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학업 멈추고 불쑥 공준하겠다고 했는데도 부모님이 별 말씀 안하시고 힘내라고 하시더군요.
돈 걱정 말고 '학원에 등록해'
라고 하셨는데 제가 공부를 갓 시작한 시기가 학원가가 대부분 기출문제풀이 들어가는 시기라 너무 애매해서 학원 들어가긴 좀 그랬어요...
급하게 시작한 거라 정보도 없고 선택과목도 제대로 못 골라서 갈팡질팡 하다가 결국 독서실 끊고 모 학원 인터넷강의로 공부했어요. 인강 들으면서 제가 할만한 선택과목도 고르고 방향 잡아가고...
그렇게 공부해오고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아버지가 학원 등록 안 했다는 걸 아시고는 화가 나셨는지 이말저말 다 하시더라구요... 시골 어르신 특성상 화나시면 정말 폭언에 가까운 정도로...
인강도 어차피 학원강의 찍어서 올리는 건데... 노량진 실강 숨막히고 어차피 500명 1000명 모아다가 강사 얼굴도 잘 안 보여서 스크린 띄우는데...
무조건 학원에 앉아서 강의만 듣고 있어야 공부하는 건줄 아시더라구요... 제가 실강 안 듣는 건 미련하게 돈 아끼느라 그런 줄 아시구요... 돈 때문 아니라고 해도 듣는둥 마는둥 답답하다 넌 네 고집만 부리니 안 되는 거다 벌써 네 나이가 몇인데 돈벌이도 못하고 그러고 있느냐 나는 이 나이 되도록까지 벌어서 네 뒷바라지를 해야 되느냐
스스로도 아는 사실을 그렇게 말로 들으니 진짜 슬프더라구요... 부모님 힘든 것도 알고 내 처지도 알고 다 아는데...... 학원 실강을 안 갔을 뿐이지 공부를 안한 것도 아닌데...... 어찌저찌 열심히 하겠다고 마무리하고 다시 책상에 앉는데 너무 슬프더라구요... 내가 진짜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건지... 이러고 있으면 뭐가 달라지는지...
글 쓰는데 또 눈물나네요... 이번 달에 시험보고 나서부터 계속 마음도 안 잡히는데... 정말 6월 시험은 잘 보고 싶은데 말이죠... 합격하고 싶다, 노량진 벗어나고 싶다 이런 마음도 물론 있는데 그것보다 실패한 모습 보이는 게 너무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