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서울을 서우얼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2005년 무렵이다. 그전에는 한성(漢城)의 중국식 발음인 ‘한청’으로 통했다. 이명박 서울시장 재직 당시 서울의 중국어 표기인 한청이 서울의 발음과 달라 혼선을 초래한다며 서우얼로 불러 줄 것을 중국 정부에 요청해 서울의 중국식 이름이 바뀐 것이다. ... ...
한성은 조선시대 때 부르던 서울의 이름이다. 고려 후기나 신라 때는 한양(漢陽)이었다. 일제 때 경성(京城)으로 불리다 해방 1년 뒤인 1946년부터 줄곧 서울로 불렸다. 마치 세계 4대 문명 고도(古都)인 중국의 창안(長安)이 한(漢)나라나 당(唐)나라 땐 창안이지만, 명(明)나라 이후 시안(西安)으로 바뀌는 등 시대마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려진 것과 같은 이치다. 어쨌든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인이 진작부터 서울을 서울로 부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설명해주면 자신들의 둔함에 멋쩍어하는 그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되레 왜 중국은 각국의 지명을 해당 국가의 발음과 최대한 비슷하게 음역 표기하면서도 유독 본명이 서울인 서우얼만은 한청으로 불러왔느냐고 반문도 해 본다. //
요즘 백두산 장백산 명칭논란을 보면서 한때 중국에서 서울을 "한청"으로 발음한다고 중화주의니 뭐니 하며 이명박이 중국식 발음을 "서우얼"로 바꿨다고 홍보하던 것이 생각납니다.
사실 "한청"이라는 지명은 1393년 이성계가 한양으로 천도하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미 6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서울"이라는 명칭은 1946년부터 쓰인 것으로 출현한 시간이 훨씬 짧습니다.
특히 한중수교 전 교류가 거의 없었던 관계로 중국인들은 계속 "한청"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었고 이런 관습은 중화사상 때문이라고 보기 힘들죠.
그리고 중국이 뉴욕이나 파리는 뉴웨에,빠리 등으로 음역하면서 서울은 유독 한청이라고 불렀느냐고 불만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서울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중국에서 음역으로 번역하지 않은 지명은 아주 많습니다.
예로:
샌프란시스코는 쮸우찐산(旧金山)이라고 하며 옥스퍼드는 뉴찐(牛津), 케임브리지는 짼쵸우(剑桥), 포르토프랭스의 경우 타이쯔강(太子港),
아이슬란드는 삥또우(冰岛),피닉스는 펑황청(凤凰城) 등등 많은 지명도 음역을 따르지 않습니다.
특히 일본일 경우 일본식 음역이 아닌 중국식 발음으로 합니다.
중국이 중화사상 때문에 명칭을 제멋대로 붙인다는 거는 심한 비약입니다.
그리고 희망봉 같은 경우 우리도 음역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명칭에 의한 교류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있지만, 600년이나 사용돼왔던 명칭을 고친다는 건 오히려 혼란을 더 야기시킬 뿐입니다.
그전의 문헌들과 사료에는 "한청"으로 기록돼 있었으니까요.
2014년이 된 지금도 절반 이상의 중국인들은 "서우얼"이 어딘지 모르며 "한청"이라야 알아듣습니다.
반대로 한청을 서울로 발음해 달라는 한국의 요청을 순순히 들어준 것을 보면 중국은 오히려 서울의 발음문제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볼 수 있겠네요.
서울의 중국식 발음을 시정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자체는 좋은 의도입니다.비록 단기간 내에는 명칭에 대한 혼란이 있겠지만 멀리 내다봤을 때는 상호 간의 교류에 더 유익하니까요.
하지만 이것을 너무 비약적으로 해석해서 중화사상 및 동북공정과 연계짓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또한, 이명박이 자신의 업적이라고 떠벌리고 다닐만한 것도 아닙니다.
외교수완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발음의 변화로 우리나라가 이득을 얻는 것도 없으며 동북공정과 같은 중화주의 사상에 타격을 준 것은 더더욱 아니니까요.
오해를 살것 같아 세줄 요약을 하겠습니다.
1.서울을 "한청"으로 발음하는 것은 중화주의 사상과 큰 연계가 없다.
2.서울의 중국식 발음을 시정하는 것 자체는 좋은 의도다.
3.하지만 언론에서 떠벌렸던 것처럼 그렇게 중요한 사건은 아니다.
동북공정에 반대하는 건 좋지만 언론의 포커스가 자꾸 빗나가서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