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해루가 태어난지 1달하고 4일째입니다.
3일전 저녁에 작은 박스에 모래를 담아 조그마한 화장실을 만들어주고
배변유도를 거기서 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래를 밟고 있는 애 발이 아주 춤을 추더군요. 표정도 가관.
"히익 이거 뭐야 히익 이상해 빼줘 구해줘 하지 마 하디 마!!!(동공지진)" 딱 이 표정.
벌써 화장실에서 싸라는 건 아니었어요. 그냥 시작하는 단계였는데
어제 아침부터 화장실에서 싸기 시작합니다. 2일밖에 안 됐는데-_- 저녁에 만들었으니 만 하루반 밖에 안 됐다고-_-
어제부터 설사도 시작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화장실에 가서 싸요. 약바른 똥꼬에 모래 붙이고 나와가면서.
아픈데 왜 화장실 가서 힘들게 싸나. 그냥 바닥에 싸도 내가 다 치울건데 라는 안스러운 마음과
이렇게 커 나가는구나. 나중에는 나 없어도 혼자 잘 먹고 잘 싸고 하겠지... 품 안의 내 새 떠나가는 쓸쓸함과
이제 이 줘까튼 육묘생활도 반은 왔구나 싶은 안도감과 성취감 등이 동시에 휘몰아치더라구요
엄마한테 전화해서 너무 쓸쓸하고 애한테 섭섭하다고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빨리 크라는 마음이 막 동시에 든다니까
애 키우는 사람들 마음이 그렇대요.=_= 너한테는 정말 고양이가 자식인가보다 그러면서 웃으시더라구요.
전화의 결론은 엄마한테 잘 할게로 끝났지만 뭐 그랬어요.
......근데 우리 애 천재인 듯. 태어난지 1달 갓 넘은 애가 2일만에 모래 적응 완벽히 끝냄. 쩔어! 쩔어!!
와 진짜 이런 고양이가 어딨죠 세상에.
뭐요? 딴 고양이도 다 그렇다구요? 아니예요! 우리 애가 천재예요
왜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