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해도 로마에 있다가 베니스로 왔습니다.
테르미니역에서 기차를 탈 때에는 소매치기라도 당할까 또다시 벌벌 떨었죠.....
산타루치아 역을 나서자마자 눈앞에는 중세의 영광이 펼쳐졌습니다.
지금은 비가 옵니다. 비에 젖은, 저녁의 산 마르코 광장은 눈물나도록 아름답네요. 로마와는 또다른, 무언가 낡았지만 고풍스러운 풍경이 저를 잡아끕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저녁을 먹을까 길을 나섰지만 길을 잃고 한 시간을 헤맸습니다. 저 같은 길치들에게는 최악의 여행지가 아닐런지요.....
허나 베니스에서는 한 번쯤 길을 잃어보라고 하잖습니까. 밤이 되어도 식을 줄 모르는 베니스의 활기참은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항구의 위용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