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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다. 잔잔하게. 어쩌면 잔인할지도 모르게.
게시물ID : gomin_1605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녕Ω
추천 : 2
조회수 : 850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1/06/02 02:41:20
끝.
이다. 정말 끝.이다. 손가락이 떨려올 정도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제
너는
없다
 
잘 지내야 하겠지. 너나 나나.
그럴 수 있을까? 내가 온전히 느끼려던 네 체온이 식었다. 차갑게. 싸늘하게. 공기마저, 너와 나 사이의. 얼어붙어서 흐르지 않는단 생각이 들 정도로. 없다. 애정은 그 단어가 무색할 지경으로.
 
눈물로나마 눈물의 온기로나마 그 공기를 조금이나마 따뜻까진 아니라도 눈물의 존재나마 알릴 정도로 기류를 조금만 바꾸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운다고 해두자.
 
예정된 시나리오처럼 너는 돌아섰고 마치 이게 준비된 일이었던양 순조롭다. 
 
무색한 원망도 겉돈다. 너는 이게 즐거우냐, 분명 아닐거란 대답이 선하지만 온 벽에 대고 울어본다. 넌 참 빨리도 돌아섰구나. 결코 본질이 원망은 아닐테지만 원망스럽단 말만 맴돌아서 뱉는다.
 
생각해보면 나는 널 만날 때 나를 다스린적이 없다. 온전히 나를 표현했다. 그걸 받아낸게 너다. 대단한 일이었지. 아무렇지도 않게 넌 그걸 행했고, 행해냈고. 나는 너때문에 당연스레 여겼다. 너때문이라고 해두자. 그래야 내가 날 필요 이상으로 폄하하지 않을테니. 솔직히 이미 그럴 각오지만. 그럴 베짱이지만.
 
부끄러울때도 내 곁에서 감쌌던게 너였다. 유난히 쉽게 달궈지던 네가 콧잔등에 송구슬이 맺힌 채 웃었다. 이제 그러지 않을테지. 그런 모습을 볼 일은 네 콧등위에 땀구슬은 없을테지 그 미소는 더욱이나. 
 
차라리 영영으로 해두자. 모질고싶다. 같잖게 남겨둔 마음으로 혼자 애태우고 싶지가 않다. 그럴 여유가 있을는진 모르겠다. 있다한들 쓰고싶지 않다. 
 
여태까지 다른 이들과의 헤어짐이 다 태웠던 까맣기만 한 심지였다면 너와는 공손히 두 손가락으로 비벼 끈 심지라고 하고싶다. 그런 생각도 들거니와 그러고싶은 욕심이다. 더 이상 서로 상처주기 싫어서, 상처 받는 것보다 상처를 주고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믿을양이다. 알뜰한 마음에 나머지를 태울 생각이 들더라도 숙여둘 수 있게 해보겠다. 내 자존심이랄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그 정도의 아량으로 옭아두고 싶지 않다. 자존심보다는 양보가 더 마땅하다 생각하자.
 
니 속은 어땠을까? 나같길 바란다. 나보다 훨씬 황폐할거라 감히 추측하지만 나같기만을 바란다. 그랬으면 좋겠다. 밤이 그 색을 더해갈수록 돌아서던 네 눈초리도 강렬하게 살아난다. 그 눈이 아프다. 복장뼈 아래가 뻐근하게 생각난다. 
 
내 성난 얼굴도 너에게 달려들고 있을거란 생각에 더우기 미안해지고 또 다시 가슴 언저리가 아려오고..
 
부디 이 시간들의 물레를 잘 이겨내길. 너와 내가 이제는 돌아서서 마주보지 않고도 웃게되길.
 
더 큰 욕심으로는 내가 좋았던 사람 쯤으로 어렴풋이나마 기억되길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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