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남자입니다.
대학교는 4학년 1학기 재학중이고, 노량진에서 공무원 1년 준비했습니다.
부모님이 복학하라고 계속 잔소리해서, 복학은 했고.
학교 다니면서 공무원 준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노량진 생활할 때, 아니 그 이전부터 마음속에 두고 왔던 것이.
여행 작가로서의 삶과 세계일주입니다.
이전에도 몇 번 여행작가가 되고싶다고 고게에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글쎄요. 여행 작가란 직업을 꿈꾸는 것이, 정말로 간절히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한국 직장문화와 직장생활 자체가 너무너무 싫어서 도피하려는 것인지
그것에 대한 답은 아직 못 찾았습니다.
하지만 세계일주는 지금 당장에 너무너무 가고 싶습니다. 이건 확실합니다.
무튼 서론이 길었네요.
진짜 묻고 싶은 것은 세계일주 비용을 모으기 위해 취업을 할 것인가 워홀을 갈 것인가가 고민입니다.
보통 세계일주 예산을 2년에 2천 ~ 3천만원 사이로 잡습니다.
그리고 많은 세계일주를 하는 여행자들이 호주. 캐나다 등지에서 워홀을 하며 비용을 모으는데요.
단기간에 비용을 많이 모으고, 외국 생활을 경험할 수 있음은 확실하고 저도 도전해보고 싶지만 리스크가 넘 큰거 같습니다.
워홀은 거기서 돈 잘 벌고 여행 잘 하고 돌아오는 사람도 많은 반면, 실패했다는 사람도 꽤 많더군요.
청년실업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니까요.
그래도 워홀과 세계일주를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신입으로 취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는 있습니다.
아니면 우리나라에서 월 150 언저리로 받을 수 있는 직장에 아무데나 취직해서
2년 ~ 3년간 일을 하며 월급의 40~60% 저축 + 퇴직금으로 세계일주를 할까 고민인데요.
이것은 지금 당장에는 일자리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지 몰라도, 여행 후에 경력 단절이니 어쩌니 하면서 취업을 못 할까봐 고민이 됩니다.
또 우리나라에서 취업을 해서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하게 되면
늘 쫓기면서 살다가 그저 의식주가 꿈이자 목표인 우리나라 대부분의 직장인으로 변할까봐 무섭습니다.
공무원 준비를 계속 한다면, 8월에 다시 노량진으로 돌아갈 것 같고.
부모님은 지금이라도 독한 맘 먹을 자신 없으면 취업하라고 하십니다. 저도 제가 독한 맘 먹을 수 있을까 하는건 솔직히 물음표구요.
그런데 제가 지금 취업을 한다면, 취업해서 세계일주 가야지. 지 취업해서 결혼해서 애 낳고 먹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물론 취업 및 대학 졸업 이후로는 부모님으로부터 손 벌리는 일은 없을거고, 앞으로도 없도록 노력할 것이지만.
부모님이 바라는 것처럼 취업하면 결혼하고 결혼하면 애 낳고 애 낳으면 애 키우며 노후 준비만 하며 살기는 너무너무 싫습니다.
솔직히 부모님은 지금도 세계일주는 이런 것들을 다 끝낸 60세 이후에도 충분히 갈 수 있을거라 하십니다.
그런데 퇴행성 관절염과 지속적인 허리 통증으로 북한산 등산도 못 가시는 올해 60세 되신 우리 아빠와
작년에 남미 12일 갔다 와서 앓아누웠다고 뉴스에 대서 특필된 청기와집 아줌마를 보니
세계일주를 늙어서 간 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확신이 점점 들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바탕으로, 세계일주 비용은 어떤 방법으로 모으며 그걸 어떻게 활용해서 인생 설계를 하는 게 좋을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뱀발)
그래도 너무너무 감사하게도, 부모님이 흙수저보단 좋은 수저를 물려 주셔서...
취업해서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한다던가, 가족을 부양해야한다던가, 기타 빚을 갚아야 한다던가 이런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