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정복한 노르만 왕조의 시조, 윌리엄 1세는 사생아였기에 7살에 노르망디 공작이 된 후 8년이 지나서야 간신히 정식 공작으로 인정받았다.
집안이 안정되자 슬슬 부인이 가지고 싶었던 윌리엄은 마침 옆동네 플랑드르에 자기 취향에 직격이었던 마틸다라는 아가씨를 알게 되고 청혼했는데,
백작 딸이라고 개념을 귀족같이 주입받은 마틸다는 당연히 사생아라고 윌리엄을 깠다.
빡친 윌리엄은 혼자 플랑드르로 쳐들어가서
마틸다의 머리끄댕이를 잡아 바닥에 내팽개치고 채찍으로 북어패듯 줘패버렸고,
당연히 이 장면을 보고 열받은 마틸다의 아버지, 플랑드르 백작 보두앵이 이 개놈이 공작이건 뭐건 대가리를 날린다고 칼을 뽑아들었는데
방금 전 까지 바닥에 깔려서 쳐맞던 마틸다가 벌떡 일어나 눈탱이 밤탱이가 된 채로 보두앵을 가로막았다.
기가 막힌 보두앵 백작이 "무슨 짓이냐 딸아" 라고 묻자
"나 이사람이 아니면 안될거 같아요!" 라고 대답.
결국 두 사람은 결혼했고, 불륜과 사생아가 판치던 중세 유럽 귀족사회에서
4남5녀 중 사생아 하나 없고, 죽을때까지 추문도 없었던 그야말로 원앙부부의 화신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