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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플레이어는 왜 경쟁과 승리에 그리도 집착하는가
게시물ID : gametalk_1641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percraft
추천 : 14
조회수 : 650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4/02/19 10:34:40
 
뭐긴 뭐겠어요,
사회가 경쟁과 승리를 학습시켰으니 놀이도 거기 따라가는거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점인데, 놀이는 휴식이기도 하지만 학습의 효과를 가지는 행동입니다.
세상의 그 어느 동물도 '그냥 놀지는 않습니다'. 그걸 통해서 뭔가를 배우죠. 애초에 놀이의 구성요소에 학습이 끼워져 있습니다.
애초에 자신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요소를 배우거나, 혹은 배운 것들을 검증하는 것이 대부분의 동물들이 '놀이'로 칭하는 행동에 끼워져 있으며,
사람 또한 이런 커다란 틀 내에서 놉니다. 뭔가 배우거나, 배운거 써먹거나.
 
 
솔직한 심정으로 말하면, 놀이에서조차 이렇게 극단적으로 경쟁과 승리, 혹은 우월감이 표출되는 걸 보면 이 나라는 진짜 노담뻐킹이라는 느낌밖에 안듭니다. 놀이에 이정도로 묻어나는게 근성이 있다거나 끈기가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좋게좋게 둘러 표현하는 것도 한계죠.
 
그냥 놀이로 표현되는 것들만으로 살펴보면 지구상에서 이 양반네들은 날때부터 뒤질때까지 주변의 모든 것들을 찍어누르고 남들 머리꼭대기에 올라서지 않으면 곧 패배자이며, 남들이 내 발바닥을 핥도록 만드는게 지상 최대의 숙원사업정도인 양반네들입니다? 농담 아니라 참말로.
 
 협동게임에서 눈에 띄는 가시적 이득(단적으로 말해서 킬) 하나마저 자신의 몫을 따져대는 것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죠. 이런 게 눈에 가장 잘 띄는게 FPS, 어제부터 언급되던 서든어택같은 게임입니다. 그런 게임에서 킬딸이니 킬스틸이니 하는 소리가 나오던 거 보셨습니까? 뭐 개인플레이라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습니다만, 편먹고 같이 싸우는데 이런 소리가 나오는거 보면 이새끼들이 뇌가 없거나 반쯤 두부로 대체를 한 두부피플이겠거니 하는 생각도 드셨을 겁니다.
하지만 쟤네들이 두부피플이냐면 그건 또 아니거든요. 왜냐면 자기가 배운 '승리'라는 건 언제나 중심에 자신을 두고, 자신이 눈에 띌 정도로 눈부신 활약을 한다는 전제조건을 깔고 들어가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역할이 가시적으로 표현되는 단적인 증거, 킬수에 집착을 하는 겁니다.
제가 서든어택을 때려치운 이유 중 하나:뒤치기당해서 뒤지기 직전까지 간 놈 살려줬더니 킬스틸했다고 지랄을 해서
팀포할때 뒤치기하는거 때려잡으면 사람들이 존나 땡큐해요 와 감사! 이러는거랑 천지차이임.
 
물론 어시스트 기능이 없기 때문에, 성과를 내는 유일한 방법이 킬이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바 어시스트 적용되는 게임에서도 킬스틸 소리 하는거 보면.... 하 시바 너란 김치맨, 뻐킹 김치맨.
 
 
 
WoT을 한 번 보도록 하죠. 이 게임은 어디까지나 협동과 전술의 게임입니다. 개인 컨트롤이 아무리 뛰어나도 전술과 협동이 있다면 그 컨트롤을 무력화하는게 가능합니다. 실제로 해봤어요. 배드맨 떡볶이(전체 평균을 놓고 거기보다 실력이 다소 떨어지는 양반네들. 평균 밑으로 떨어지면 이걸 가시화시켜주는 애드온에서 붉게 표현된다고 이렇게 부름)에다 평균티어도 후달리는거 보고 비웃던 상대방 쳐바르는거요. 
하지만 이런 게임에서조차 협동이 뭔지, 왜 아군이 저기로 들어가는지, 판 흐름상 합류를 하거나 전진을 해야하는지 이해를 못하는 아해가 한둘이 아니에요. 오로지 그새끼들이 중요한 건 내가 결정적으로 활약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거기까지 저새끼들이 기어들어와야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게임을 망치지....
야 아군 13명 팡팡 터질때까지 시야도 안잡히는 구석탱이에 짱박혀서 에임쪼던 구축 보고 있냐? 난 계속 전선 이동하면서 지원하다하다 최후까지 30발 쏘는 동안 넌 딱 세 번 쏘더라? 그리고 두 발은 맞지도 않고 한 발은 도탄나더라?? 시발롬아 그럴거면 자주포를 타
 
