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입대를 1달 남겨둔 24살 남자입니다. 요즘 심경이 좀 복잡해서 주절주절 푸념글이나 한번 써볼까 해요. 


 
최근 4년을 연애한 사람과 헤어졌어요.

종교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도 많았고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저를 너무 많이 힘들게 하는 사람이라. 서로에게 너무 힘든 짐만 되는거 같아서 헤어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헤어지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현재는 잘 끝난 상태입니다.

헤어지기 한 7~8개월 전부터 슬슬 마음을 접은 상태였어요. 근데 제가 사람한테 모질게 말하는 걸 진짜 못해서 제가 피해를 보는 일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한테 상처주는 말을 잘 못하거든요. 헤어지잔 말을 도저히 못 하겠어서 미루다가 결국 제가 먼저 차였습니다. 친구들이랑 입대기념 놀러가기로했는데 자기한테는 놀러가자는 말 한마디안했다는 이유만으로요 ㅎ 그사람도 이제 슬슬 끝이라는걸 알고 있었나봐요. 20살때 너무 어린마음에 처음 만났던 사람한테 너무 몸과 마음을 다 쏟은 거 같습니다. 지금 객관적으로 돌아봤을 때 제가 백번 손해보고 백번 잘한 일이어도 내잘못이라고 하고. 제가 좀 바보같은 연애를 했던 것 같아요. 헤어질때까지 제가 나쁜새끼로 끝났거든요 ㅎ 
지난 4년간 부모님이랑 친구들 보는 시간보다 전여친 보는 시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어딜가든 같이가고 거의 모든 생활을 함께했는데도 가끔 친구들만 보러 간다하면 "친구랑사귀지 왜 나랑사귐?" 이말을 안했던 적이 없었어요. 사생활따윈 없었습니다. 이것도 물론 제 업보겠지요. 다 끝난얘기를 너무 길게 하는거 같네요 이만 줄일게요 ㅋㅋ.

 
저에겐 11년지기 여자사람친구가있습니다. 중 고등학교는 남자애들이랑만 어울리고 지냈고 대학은 전여친을 입학2달만에 만났기에 여자를 만나질 않았습니다. 정말 여자사람친구라곤 이친구 하나밖에 없습니다 ㅋㅋㅋ..

근데 요즘 자꾸 이친구가 꿈에나옵니다. 어딜 다녀오면 제가 공항같은곳에 마중을 나가서 같이 집에 온다거나. 제가 입대하기 전에 서로 만나서 울면서 막 그러는 꿈들을 꿉니다..ㅋㅋㅋ 

서로 우스갯소리로 
"야 우리 30살넘을때까지 결혼못하면 우리결혼하잨ㅋㅋㅋ"  -저
"오 그럴까? ㅋㅋㅋㅋㅋㅋ난 괜찮은데?"  - 여사친
이런 대화도 스스럼없이 농담으로 나누고 중고등학교땐 서로에게 의지도 엄청 많이 하고 그랬습니다.

 맞아요. 제가 좋아하는거 같습니다. 근데 숨겨야만 할거 같아요. 
만약 알았다가는 지금 이 관계가 급속도로 어색해질것만 같아요.  
지금 이대로가 제일 좋을거 같아요. 그사람이 정말 좋은사람을 만났으면 좋겠고. 하는 모든 일이 잘 되었으면 좋겠고. 
근데 마음 한편으로는 내가 그사람이 되면 얼마나 행복할까. 만약 나랑 다른사람이랑 결혼이라도 불쑥 한다고 나타나면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거같고. 하지만 우린 친한 친구사이이기에 겉으로 티는 낼수 없으니 축복해줘야 하는게 맞는거고. 아마 그애는 제가 이런고민을 하고 있다는걸 꿈에도 모를거에요 ㅋㅋㅋ

전여친을 만날때도 제가 많이 힘들어하는걸 알아서. 
"@@아 그냥 빨리 정리하는게 낫지 않을까? 너만 너무 힘들어지는거같은데. 니가너무아까워" 뭐 이런식으로 얘기도 해줬었는데 저는 또 병신같이 "머 그럼 니가 나 데려가줄거임?ㅋㅋㅋ" 이러고.. 

그냥 두서없이 주절주절 써내려간 제 뻘소리들입니다. 오유 여러분들도 여사친. 남사친들이 맘속에 있는데. 이 관계가 깨지기 싫어 마음속에 꾹꾹 눌러놓고 혼자 인스타보고 페북보고 그러시는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