍼 기차차량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현지 인도인이 마구 깨우더랍니다. 

'불났어' '일어나' 

어떨결에 일어나 보니, 인도인들이 막 뛰어 나가고 있고, 
자신의 차량 앞쪽에서 뻘건 불길이 보이더랍니다. 

그 독일인은 신속하게 아래, 옆에서 자던 일행 깨우고
정신없이 차량을 뛰쳐 나왔는데....
평소 조용하던 그 한국인이 보이지 않더랍니다. 
(평소 조용했다는 것을 무지하게 강조하더군요)

자신이 탓던 차량에 불길이 치솟고, 
뒤늦게 뛰쳐나오는 인도인들이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그 조용한 한국인은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찰라...

그 평소 매우 조용하던 한국인이...(계속 조용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말하는 독일인)
커다란 배낭 4개를 짊어지고, 불길을 따돌리며...유유히 걸어나오고 있더랍니다. 

"와... 니가 그거 봤어야 하는데, 우리 배낭 전부를 어깨에 짊어지고, 아주 유유한 표정으로 걸어 나오는데..."
"등 뒤에는 불길이 막....치솟고" 
"그 친구 아니었으면, 배낭 모두 잃고 여행하는 동안 고생했을 텐데,,,난 여권도 그 배낭에 있었단 말야" 
"평소 무지하게 조용하던 애가, 정말 평소엔 그냥 조용한 애였거든, 하여튼 엄청 대단했어"

"한국인 다 그렇냐?"



3. I am a korean! 이 말 한마디로 양아치 삐기들 돌려보낸 사연...(내 사연)

다른 위대한 한국인 이야기도 있는데, 두가지만 하고, 
제 이야기도 하나만 적어 볼께요...

직접 경험한 거니 기억이 더 생생하나요...

네팔에서 바라나시로 나오는 국경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인도 바라나시행 버스에 짐을 올리고(대부분 지붕에 올림) 
룰루랄라 하며 제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 네팔도 이제 끝이구나'...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
'포카라에서 만난 춘자를 혹시 바라나시에 가면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춘자는 가명)

라고 궁상을 떨며...여행지의 사색에 잠겨 있었죠..

그러던 찰라, 
제자리 바로 아래에서 
금발의 외국인 미녀 두명이 네팔 남자 서너명에게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네팔인들이 인상을 팍쓰고, 
딱 봐도, 외국인 여자 2명을 상대로 욕설을 포함한 린치를 가하고 있었죠...

전 그때 이미 여행이 4개월 이상 지난 타이밍 이었고, 
딱 봐도, 짐을 올려준 값을 떠무니 없이 부르며 삥을 뜯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도 평소에는 그리 나서는 타입은 아닌데...
그날 따라 왜 그랬는지,
뚜벅뚜벅 차에서 내려 그 네팔인들에게 다갔습니다. 

나 : '왜 그래?' 
네팔인 : ?
외국미녀 : 블라블라, 머니, 블라블라, baggage, 머니

딱 제 예상대로 였습니다. 그 외국미녀가 워낙 제대로된 영어를 해서....
하여튼, 버스 값에 이미 짐값까지 다 지불했는데, 터무니 없는 비용을 요구한다...어쩌고 저쩌고...ㅋㅋ

나 : "ok"  (10루피 건네주며)
네팔인 : "블라블라, 지들끼리, 블라브라" , 웃으며 "블라블라"
나 : "싫으면 관두고.." 

외국미녀들 어깨를 살포시 감싸며 버스로 올려 보냈습니다. 
절 걱정스럽게 쳐다보던 그 외국인 미녀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군요(20년이 지났는데..)

그 찰라..

네팔인이 제 어깨를 잡습니다. 

나: "뭐야 이시키" 

하며 네팔인 손을 걷어 쳐 올렸습니다. 인상을 아주 팍 쓰고......

순간, 네팔인 3명이 동시에 반발쯤 물러서더군요...

네팔인1 : 얼떨떨한 표정,  "...." 
네팔인2 : "are you korean?"
나 : "Yes, KOREAN" 

인상 팍쓰고, 소리를 질렀죠...그래 나 한국인이다...어쩔래...

네팔인 : 지들끼리 "블라브라, 블라블라" 
하더니, 한두발 물러서서 돌아거다군요....똥씹은 표정으로....


'그래 나 한국인다'라는 말 한마디로, 한국남자의 가오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1세대 인도 배낭여행 선배님들의 놀라운 무용담들 덕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ㅋㅋ

참고로, 당시 인도에는 3가지 가격체계가 있었습니다. 
인도인 가격, 한국인 가격, 나머지 외국인 가격.....한국인들의 알뜰살뜰한 여행이 대단했죠...ㅋ(이건 위대한 한국인 이야기는 아닌 듯) 

그렇게 버스는 출발해 바라나시에 무사히 도착을 했고, 
그 외국인 미녀들과는 아무일 없었습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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