애초에 이러는 양반네들은 전술적 개념조차 잡혀 있지 않기 때문에, 왜 우리편이 엄한 곳에 기어들어가서 뒤지느냐 생각하고 말아요. 중요한 포인트가 있거나, 저기가 비면 아군 전선이 샌드위치처럼 포개져서 끝장이 난다던가, 여기서 물러나면 그 뒤부터 아군이 전체적으로 까막눈이 된다던가 하는 식이죠. 혹은 전장정보를 배달해줘도 그걸 활용을 못해요. 아니, 활용을 안해요. 왜냐면 걔네들이 이길 때의 정석은 항상 자기 유리한 위치에서 적들이 존나 빠가스트처럼 어버버 몰려오는거 약점후려갈기며 팡팡 터뜨리며 자신이 최고 공헌자가 되는 거니까요. 
시발롬들아 편하게 나앉아서 영웅이 되려 하지말고 진짜 아군을 구원하는 영웅이 되라고. 전선이 뚫렸는데 눈앞에 적이 안보이면 가서 막아 시바 핑을 찍어도 왜 안가 시벌
 
 
 
뭐 저런거 제끼고 나서 RPG류를 봐도 비슷하게 나와요. 뭐 흔하게 남들 압제하고 찍어누르는게 게임 돌아가는 근본인 리니지류 이야기만 해당되는 게 아닙니다. 판타지 라이프라는 거창한 슬로건을 내건 마비노기 예제로 들어보겠습니다.  
그 게임 아직도 굇수니 뭐니 하면서 서로서로 치켜세워주는 양반네들 있죠? 객관적으로 봐도 저 사람이 게임을 징하게 하거나 굉장항 성과를 이룩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허접하다느니 뉴비라느니 뭐니 하는 짓거리 말입니다. 거 막 그 뭐야, 아무튼 간에 리볼버 처음나오고 파볼 처음 나오던 그런 시절에도 그런놈들이 존재했었는데 말이죠.
아 씨 파볼 막페이지 떨어지던 그 던전 이름이 기억이 안나....
 
겁나 웃긴 게 뭐냐면, PvP 컨텐츠가 전무하거나 약하거나, 혹은 커뮤니티 요소에 무게를 실은 게임일수록 저런 꼴사나운 짓거리를 하는 양반들이 많다는 겁니다. 라그할때도 저런놈들 많았죠. 저게 그럼 뭐때문일까요? 별 거 없습니다. 자신이 이 게임에서 성과를 이루어냈다는 것 자체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남들에게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거나 혹은 남들보다 자기가 더 우월하다는 걸 남의 입으로 듣고자 하는 욕망, 그러니까 떠받들여지고 싶다는 생각에서 하는 행동입니다.
이런 짓거리 하는 양반네들의 정곡을 찌르는 방법은 다양한데, 그 중 하나가 '저 허접하죠?'라는 질문에 'ㅇㅇ'라고 쿨하게 대답을 하거나, 니가 쎄니 뭐니 하는 식의 대답을 일절 안하면 됩니다. 그럼 상대는 언짢아하거나 정색하죠.
 
뭔가 비슷한 거 떠오르지 않습니까? 꼭 졸부들이 돈 있는 티 내려고 애쓰는 모습 같지 않습니까? 예, 사실 그렇습니다. 자기의 위치에 대해 제대로 확신이 안서고, 그렇지만 남들보단 강하거나 우월한 위치에 있고자하는 욕망이 저런 식의 추한 꼬라지를 보이게 만드는겁니다. 왜 이렇게 말을 하냐면 저런 게임에서 정말, 정말 손꼽히게 센 사람은 굳이 남들이 추켜세워달라는 제스쳐를 안보내거든요. 남들이 알아서 추켜세우거나, 그냥 조용조용하게 삼. 하지만 그 곁에서 꼭 그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려던 어정쩡한 것들이 지네들끼리 내가 허접하니 님 짱이니 뭐니 하더라구요.
아, 참고로 저는 빈대였습니다. 그 정말로 짱센아저씨 곁에 빌붙어서 호의호식하는 한량이었음.
아저씨 시간남는거 아니까 그 힘으로 날 도와라! 나도 너같은 것들 다니는 던전 구경좀 하자! 우와앙ㅇ앙ㅇ앙아 아저씨 살려줭
 
 
 
 
한국 사람이 저렇게 승리에 대한 집착이나 눈부신 활약에 목을 매는 건 별 거 없습니다.
사회가 사람에게 경쟁과 승리에 대한 집착을 심어주고, 남들보다 앞서나가거나 우월감을 가지도록 장려하기 때문이죠.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지만, 대한민국은 패배라는 것에 대해 용인하지 못하고 진다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심어주는 사회입니다.
누구를 이기고 눈에 띄는 활약을 하는 장본인이 되고, 타인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어야만 한다고 숱하게 가르침을 받아왔죠.
그런 것이 반영되었기에 이런 결과물이 나오는 겁니다.
 
 
 
사회가 가르치는 것은 게임에서 고스란히 드러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놀이는 그 사회가 지향하는 교육의 단면을 보여주니까요.
한두명, 혹은 소수가 그런 행동을 한다면 그 사람 개인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런 경향을 보인다는 건 결국 시스템에서 비롯된 겁니다.
 
 
대한민국 교육 뻐큐머겅
 
 
땡스포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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