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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이 공정한 사회를 위해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16082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ontroller
추천 : 5
조회수 : 34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8/11 01:09:26
안녕하세요~
얼마 전 2018년 임용 사전 티오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리고 급감한 서울 초등 임용 티오에 대해 서울교대 학생들이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기보다는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저는 교대생은 아니지만 사범대를 졸업해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같은 이해집단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는 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 내어 글을 쓰는 이유는 보다 많은 분들께 지금 논의 되고 있는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의 한계점과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전기련이라는 단체에서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지금 전환심의 위원회에서 이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환심의회 구성원들이 정말로 교육계를 대표하는 분들로 이루어졌는지는 의문이 들기에 어쩌면 정규직화가.. 아니면 정규직화는 아니지만 무기직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먼저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 두 가지 정도를 미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간제 교사란 무엇인가?
보통 공립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학교에 근무 중인 교사가 휴직, 병가로 인해 일정기간 동안 근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채용하는 경우이며
둘째는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교원 수 만큼 교육청에서 발령해주지 않았을 때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함입니다.
이와 같은 기간제교사분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고 계십니다. 지난 몇 년간 여러 가지 면에서
기간제 교사들의 처우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호봉제한 폐지, 성과급 문제등)
여전히 고용불안이라는 문제는 무엇보다도 큰 어려움으로 남아있습니다
 
요즘 사범대 졸업생들은 어떻게 진로를 택하는가?
요즘 시기에 사범대를 졸업하고 교직에 나아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임용시험을 통과해 공립교사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임용의 경쟁률이 주요과목의 경우에는 30:1, 40:1까지도 오른 상황에서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닙니다.
노력만으로 붙을 수 있는 경쟁률은 이미 뛰어넘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기간제 교사 혹은 시간강사로 교직 경력을 쌓아나가며 임용시험보다는 사립학교의 자체시험을 통과하여
사립학교의 정교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립학교 교사 임용과정의 높은 경쟁률, 공통된 채용기준이 없다는 것, 그리고
기간제 교사로서 경력을 쌓는 동안 고용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받을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결코 쉬운 길은 아닙니다.
어떠한 방법을 택하더라도 결국은 정교사가 되기는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습니다.
 
( 중등임용시험의 경우 경기도 포천과 같은 지역에서 8년 근무하는 조건으로 따로 전형을 만들어 경쟁합니다.
이러한 전형마저도 경쟁률이 30:1에 육박하며 일반전형에 비해 크게 컷이 낮지도 않다는 것이 지금 사범대 졸업생들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 그렇다면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가? >>
 
첫째는 과정의 불공평함입니다.
사범대를 졸업한 두 학생이 있습니다. A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 때문에 사범대에 진학했습니다.
졸업 후 정교사가 되자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임용공부를 시작합니다. 물론 살인적인 경쟁률은 알고 있지만
정교사가 되는 방법은 임용시험 합격이 유일하기 때문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B는 임용시험의 경쟁률을 보고는 공부할 엄두가 나지 않아 일단 기간제 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했습니다.
3년 후 A는 거듭된 낙방에도 불구하고 4번째 시험을 준비합니다. 여기까지 온 이상 사실 다른 길을 택하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임용공부를 하느라 취직에 필요한 스펙이 있을리도 만무합니다.
(극단적인 예가 아닙니다. 중등임용시험에서 3번 시험에 떨어지고 4번째 도전하는 분들이 지금도 무수히 많습니다.)
B는 재계약에 대한 스트레스, 그리고 기간제 교사로서 겪는 어려움에도 3년째 교직경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고용불안에 시달려온 기간제 교사들의 정규직화 혹은 무기직화를 추진합니다.
B는 운이 좋아 정규직화 대상이 되었고 정교사가 됩니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주장하시는 분들은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와 임용 티오와는 아무련 관련성이 없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학생은 급감하고 있고 필요한 교사 역시 급감하고 있기 때문에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는 임용티오에 직접적으로 절대적으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A에게 내려진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이러한 정규직화가 과정이 공평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A가 몇 년 후 기간제 교사가 정규직화 될 거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임용시험 공부를 선택했을까요?
 
만약 정말로 불가피하게 임용시험과는 별도로 일정 기간 경력을 쌓아 정교사가 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려 한다면 그 경력은 그러한 제도가 시행되기로 결정된 순간부터의 경력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 제도가 생기기 이전의 경력을 인정해주는 것은 너무나 큰 불공평함을 낳을 뿐입니다.
충분한 시간 동안 교사 임용방식의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고
기간제 교사도 경력을 쌓으면 정교사가 될 수 있는 정책이 결정되는 순간부터 누구에게나 임용시험을 볼 것인지 기간제 교사로서 경력을 쌓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A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는 교육계의 정유라 양산입니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주장하시는 분들은 임용시험의 문제점들을 이야기하십니다. 맞습니다. 임용시험은 절대로
완벽한 시험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논술형 서술형으로 개편되어 단순지식보다는 지식의 적용능력과 총체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는 있다지만 결국 시험으로 완벽한 교사를 가려낼 수는 없으며 면접으로 도덕적이지 않은 교사를 가려낼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주장하시는 분들은 기간제 교사 선발 과정이 가질 수 있는 부조리함은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권력을 가진 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을 위해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았습니다.
물론 다수의 기간제 교사들은 실력과 공정한 채용과정을 거쳐 선발됩니다. 저는 아직도 현장에서 실력 있는 많은
선배 기간제분들께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또 교사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다고 생각되는 존경할 만한 선생님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의 채용과정은 임용시험보다 불투명하며 임용시험에 비해 특정 권력이 갖는 힘이 작용할 여지가 무한히 많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맥에 의해, 권력에 의해 채용되어 실력이 없음에도 교직생활을 이어나가는 기간제 교사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간제교사가 정규직화 된다면 결국 제2의 정유라가 교직사회에서도 생겨날 것 입니다.
 
 
마치며..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사범대생들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냐고..."  
티오를 늘려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물론 아직도 시험에 임하는 많은 동기 후배들을 보고 있기에 티오가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요구가 아닙니다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이 누구에게나 공평한 사회가 되게 도와달라는 겁니다.
 
"너가 힘들게 교사가 됬다고 남들도 그래야 되냐고..."
아닙니다. 정말로 진심으로 기간제교사들의 처우가 개선되길 바랍니다. 동일한 노동을 한다면 동일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일임금, 경력인정, 호봉상승 이러한 모든 사항들에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하지만 기간제교사의 정교사화는
절대 처우 개선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중등임용 수험생들이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 교사가 되고자 하는 꿈 하나로 긴 수험생활을 버티고 있습니다.
노력한다고 붙을 수 있을까? 하는 살인적인 경쟁률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많은 이들에게 절망과 좌절감을 끼얹을 정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금수저니 은수저니 하는 현실이지만 교사가 되고자 하는 과정만큼은 사회적 지위 경제적 지위와도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평등했습니다. 이러한 공정한 과정을 부정하는 정책입니다.
 

제 의견이 조금이라도 공감되신다면 앞으로도 공정하게 평등하게 교사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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