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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KIRIN에서 한정발매한 빙결입니다.
이번 봄 한정 상품은 도후쿠 부흥을 위해 후쿠시마산 복숭아를 전량 사용하여, 후쿠시마의 농업을 응원하고 후쿠시마의 풍부한 영양과 맛을 전하고 있습니다. 신선하고 달콤한 맛이 특징입니다ㅡ 라고 하네요.
후쿠시마 현의 복숭아 과수원 한정 출하 아이콘 인증.
25일 후배가 귀국하면 드디어 수중에 들어오게 됩니다.
원래 2캔을 구해서 하나는 소장용, 하나는 시식용으로 쓰려고 했는데 한캔밖에 못 구했다네요. 따서 마신후 다시한번 힛갤을 노릴 것이냐, 아니면 그냥 조용히 소장만 할 것이냐. 고민입니다
과연 이 일지를 읽어줄 사람이 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무력감이 더해져만 간다.
제발 누군가가 나를 발견해주기를. 그리고 방사능으로 뒤덮혀버린 이 지옥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쳤던 노력이 있었음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면서.
2XX1년 3월 11일. 잉여력의 본산지 잉본에서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했다.
누출된 핵물질은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해류를 타고 흐르면서 세계인들을 멸망과 파멸의 길로 빠져들도록 만들었다. 그 누구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또 어떤 이는 Vault에 숨어들고, 몇몇 사람들은 다시는 오지 못할 내후년의 여름휴가 계획을 세워나갔다. 혼란과 소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 더 무서웠던 평온한 모습이 한데 얽힌 끝에 아무런 일도 없던 듯이. 소름끼치도록 조용한 멸망의 길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었다.
놀랍게도 핵물질의 유출지 잉본에서는 방사능을 버텨냈지만, 방사능 물질에 대한 후폭풍으로 인해 눈은 엄청나게 커지고 코가 거의 없어졌으며 눈색깔, 머리색깔이 제멋대로인 아이들이 태어나게 되었다.
이게 그 러브라이브인지 뭔지 하는 그거냐?
정작 잉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해류를 타고 밀려들던 핵물질을 버티지 못하고 모든 것이 멸망해버리고 말았다.
한때는 지옥이라고 불리었지만 지금은 진짜 지옥이 되어버린, 사람의 흔적조차 낡아가는 이 도시에서 운 좋게 살아남아버린 나는 얼마나 더 버텨낼 수 있을까. 혼자밖에 없다는 외로움과 말할 수 없는 고독보다 더 힘든 것은 이 더위 속에서 마실만한게 존재하지 않는다는 갈증의 고통이었다.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수원이 오염되어버린 지금 이 상황에서. 비록 방사능에 오염된 음료라고 하더라도 먹을수밖에 없는 상황.
두꺼운 철판으로 단단히 차폐되어 있던 음료키트를 오픈할수밖에.....
그래... 이 정도 양이면 오늘 하루정도는 버틸 수 있을거야.
X카콜라. 핵물질이 퍼지기 전에 활발히 생산되었던 음료인데 지금은 정말 귀한 음료가 되어버렸다.
아직도 살아남은 생존자가 있다는 옆 동네에서는 저 빨간 병뚜껑으로 물물교환을 할 수 있다는데. 이거라도 가지고 가서 무언가 먹을만한 걸 얻을 수 있을지 알아봐야겠다.
달고 시원한 X카콜라의 맛. 그 구성 성분이 비밀이라는데, 이 맛은 도대체 어떤 물질에서 나오는 맛인지 궁금하다.
다음은 러시아에서 보급된 홍차.
뭐든지 140%의 기세로 집어넣는 러시아의 지도자 Put In이 자신의 반대세력에게 주었다고 한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이 홍차 마시고 조용히 해달라는 일종의 선물 같은거였나 보다. 폴로늄이라는게 들었다고 한다.
잉본에서는 플로토늄이 청산가리보다 안전하고 먹어서 바로 죽지 않는다고 하던데, 이름이 비슷한 폴로늄도 성질은 비슷하겠지.
하지만 지금은 물을 끓이고 홍차를 우릴 그 어떠한 도구도 가지고 있지 않아 먹을 수가 없다. 아쉽지만, 이건 혹시라도 여길 지나갈 생존자를 위해 남겨두어야겠다.
잉본의 전통 응원도구. 정확한 명칭은 기린 氷結(효게츠), 2015년 봄 한정 후쿠시마산 복숭아맛.(후쿠시마산 복숭아 과즙 10% 함유)
옛날부터 잉본은 응원을 할 때 항상 먹어서 응원하는 풍습이 있었다.
복이 넘치는 섬 복도. 이 지역에서 먹는 응원도구가 엄청나게 생산되었는데, 이 효게츠도 일본에서 팔려나갔던 응원도구 중 하나다. 이 반짝이는 알루미늄 캔이 잉본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선명하게 찍힌 복도 인증마크. 가이어 카운터가 반응하기 시작했지만, 지금 모든 수자원이 오염되버린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이걸 먹을수밖에 없어!
마음을 다잡고 캔을 오픈한 후
조심스럽게 따라보았다.
푸른 빛이 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맑고 투명한 넥타의 모습이었다.
잔잔히 올라오는 기포. 더운 지금 참 마시기 좋은 청량감이 들 정도였다.
이전에 발굴해낸 콜라를 마셨을 때, 그 기록을 발견한 사람들이 저거 마시고 살아남은건 거짓이라는 추궁을 해댄지라 이번에는 마시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아무리 촬영해도 얼굴이 한 가득 나온 모습은 후대에 남길만한 기록이 되지않고 전부 혐짤만 나온지라 전부 삭제.
하지만 나는 그 무엇이라도 걸고 장담할 수 있다. 내가 이 후쿠시마산 복숭아 술을 전부 마셨다는 것. 이것은 사실이다.
알코올의 맛은 느껴지지 않고, 달큰한 복숭아의 향과 살짝 단 맛이 입안에 멤돈다.
더운 여름 땀을 흘리고 나서 시원하게 마시면 참 좋을 술이다. 약간의 쌉쌀한 맛이 느껴지는 건, 그래도 들어있는 알코올이겠지
가지고 온 음료 2종을 마시니 이제 좀 몸에 활기가 돈다. 이제 슬슬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이동해 볼까.....
갑자기...... 몸이 축 늘어지기 시작했다. 힘이 쭉 빠져서 일어날 수가 없다. 왜 이런거지??? 설마... 콜라와 홍차와 효게츠에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방사능 물질이 들어 있었던 건가? 홍차는 먹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쓰러져 버리다니 이럴순 없어..
출처 | 출처 디시인사이드 HIT갤러리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hit&no=12917&page=1 디시인사이드 차음료 갤러리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tea&no=823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