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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습니다.
게시물ID : phil_161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틸하트9
추천 : 1
조회수 : 865회
댓글수 : 49개
등록시간 : 2017/11/30 00:27:29

이 세상엔 당연한 건 없습니다.
당연한 건 없다는 말만 빼고요.

페미니즘이 당연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양성 평등, 계급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또 모를까.
현재 '페미니즘'이라는 기표로 운반되는 '기의'가 당연하다는 것은 제 생각엔 어불성설인 듯 합니다.
그런 명제가 성립한다면 시오니즘이나 세르비아 민족주의 같은 것도 당연한 것일 겁니다.
이 세상 모든 민족주의 중에 자기들 나름대로는 억압과 핍박, 눈물과 한이 서린 사연 없는 건 사실상 없으니까요.
(핑계 없는 무덤을 찾는 게 더 빠를 겁니다...)

당연하다고 못박고 시작하면, 모든 걸 그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맞추기 시작할 겁니다.
천동설에 맞추기 위해 행성들이 제멋대로 오른쪽으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 하는 태양계를 그려야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냥 천동설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지동설을 받아들이면 모든 행성의 궤도가 쓸데 없는 예외나 부가 설명 없이도 어떤 일관성을 갖고 움직이죠.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페미니즘 자체가 '틀려먹은' 겁니다.
아니 그냥 좀 양보해서 현 세태에 안 맞는다고 해도 될 겁니다. (엎어치나 메어치나)
우리가 아는 페미니즘은 진짜 페미니즘이 아니다 이런 말장난도 좀 그만 하시고요.
일본 축구대표 1진하고 '진짜' 공산주의하고 '진짜' 페미니즘은 어떤 이유에선지 지구상엔 차마 발을 들이지 못하고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합숙훈련중이기라도 한 걸까요? 
제대로 돌아가는 전체주의나 '착한' 전체주의는 없습니다. 전체주의 자체가 소수의 권력자를 제외한 모두에게 결국 악이기 때문이죠.
잘하면 박정희 유신 체제는 박정희라는 지도자?가 권력욕을 부리고 뻗대서 망한 거지 그런 체제 자체는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거였다 라는 개소리도 가능할 것 같아요. 유신 체제 쥐어주면 잘도 권력욕에서 자유로워지시겠습니다. 이 글 읽는 분들이시라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고 싶으시겠어요?

벌거벗은 임금님에 나오는 사기꾼들이 님들에게 제대로 된 암시를 건 겁니다.
"페미니즘이 나쁘게 보이는 인간은, 꼴마초에 가부장적이며,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잠재적 성범죄자다."
"페미니즘은 지적이고 온건하고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사람에게만 이상적인 사상으로 보인다."
이러니 다들 겁을 먹고 쭈뼛거리는 듯 느껴집니다.

그냥 순수하고 단순하게 보이는 대로 외쳐도 됩니다.
 "페미는 나쁘다!" "지들 잇속만 챙기려 한다!" "사회에 별 도움이 안되는 족속들이다!!"
뭐하러 말을 빙빙 돌리고 무슨 궁색한 변론이 그렇게도 다채로운가요?

오컴의 면도날이라고 해서 그런 말도 있다잖아요. 말이 길어지면 구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물론 이게 이 경우에 딱 들어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 제 일상 경험 상으로도 변명이 구리면 말이 길어지긴 하더라고요. 경험담...)

아닌 건 아닌 거죠. 아닐 말로 지금의 여권 신장이 페미니즘 덕분인 줄 아시나 본데,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어느 정도 기여한 부분은 있을 것입니다만, 가장 큰 것은 양차대전, 특히 2차대전에서의 여성의 역할이었어요.
총력전 체제의 국가에서 사실상 총을 들 힘이 있는 남성은 모두 징집되었기에, 전장에 나간 남성들을 대신하여 '홈 프런트(가정 전선?)'라는 캠페인 하에 산업 역군으로서의 역할을 대단히 성공적으로 수행해 냈고 승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기에, 어느 누구도 여성들의 잠재력을 우습게 볼 수 없게 된 것이예요.
(여성에게 제대로 된 행동의 자유를 선사한 1회용 생리대가 개발된 것도 이 시기였어요.)
아가리 파이터 몇몇이 페미 깃발 들고 설쳐댄 게 여권 신장의 주된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는 건 굉장히 어처구니 없는 인식이라고 저는 생각돼요.

세상에 벼라별 도그마가 다 있지만 페미니즘 도그마만큼 웃기는 것도 없더라고요.

그냥 저는 평소 하던 대로 존 레논의 Imagine 가사나 흥얼거릴까봐요.

* 제 생각은, 당신이 양성 평등과 여성 인권에 관심이 있고 지지한다고 해서, 당신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자칭하는 뻘짓은 좀 참아달라는 거예요.
2차대전을 실질적으로 승리로 이끈 산업역군이었던 엄마들이 다 페미니스트여서 여권 신장에 기여한 게 아니잖아요. ㅉㅉ
왜 그딴 쓸모 없는 기호에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편가르기와 프레임 전쟁을 일으켜 잇속을 챙기는 짓거리는 그런 거 해서 밥먹고 사는 것들이나 하라고 냅두고, 우리는 그냥 상식선상에서 모든 인간의 평등을 위해 노력하자고요. 화이트 트래시든 흑인이든 여성이든 히스패닉이든, 모두 존중받아야 할 사람들이지만 그 중에서 유독 여성만 '페미니즘'이라는 적대적 사상이 없이는 자유와 평등을 쟁취할 수 없다고 도대체 누가 단정지은 건지 모르겠어요. 왜 다들 그 입증된 바 없는 단정을 무슨 도그마처럼 무비판적으로 신봉하는 건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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