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글에 앞서 아까 전에 연기 결정을 욕하는 글을 썼었다가 제 모자람을 깨닫고 지웠습니다. 그 글을 보시고 기분이 나쁘셨었다면 제 책임입니다.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수능 연기 결정... 애증의 말입니다. 먼저 안전 쪽에서 본다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반면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꽤 안좋게 들리겠지요. 마치 제게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대입 일정 관점에서 본다면 이것은 그다지 좋은 결정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수험생이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정시 즉 수능을 잘 보는 학생들은 수시 전형 일정이 수능 이후인 것-논술,면접 등이 수능 이후인 것-에 많이 지원합니다. 본인이 수능을 잘 봤으면 안가고 정시를 가면 되니까요. 그런 전형들은 면접 논술등 대학별고사의 날짜가 수능 직후 주말인 경우가 많습니다. 수능의 연기로 인해서 갈지 말지를 판단하기 어려워진 셈입니다. 그래도 이것은 대학별 일정을 조절하면 가능해지겠으나 그러면 전체 일정을 뒤로 물려야 하기에 애로사항이 많겠죠.
정치적 관점에서 본다면 크게 좋은 수 같지는 않습니다. 김 장관은 이제 연기를 반대하는 수험생 수 정도의 안티가 생겼을겁니다. 비록 그가 대표로 나와서 읽은 것밖에 없다고 할지라도요.
또 한가지는 바로 수험생의 의견 수렴입니다. 소통하는 정부라고 해놓고 나서 수험생들의 이야기는 듣지 않은 점은 상당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점은 이 부분을 정당화할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저는 오늘 수능 전날, 친구와 통화를 했습니다. 그 중 절반은 한숨과 짜증 토로였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수능 끝나고 쉴 수 있는 기간이 늦춰졌으니까요.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것일까요?
전 진짜 싫습니다. 일주일 더 이런 지옥같은 생활을 한다면 진짜 죽을 것 같습니다. 칠판에 적힌 디데이 숫자가 1에서 8로 바뀌다니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지진이 너무하네요.....
수능날에 난 것 보다는 이게 더 낫고 대처 역시 현명합니다. 그러나 미래에 이 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은 평생 이 결정을 한 사람들을 원망하겠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아직 어린 학생에게 가르침의 말이나 훈계의 말이라도 괜찮으니 해 주십시오. 저는 수험생의 시각에서 글을 썼으니 틀린 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적은 환영하겠습니다.
흥분된 상태로 써서 글이 횡설수설합니다.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