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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아이스링크장 썰
게시물ID : humordata_16358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술먹는곰
추천 : 11
조회수 : 2275회
댓글수 : 42개
등록시간 : 2015/11/05 18: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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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지금 생각해도 쪽이 없음으로 없음체 가겠습니다_-;;



20xx년, 나님은 태생적으로 균형감각이 모자르는, 마치 동사 없이는 혼자 살아갈 수조차 없는 조동사같은 몸뚱아리를 가지고 있었음

그런 내가 어쩐일로 아이스 스케이팅에 맛을 들였는지는 지금도 미스테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그날도 나는 친구와 함께 저렴한 과천 ㅇㅇ 링크장을 찾아 후들거리는 발꼬락을 대여한 스케이트화에 우겨넣고 있었음.


아이스링크장에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곳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한 방향으로만 링크장을 도는게 원칙. 그리고 외곽선을 따라서 빙빙 도는게 일반적인데,

선수생활?을 하거나 훈련을 하는 사람들은 예외임.

그들은 독보적인 고고한 학들처럼 링크장 한가운데 모여 여러가지 기술을 시험하며 온몸의 유연함을 뽐내고 있었음

귀여운 꼬맹이들도 끼리끼리 모여 서투르게나마 스핀 기술이나, 스텝 기술을 연마하고 있었는데....


바로 여기서 대참사가 발생함


훈련하는 꼬맹이들도 가차없이 엄청난 스케이트화를 신고 있기 마련인데...

이건 그야말로 날카롭게 갈려진 작두와 다름없고, 힐끗 시선만 주어도 타짜의 명장면에서 헤머와 함께 손모가지를 날리던 그 흉악한 썩둑썰기가 연상되었는데...;;;;;; 보면 알겠지만 요 피겨 스케이트화를 타면 일반 스케이트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가 나기 마련임


그리고 한 꼬맹이가 일을 침

오로지 일방향으로, 속도조절이나 방향조절따위 내 분화구같은 모공의 1/4정도 각도도 할 줄 모르는 나님을 향해!!!

꼬맹이가 정면 역방향으로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시작함!!!!!;;;;;;


꼬맹이가 신고있는 시퍼런 날을 보니 부딪히는 그 순간의 대참사가 리얼하게 그려졌음

꼬맹이 또한 그랬는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지만, 스스로의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는 것 처럼 보임

이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모션을 바꿨다간 그 역시 대참사가 예견되었음



1.jpg

나의 거친 표정과



2.jpg

꼬맹이의 불안한 눈빛;;;


3.jpg

이건 빼박 0.5초 뒤 충돌각이었음



그러나 이 때!!!!


4.jpg

나도 모르게 두 눈을 질끈 감고!!!!!!!

세포 속 고대부터 이기적인 유전자의 본능을 따라 이어져내려온 잠자고 있던 순간 대응력이 눈을 뜬 것이었음



 5.jpg

나는 일단 바짝 다가온 꼬맹이의 어깨를 움켜쥐었음

그러나 꼬맹이의 관성력의 힘은 대단하였음. 상대적으로 느리게 돌고 있던 나님까지 뒤로 밀리는 상황

그러자 "어?! 어!!! 어!!!" 하면서 내 뒤를 쫒아 달리던 초보자들의 비명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함

삼중 사중 추돌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음








그리고 이 때 나는 일생에서 가장 놀라운 운동신경을 발휘하여...




6.jpg

가랑이를 한계까지 찢음!!!!!!!!

유연성이 떨어지고 균형감각이 남성성기(비유적인 표현)같은 사람들은

이 순간을 상상하는 순간 식은땀이 흐를 것임...

잘 표현되진 않았지만 아마 벌려진 각도가 둔각으로 120도는 되었을거임

평소라면 찢어지는 비명을 질렀겠지만 이미 공포에 질린 나님은 아무런 통각을 느끼지 못함






그리고 나는 정말로 기합 들어가는 소리...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합!!!!!!!!!!!!!!!!!!!!!!"을 지르며




7.jpg

꼬맹이를 최대한의 힘으로 내리눌렀음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민첩하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재빠르게 손을 놓았다가!!!!!!

뒤로 넘아가는 꼬맹이의 포니테일을 0.000001초만에 다시 단디 붙들음!!!!







8.jpg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물리적인 역학관계의 1초쯤??? 지나....

나는 다리 사이에 꼬맹이를 끼고 질질 끌면서 2~3m쯤을 더 나아가...



9.jpg


이런 자세로 멈출 수 있었음;;;;;;;;;;;;;;;;;;;;;;;;;;;;;;;;;;;;


레알 아무도 안 다치고

내 가랑이만 욱씬욱씬거릴 뿐

이 모든 상황이 3~5초만에 해결됨


지금와서 고백하지만 나님, 저때의 나님에게 뿌리부터 피겨 테크니션의 재능이 있는 줄 착각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지금도 자전거도 제대로 못타는 것은 함ㅋ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그리고나서 꼬맹이는 동반했던 선생님께 꽤 야단을 맞고 내게 울먹거리면서 고맙다고 했음...

나님은 괜찮다고 사양하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귀가하고,

이주 뒤에 좀 더 큰물에서 놀고자 서울 롯데 ㅇㅇㅇ 링크장으로 진출함

그리고 손잡고 있는 모든 커플들의 사이를

"어어어어 죄송염ㅎ 제가 초보라서 히읏"

웃으며 갈라놓았다고 한다





.

.

.

ㅎㅎㅎ

날씨가 쌀쌀해지니 여지없이 생각나는 학창시절 에피소드였습니다.

허접한데 읽어줘서 감사해양! 

 


출처 과거 양쪽 팔뚝에서 흑염룡이 날뛰던 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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