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만난 남자가 있어요.. 솔직히 말해서 좋은점보다 나쁜점이 훨씬 더 많은 사람이에요. 연애하기도 결혼 하기에도.
이젠 연애를 하면 무조건 결혼으로 이어지는 나이이기에... 집안. 직업. 안볼 수 없어요. 잘난 집안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일단 이 집은 빚이 한덩어리입니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직업 안좋고(남자 본인도 빚이 많고 수입이 일정치 않아 들어오는 돈 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음) 공부에 취미도 없어 고졸. 그리고 무엇보다 술버릇이 정말 안좋아요. 저에게 쌍욕은 기본이고.. 가끔 쥐어박는 정도로 때리기도 하죠.
술깨면 기억 못하지만 본인이 그런줄은 알고 있으면서도 사흘에 한 번 꼭 술 마셔요. 그것도 무조건 인사불성 될때까지 마셔야 돼요.. 게다가 여자 노래방.. 몇 번이나 저에게 들켰습니다.. 다신 안간다고 하지만요..
더 이상 안적어도 아실정도로 나쁜남자에요.. 중요한건 저 이 사람 사랑해요.. 네.. 제가 미친 정신병자인거죠.. 너무 힘들고 괴롭지만 이 사람이랑 같이 있을때 제일 행복해요.. 저도 제가 왜 이런지 도무지 모르겠네요.. 그러면서도 너무 힘이들어 수면제 없이는 잠도 못 잘 지경에 이르렀어요.
제 나이가 있는지라.. 선자리가 들어왔어요. 집에선 제가 만나는 사람이 있는지도 몰라요.. 당연히 상태가 저러니.. 말씀드릴수가 없었어요.. 정말 많이 들어오는 선자리를 몇년이나 의리를 생각해서 다 뿌리쳤었어요. 그러다가 최근 제가 많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든 벗어나야겠단 마음으로 처음 나가봤습니다.
나쁘지 않았어요. 아니 오히려 지금 남친과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좋은 사람이었어요. 조건도 인성도. 게다가 이런 저를 마음에들어 해주시구요.. 그런데 저는 정말 쓰레기인게... 지금 마음으로는.. 선 본 남자에게 정이 안가기도 하고.. 이 와중에 이 사람의 외모가 마음에 안들어요.. 진짜 제가 생각해도 미친거 맞아요..
선보고 나서 부모님 성화에 두어번 데이트는 했어요.. 그리고 이 남자는 끊임없이 대쉬를 해오고.. 머릿속으로 정리는 간단해요. 지금 남자를 정리하고 선 본 사람을 만나면 앞으로 아무리 맘고생 하더라도 지금보다는 훨씬 행복할거라고.
하지만 마음이 도저히 열리지가 않아요. 선 본 사람과 데이트 아닌 데이트 할 때 뭔가 떨리고 설레는 기분도 느꼈음에도.. 자꾸만 남친이 마음에 걸리고..
남친 얼굴을 쳐다보고 있으면.. 너무 맘이 아프더라구요.. 미안하고.. 이 사람 안보고 내가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저 왜 이런지..
선 본 사람을 만날때면 또 그 사람에게 미안해집니다. 나 이렇게 나쁜 여자인데 그것도 모르고..
솔직히 이성적으로는 지금 상황에선 둘 다 안만나야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기적으로 오로지 나만 생각해서 얘기하자면 지금 남친과는 정리해야겠죠.. 시간이 해결해주겠죠..
그리고 선 본 사람이 외모가 조금만 괜찮았더라면 이딴 고민 안했을거라 생각하는 내가 정말 쓰레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