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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뒤 군입대.. 첫사랑.. 아련하게 힘드네요.
게시물ID : gomin_16390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GxnZ
추천 : 0
조회수 : 33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6/24 03:45:21
http://todayhumor.com/?gomin_1248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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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5일 뒤 군입대하는 22살 대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입대를 앞두고 첫사랑에게서 온 연락 때문에 마음이 뒤숭숭해져서..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하는 지 잘 몰라서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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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저 글은 약 1년 반 전 쓴 글인데 지금 와서 보니 참 부끄럽네요.

짧게 제 상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4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한 저는 동아리에서 첫사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애를 한 것은 아니고 짝사랑이었어요.

그 과정은 저 글에 써있는 대로이지만 정리하자면..

서로 많이 친한 사이였고 그 당시에 이 친구가 우울증 비슷하게 힘들었는데 제가 많이 도와주는 사이였습니다.

처음에는 위 글에 자세히 써져있는 것처럼 저보다 이 친구가 저에게 친밀감을 많이 표시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난생 처음이었고 설마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표시인가 고민하다가 그러다, 그러다 제가 좋아하게 되었죠.

그런데 저는 숫기라고는 1도 없는 쑥맥이라 좋아함에도 좋아함을 표현하지 못했고요.

그러나 2학년을 앞두고 겨울이 되자 그런 것보다는 제가 그녀를 너무 사랑하게 되어서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반수를 해서 여대로 떠나게 되었거든요.

이대로라면 제 마음을 표현하지도 못하고 멀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눈 오는 겨울날 책 한 권과 함께 손편지를 써서 줬습니다.

'나는 너를 좋아하지만 사귈 용기는 나지 않는다. 네가 나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어차피 너도 다른 학교로 옮기게 되었는데 거기서 잘 살아라.'

이런 식의 내용이었습니다.

비유하자면 건축학개론의 이제훈이 수지의 마음에 확신이 들지 않아 망설이던 느낌이었죠.

그런데 문제가 저도 그녀도 연애나 사랑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관심도 별로 없고 경험도 없는 쑥맥 콤비라 그때 서로 대처를 잘 못 했던 것 같습니다.

편지를 받은 날 전화가 와서 네가 이성으로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는 걸 돌려서 말해주더군요.

가을, 겨울 쯤 되어서 짐작은 했지만 나 혼자만의 짝사랑이었던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이 편지와 함께 연락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연락을 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미안했는지 연락해도 된다고 여지를 주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래도 못하겠다고 마지막 전화를 끊었죠.

저는 이대로 잊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안 잊혀지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고 여름이 되어도 잊혀지지가 않고 오히려 그때 남자답게 고백하지 못한 제 자신이 한심해져서 가벼운 우울증을 앓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여름이 되어서 잘 지내냐는 식으로 연락을 했습니다.

평소에 많이 친했으니까 재미있게 근황을 묻고 가을, 그리고 이번 겨울까지 몇 번 안부는 주고 받았던 것 같습니다.

왜냐면 저는 작년 가을까지조차 그녀를 좋아했으니까.

그러다 올해 들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녀에 대해서 별 감정도 생기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2월인가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번호도 지우고 잊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서 그랬는지 추억으로만 남고 그녀에 대한 감정은 조금씩 지워지더군요.

저는 그렇게 이번 학기를 휴학하고 고향에 내려와 군 입대를 준비하게 되었고 이제 5일 후면 입대를 하게 됩니다.

-

그런데 문제는 5일 전이었습니다.

서울에 올라가 함께 놀던 대학 동아리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모였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 겁니다.

받고 조금 갸우뚱했지만 그녀인 걸 알았습니다.

타이밍도 기가 막히게 왜 지금..

자기는 지금 여행 중인데 생각나서 전화해봤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나는 이제 곧 군대 간다, 지금 동아리 사람들 모여서 송별회하는 중인데 내가 내일 전화할게 라고 끊었습니다.

고맙기는 했는데 날 좋아해도 된다는 확신도 주지 않으면서 연락을 하는 것은 희망고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다음 날 약속대로 연락을 했습니다.

평소처럼 근황도 묻고 이런저런 얘기도 즐겁게 하고, 언제나 대화는 잘 통했으니까 즐겁게 통화 했습니다.

그러다 이 친구가 여행 중에 버스를 타야 한다고 조금 있다 연락한다고 잠시 끊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바빠서 다시 걸려온 전화를 못 받고 그러면 내일이라도 다시 전화하라고 카톡이 와서 그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저로서는 짜증나지 않습니까.

벌써 2년 전 일이고 서툴어서 많이 아팠고 이제는 번호도 지우고 서서히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 와서 나중에 전화 하라뇨.

몰론 짝짜쿵이 제 동성친구들보다 더 잘 맞아서 친구로 지낼 수도 있겠지만 저는 한때 제 감정을 드러냈던 사람이고 아파했는데 친구는 제가 힘들고..

그래서 며칠 간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몇 시간 전에서야 연락을 했는데요.

가만 듣다보니 이 친구의 속내가 궁금합니다.

이 친구는 신촌에 여대를 다니고 저는 반대쪽 대학을 다니는데 제가 뭐 이렇게 저렇게 해서 이번에 신촌 쪽 대학으로 편입할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더니 오면 밥을 사준다고..?

그리고 예전부터 말했던 건데 넌 근육 좀 있어야 해 라는 말을 좀 했던 편이거든요?

근데 이번에 군대 갔다와서 근육 길러 올거냐고..

아니 몸짱되서 오면 마음을 주고 실패하면 안 주겠다는 말인지 짜증나게..

이 친구가 제 마음도 모르고 너무 착해서 그런 건가요?

저야 친구로 지내면 좋긴 한데 다시 이런 식으로 가까워지자고 표현하면 이제훈과 수지의 관계가 되고 만다 이 말입니다.

확실하게 마음을 보여주지도 않으면서 친구로 남자는 건 무슨 심보인지.

제가 한때 자기를 좋아했던 거 다 알면서..

제가 본 사람 중에 제일 순수하고 제일 착하고 그런 친구라 일부러 어장관리 할 친구는 절대 아닌데 좀 뒤숭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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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 일은 너무 힘드네요.

짜증나기만 하고..

그냥 저도 이제 군대가고 연락하지도 말고 친구로도 못 남겠다고 잘라야 할까요?

아니면 친구로는 남는 것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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