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는 "반대파를 때리세요. 소송비는 제가 대겠습니다"라는 발언을 캡션으로 올려서 트럼프가 반대파들에 대한 폭력행사를 부추기는듯한 발언을 지지자들에게 하는 것으로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실제 자초지종은 위의 동영상에 나와있고 많이 다르죠. 아래가 저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입니다.
문제의 사진은 지난 2월1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앞두고 지지자 대회의 장면입니다. 저 행사에서 트럼프가 연설대에 올라가기전 비밀경호원이 트럼프에게 "관중들 중 토마토를 가진 사람이 몇명 있고 당신을 향해 던질지도 모르니 대비하라"고 알려줍니다. 그래서 트럼프는 연설 시작에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합니다.
"There may be somebody with tomatoes in the audience. So if you see somebody getting ready to throw a tomato, knock the crap out of them, would you? Seriously. Okay? Just knock the hell— I promise you, I will pay for the legal fees. I promise, I promise. It won’t be so much ’cause the courts agree with us too."
"관중들 중 토마토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누가 토마토를 나에게 던지려는 걸 보면 여러분이 그 망할 것(토마토)을 쳐서 떨어뜨려주세요. 오케이? 그냥 그 망할것을 쳐버려요. 소송비는 내가 대줄것을 약속합니다. 비용이 얼마 안될거예요. 법원도 우리와 동의할테니까요."
이건 지지자들에게 폭력을 부추기는 발언이 아니라 반대자의 토마토 공격에 대비해 지지자들이 그 행동을 막아줄것을 부탁하는 걸로 보는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트럼프 발언을 잘 보면 사람을 때리라는 얘기가 아니라 토마토를 쳐서 떨어뜨리라는 의미죠.
이건 많은 미국 언론들마저도 트럼프가 지지자들에게 폭력을 부추긴다고 비난하면서 써먹는 사례인데 제가 보기엔 매우 부당하고 잘못된 왜곡 거짓 보도행태입니다. 이런 식이면 트럼프와 지지자들이 미국 언론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불만이 많은 것도 일리가 있다고 봐요. 미국이든 한국이든 기득권, 주류들의 밥그릇 지키기와 그들의 부조리에 도전하는 세력에 대한 매도는 용의주도하고 세련되고 악착같습니다.
흔히 사진 캡쳐는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된 정보를 전하는데 요긴하게 사용되는데 베오베의 "트럼프의 패기"라는 글도 그런 사례라고 봅니다. 앞뒤 문맥 다 자르고 딱 맘에 드는 장면만 캡쳐해서 마녀사냥하는 모습은 조중동의 전매특허이기도 하죠.
트럼프 현상, 샌더스 현상, 프랑스의 르펜 현상, 독일의 극우정당 등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극단적 정치세력의 급부상과 그들에 대한 적지않은 대중의 지지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브레이크 풀린 시장개방과 무한경쟁, 승자독식,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속에서 밀려나고 패배한 사람들, 약자들, 가난한 자들의 분노이자 절규입니다.
이런 현상들이 예전 나치 히틀러의 경우처럼 통제불가능한 불행한 사태로 가지 않도록 하려면 그들에 대한 깊고 정확한 이해 없이 말초적 즉흥적으로 매도하고 그들을 인종차별주의자, 백인우월주의자 등으로 싸잡아 조롱하고 욕을 퍼붓기보다는 더 많은 이해와 대화, 포용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