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남자입니다. 저번에 한 번 올린 적은 있지만, 답글이 별로 없어서요 (죄송) 고 3때 심하게 왕따를 당해서 그 원인으로 재수를 했고 (다른 원인도 있죠 물론..)재수 시작하면서부터 정신과 치료를 1년 반 정도 받으며 그나마 조금 우울감도 없어지고 기분도 좋아졌습니다.2011년 4월에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워낙 사람 비위 맞추는 것 이런 걸 잘 못해서 군대 가서 어떡하나 고민했었지만
안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잘 하겠지 하고 갔는데. 막상 들어가니까 뭘 해도 안되더라구요. 노력해도 안 되는게 있구나를 처음 알았어요.
이등병 때 고참이 절 패가지고 영창을 간 사건이 있었고. 저는 포대(=중대)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새 포대에서는 새 마음으로 잘 해봐야지 했고 2주 차이나는 맞고참을 만나 처음엔 좋았지만 결국엔 똑같이 돌아가게 되더군요.
그러니 군 생활 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맞선임이 불려가는 일이 잦아졌고.
시간이 지나니 얘도 저를 슬슬 갈구기 시작했고 분대장을 잡고 나서는 자기가 당한 걸 그대로 갚아주겠다면서
조금만 잘못해도 10배, 20배로 뭐라하고, 기수 열외도 시키려고 하는 등 저를 앞장서서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후임들도 슬슬 절 무시하고...그렇게 전역을 했습니다.
저도 제가 아무런 결점 없이 잘 했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만, 지금 생각해도 전역을 어떻게 했나 신기합니다.
잘 전역 했는데 왜 그러냐구요?
저도 이제 취업을 해야 할 것이고 사회 생활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군대 생활에서 수없이 들었던 이야기가 "군대 생활 못 한 사람 치고 사회 생활 잘 한 사람 못 봤다." 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런 일을 겪고 저런 말을 들으니, 조직 생활을 할 자신감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전역한지 3년이 넘었는데 지금도 제 저런 모습이 트라우마로 남아
취업하면 직장 생활을 잘 할 거란 자신이 하나도 없어요. 부딪히면 잘 하겠지 하고 마음을 다잡아 보려고 하는데도 너무 어렵네요.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긴 한데, 지금 당장에 그 일을 전업으로 하긴 어려워 보여요. (그 일은 프리랜서로 할 수는 있어요.)
취업 준비는 3.0 학점 (현재 4학년 1학기), 자격증 두 세개 정도 있고
공무원 시험 1년 준비했어요.
이번 달 초에 시험 봤는데 떨어졌고, 다시 책을 잡아야 하는데
1년간 노량진 생활 하면서 지친 것도 있고
부모님이 복학하라고 계속 잔소리해서 학교 복학은 했는데
취업해봐야 행복하지도 않을텐데 이래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안 하게 되네요...
이런 시국에 배부른 소리인가요?
부모님은 제가 학창시절 왕따 당한건 아시지만, 군대에서 저런 존재였는지는 전혀 모르십니다.
근데 그걸 모르는 엄마는 대인관계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게 몇 년 전 얘긴데 아직도 거기서 헤어나오질 못하냐며
직장생활 해 보지도 않고 왜 주눅이 드냐며 저를 다그칩니다.
그렇다고 나 군대에서 이랬소. 하고 얘기하자니 부모님 마음만 아프게 하고 저한테 별 소득도 없을 것 같구요.
부모님은 무조건 가서 부딪혀 보랍니다... 그런데 만약 안 맞으면, 이 나라가 재취업이 그렇게 쉬운 나라인가요?
군생활과 사회생활.... 정말 똑같나요?
어른들이 군대 생활이 사회생활이나 똑같다느니, 군생활보다 사회생활이 더 치사한 거라는 얘기 할 때마다,
나는 아주아주 무능한 인간인거 같아서 돌아버릴거 같아요. 아빠가 진짜사나이 보는 것도 짜증나요. (아빠는 옛날 생각난다며 아주 재밌게 보세요)
어디서부터 마음을 고쳐먹여야 할 지 모르겠어요.
스압 죄송합니다. 간추려 보려고 애쓰는데도 잘 안되네요... 도와주세요.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