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8일 ________ 드디어 그동안 내가 예고했던 ‘두산’에 대한 움직임이 레이더에 잡혔다. ________
<1.두산 영구채 발행> 두산이 5억불 규모의 영구채 발행에 성공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기사링크: 두산 영구채 발행 성공> 물론 두산에서는 그동안 밖에다 말도 못하고 마음 졸이다가, 자신들이 문제없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겠지. 하지만 내 눈에는 침몰하는 타이타닉에서 바이올린 연주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 기사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두산의 상태와 한국 기업 상황까지 뽑아낼 수 있다.
<2.밥캣 인수> 두산은 2007년 밥 캣을 인수하면서 8억불의 빚이 발생했고, 이를 갚지 못해 고생하고 있었다. 밥캣이 뭐하는 회사냐구? 두산이 맥주를 버리고 미래산업으로 중장비와 건설에 뛰어들면서 인수한 건설 장비회사다.
인수가가 51억불이니 배꼽이 배를 먹은 격이다. 그동안 두산은 인수금액인 51억불 중 악성 채무에 해당하는 이 8억불의 이자와 원금 상환 때문에 유동성 위기에 쳐해있었던 것이다.
<3. 영구채발행> 그렇다면, 두산의 숨통을 틔어 주었다고 주장하는 영구채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번에 두산의 숨통을 틔워주었다고 주장하는 영구채는 월스트리트발 ‘최신 금융상품’이다. 이 새로운 금융상품은 아직까지 한국에서 발행된 적이 없다. 영구채의 정체와 향후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별도의 글에서 설명하겠다. 이 대목에서 미리 한가지만 말해두자면... “원칙적으로 영구채는 영원히 망하지 않을 것 같은 경제주체 (예를 들어, 국가, 지방정부) 가 발행하는게 정상이다. 유동성위기에 빠진 기업이 발행해서는 안되는 상품이란 말이다” 우선 두산에 대한 부분만 얘기하자.
<4. 두산의 영구채> 두산이 발행한 영구채는 5년 후 두산이 다시 사주지 않고 기한을 연장하려면 프리미엄을 얹어주어야 한다. 물론 두산은 5년 후 경영이 안정되면, 다시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호연지기를 발휘하고 있다. 웃기는 소리다. 이게 왜 웃기는 소리냐구? 두산의 박회장이 51억불짜리 밥캣을 인수한 이유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을 노린 것이었다. 내가 이번 금융위기의 최종 타겟이 어디라고 했지? 중국이다. 지금 중국의 부동산버블과 주식버블이 터지기 일보직전이라는 사실을 굳이 내 입으로 말할 필요없겠지? 이런 상황에서 중국시장의 회복해 회사가 되살아나길 기대한다고? 이건 시한폭탄이다.
<5. 영구채 발행의 주체> 사실 내가 영구채 발행한 두산보다 더 주목하는 것이 이번 발행을 주도한 주관사다. 한국 신문에서는 산업은행이 주관한 것처럼 나오지만, 사실상 이번 발행의 주관사는 월가의 핵심인 시티와 JP모건이다. 교묘한 대국민 눈가리다. 왜 월가 기업들이 주관사냐고? 이 채권은 아시아의 스위스 (금융허브) 인 싱가폴에서 발행되었거든. 이건 한국의 일개 기업의 얘기가 아닌 국제적 금융 흐름에서 접근할 일이라고 말했지? 물론 산업은행은 공동 주관사로서 신종 금융상품의 발행에 대한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여기서 냄새가 난다. 산업은행 총재가 만수 형님이다. IMF때 한국의 금융위기를 총지휘했던 그가 산업은행 총재로 간 뒤, 나는 그의 행적이 매우 궁금했었다. 물론 그가 마무리지어야 할 왕대박이 남아있다. 이번 건은 존재감 확인 정도로 보면 되겠다. 중요한 건 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6. 한국기업 영구채 발행 붐> 산업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두산의 성공적인 영구채 발행으로, 앞으로도 한국 기업의 영구채 발행이 줄을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현재 유동성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의 중견 재벌들이 줄줄이 사탕 영구채 발행 대기리스트에 있다는 얘기다. 그 리스트는 한진과 효성을 필두로 10여개에 달하고 있다. 미안한 얘기지만, 나는 이 리스트가 대한민국 기업살생부 리스트와 동일하다고 본다. 그 이유는 영구채에 대한 글에서 다루겠지만, 위에 올린 영구채 관련 문장을 재방송하겠다. “원칙적으로 영구채는 영원히 망하지 않을 것 같은 경제주체 (예를 들어, 국가, 지방정부) 가 발행하는게 정상이다. 유동성위기에 빠진 기업이 발행해서는 안되는 상품이란 말이다”
<에필로그> 이미 표면에 떠오른 한화나 두산뿐만 아니라, 이제 곧 표면위에 속속 떠오를 재벌들의 오너들은 웅진사태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괜히 본전 아깝다고 버티지 마라. 웅진그룹처럼 그나마 남은 재산 다 빼앗기고, 콩밥까지 먹을 수 있으니까. 그저 ‘내 탓이다’ 생각하고, 자신의 목에 칼이 들어오는 순간, 자기 몫 챙겨서 빠지란 말이다. 부자 망해도 3대 간다고, 그 정도 챙기는 건 눈감아 줄 테니까. - Bozart -
