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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학문은... 인간을 구원하는가? 타락시키는가?
게시물ID : phil_161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크리톤
추천 : 1
조회수 : 622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7/12/04 05:46:06

한병철 교수.. 피로사회(Müdigkeitsgesellschaft)란 저서로 잘 알려진 독일 철학자입니다. 
한국인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한국에서의 위세보다는 독일에서의 위세가 더 대단할 듯 싶습니다. 
독일의 유명한 서점매장들에는 그의 책이 칸트, 비트겐슈타인, 마르크스의 저작들과 함께 비치되어 있습니다. 
그냥 구석에... 혹은 단권이 달랑 있는게 아니라... 그의 저서 열권 즈음이 이름표와 함께 있지요. 

경향신문 기사 : <피로사회> 저자 한병철 교수, 이해할 수 없는 기행으로 논란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3212023001&code=940401

위 기사는 그 한병철 교수가 올해 초에 한국에서 가졌던 출판기념회장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전하고 있습니다. 

의문이 듭니다. 철학의 본고장이라는 독일에서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을 뿐만이 아니라...
철학자로서 나름대로 족적을 남기고 있는 사람의 면면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실망스럽습니다. 

비단 이 사람 뿐만이 아니라... 그 유명한 마르틴 하이데거도 나치와 관련하여 문제가 있습니다. 
몇 년 전에 공개된 사적인 일기장 형식의 검은공책(Schwarze Hefte: 슈바르쩨 헤프테)에서 볼 수 있듯...
그가 반유대주의를 지지하였다는 사실은 공공연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독일의 뛰어난 법학이론가였던 칼 슈미트가 나치의 사상적 기반을 만들어냈다는 사실도...
그렇게 새삼스러운 일도 아닙니다. 

물론 많은 철학자와 학자들은 인류와 사회에 공헌하였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은 또 이러한 불의와 반지성주의적 행태에 협력하지 않고..
나름대로 훌륭한 삶을 살았다는 것은 모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철학과 학문에 있어서... 누구나 인정할만큼 대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도...
까놓고 보면 논리와 이론으로 무장하고 있을 뿐... 시정잡배만도 못한 생각을 하고 살아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철학과 학문이 진정한 의미의 지성을 발전시키는데 분명한 작용과 기여를 한다고 한다면...
그들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들이 갖춘 그리고 사회가 말하는 지성이라는 것은 
인성과 진실과 동떨어져도 존재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겨우 명예나 위선을 위해서 존재하는 이성적 기능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진실과 선, 아름다움과 유리될 수 있는 지성이란 것이...
과연 지성이기는 할까요? 

그렇다면 이러한 지성이 철학자 혹은 학자 그 자신을.. 또는 타인을.. 세계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는 있기나 할까요? 

* 저는 자연과학이 아닌 인문학, 사회과학의 영역에서는 그 결과물이 생산자와 별개로... 따로 존재할 수 없다고 봅니다. 
수학자의 인성과 상관없이 수식은 맞을 수 있지만...
철학자의 인성과 상관없이 문장과 사상이 옳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세상에 대한 해석에는 반드시 주관적 관점이 작용하게 되고, 
그를 통해서 나온 생각이 그 관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견 온당해보이고, 그렇다고 동의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애시당초 진짜와 가짜를 완벽히 구분치는 못할 것입니다.) 

아니면 거짓된 지성과 진실된 지성이 혼재하고 있고... 그걸 나누지 못했을 따름인걸까요? 

철학을 학문을 하는 그 의의는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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