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집 강아지와 고양이입니다.
둘 다 스트리트 출신이고, 강아지는 엄마가 고양이는 동생이 데리고 왔어요.
강아지가 워낙 순하고 겁도 많은 녀석이라 같이 살기 참 좋았어요.
얘가 6살쯤 되었을때, 갓 출산해서 새끼까지 딸린 1살쯤 된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때 자궁 속에 죽은 새끼가 들어있던 고양이는 자궁 이상으로 갓 출산하고도 발정이 왔어요.
그런데 종족이 달라도 페로몬(?)이 통하나봐요.
강아지(남자애, 중성화 안됨)가 고양이한테 반해서 졸졸 쫓아다니고 이뻐하고 꼬시려고하고ㅋㅋㅋ 고양이는 발정난 상태라 강아지한테 애교 작렬이고ㅋㅋㅋ
그치만 고양이가 하혈을 시작하며 뭔가 잘못된거 같아 병원으로 데려가니, 생명이 위험하다고 급 수술ㅜㅜ
자궁도 들어내고 다시 건강해지면서 발정이 끝나더니, 두 마리는 썸 타는 사이에서 동네 장난꾸러기 꼬마 사이가 됩니다.
같이 우다다, 고양이가 시비걸면 강아지가 하지뫄!! 우당탕 장난치고... 그래도 사이가 꽤 좋아요.
특히 강아지가 고양이를 참 좋아해서 맨날 핥아줘서 고양이 뒤통수에서 개냄새 작렬ㅋㅋㅋㅋ
강아지가 고양이 사료 훔쳐먹다가 알레르기성 피부병어 걸리기도 하고, 고양이 똥 냄새가 그렇게 강아지들이 좋아한데요.
한번씩 고양이 화장실에서 똥 주워와서 가지고 놀다 야단맞고ㅋㅋㅋㅋ
둘이 같이 목욕시키면 강아지 오빠가 꼼짝없이 목욕당하는거 보고 고양이도 겁은 먹지만 반항하지는 않네요ㅋㅋ
밤에 잘 때는 강아지는 엄마 옆, 고양이는 동생 옆에서 자지만 낮에는 한 침대에 올라가 같이 뒹굴고 있어요.
세월이 흘러 제가 독립하고 역시 한 살쯤 된 여자고양이를 입양했어요.
본가에 데리고 갔더니 헐... 고양이들 끼리는 암컷이라 그런가 전운(?)이 감도는데, 강아지는 금새 제 고양이와도 친하게 지내더라구요.
한달 정도 본가에 머무를 때도 둘이 사이가 좋아서 다시 데려올 때 고민 많이 했답니다.
본가에 있는 두 꼬맹이가 많이 보고싶은 날입니다.
마침 내일 아부지 생신이에요.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애기들 사진도 많이 찍어오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