______ 웅진의 전격적 법정관리에 대한 언론의 파상공격과 그에 따른 애증의 드라마를 목격하고도, 한국이 “기업사냥 사파리”가 되고 있다는 내 말 의심하는 이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자, 이제 내가 지난번 올린 “웅진 기업사냥”을 최신기사들과 비교하며 찬찬히 읽어보기 바란다. [이하 발췌]
"웅진 법정관리와 기업사냥 드라마" 2012년 9월 27일 ________ 세월 참 빠르다. 망국연대기에 웅진의 운명을 다룬게 5월이었고, 내가 공개된 공간에 처음 웅진을 언급한게 7월이니까. 지금 웅진에서는 드라마에서나 보던 스토리가 현실에서 일어나는 중이다. ______
<1.웅진법정관리> 윤석금 회장이 전격적으로 웅진그룹을 법정관리 신청했다. <기사: 불황 파고 못 넘고 좌초한 웅진그룹> 언론에서 웅진이 무리한 M&A를 시도하다 망했다고 입을 모은다. 웃기는 소리다. 웅진 인수하려는 MBK가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고 그런 소리해라. ______
<2.결사항전> 나는 웅진 윤회장이 MBK에 웅진코웨이를 넘기지 않으려고 최후의 항전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평생 일군 기업을 눈뜨고 빼앗기느니 차라리 끌어안고 자폭하겠다는 벼랑끝 전술을 사용한 것이다. 아마도 웅진코웨이의 핵심요직에 있던 맏아들이 쫒겨날 상황이 되자 오너일가가 결사항전을 하기로 맘을 먹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윤회장 부인이 부도신청 전날에 주식을 처분했다는 사실이 영찜찜하다. 주식 처분한 돈으로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 마사스튜어트가 콩밥먹은 ‘내부 정보에 의한 주식거래’라는 죄가 한국에서도 성립안되나? ________ <3.덫에 걸린 웅진> 내가 처음 웅진의 케이스에 주목한건 독특한 사냥방식 때문이었다. 웅진은 태양광 사업에 무리한 투자를 했다. 이거야 전세계적인 유행이니까 충분히 걸려들만 하다. SK도 여기에 물렸으니까. 하지만, 극동건설을 사들인 건 정말 황당한 일이다. 이것을 이해하는 열쇠는 극동건설을 론스타에게 사들였다는 사실이다.
이 정도까지 얘기했는데, 음모론 어쩌구 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이건 안될 사업을 꼬드겨 무리한 투자를 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회사를 망가뜨린 후 알짜만 빼먹고 껍데기 버리는 전형적인 기법이다. 그렇다면 덫에 걸린 기업이 웅진뿐일까? 웅진은 양반이다. 당대에서 끝나니까. 하지만 다른 재벌 기업은 부모가 물려준 회사를 날려먹게 생겼다. ________
<4.알짜뽑아먹기신공> 웅진의 알짜배기인 웅진코웨이만 뽑아먹고, 나머지는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는 작전에 걸려들었는데.. 웅진코웨이가 왜 알짜배기냐구? 물사업이니까. 왜 물사업이냐구?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물이 귀해질 예정이거든. 이유는 각자들 생각하시고. 그럼 다음 타자들은 누구일까? 우선 두산이다. 두산이 똑같은 수법에 당했거든.
두산을 대표하는 기업이 뭐일까? 아니 뭐였을까? OB맥주다. 두산맥주가 몇 해 전 조용하게 사모펀드에 팔렸다. 대신 두산이 미래산업으로 투자한게 중공업이었다. 두산이 처분한 술산업은 대표적 불황산업이다. 브랜드 파워로 가만히 앉아서 현찰이 들어오는 술산업은 죽을때도 끼고 죽어야할 사업이었다는 말이다. 세계적인 불경기, 부동산버블 앞에서 알짜 중의 알짜인 술산업을 버리고, 중공업을 선택하는게 상식적으로 이해가는가? 그럼 또 누가 있을까?
<5.그물로 고기잡이> 한화가 빠지면 서운하지. 한화는 이미 이라크 아파트 공사에 코가 꿰인 상태다. 이 공사의 수주건 자체가 미스테리다. 여기에 하이닉스라는 폭탄을 뱃속에 두고 있는 SK는 이미 얘기했으니 패스. 그렇다면 이들 기업주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오너비리다. 오너들이 모두 비리혐의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태다. 국가권력으로부터 이미 낙인 찍혔고, 언론은 샌드백처럼 두드리고 있다. 은행은 등을 돌렸다. 오너가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은 딱 한가지. 피같은 지주회사 주식을 처분하는 길뿐. 개울에서 그물로 고기잡아 본 경험이 있는가? 개울에서 물고기 잡을 때 한사람은 고기떼를 몰아주면, 다른 사람이 그 길목에 그물을 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되겠다. 기업사냥이든 물고기사냥이든 기본은 똑같으니까.
<6.오너들의 원죄> 왜 이들은 이런 어처구니없는 작전에 당했을까? 자신의 무식함에 대한 열등감을 돈으로 메꾸려 한 죄다. 그리고 자식들의 무지를 돈으로 메꿔주려고 한 죄다. 개미들은 그냥 그렇게만 알고 있으면 되고... 본인들은 내가 무슨 말하는지 알 것이다. 믿을 놈 하나 없다는 건 재벌에게도 개미에게도 똑같이 해당하는 말이니까.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고 싶겠지. 미안하지만, 그건 돈으로 살 수 없다. ________
<에필로그> 경제민주화’라는 단어 대신 ‘기업사냥’을 집어넣으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거라는 내 말 기억하지? Boz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