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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를 모두 지웠습니다.
게시물ID : bestofbest_160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겨울밤
추천 : 255
조회수 : 13820회
댓글수 : 1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7/03/22 16:55:34
원본글 작성시간 : 2007/03/22 05:21:44
어제 문득 거울속에 비친 제 얼굴을 보았습니다... 누렇게 뜬 얼굴.. 피골이 상접하고 다크서클로 퀭한 눈구녘...... 그러고보니 어제도 DDR을 세번이나 쳤네요...

후들거리는 다리로 한걸음 한걸음 내딛어 방으로 돌아와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이렇게 살 수는 없다... 해서 저는 큰 결심을 했습니다... AV를 모두 지우기로....

전 컴퓨터를 켜서 가만히 내컴퓨터 폴더를 내려다보았습니다... 120기가... 온통 회색으로 뒤덮여있는 내컴퓨터를 보며 전 독하게 마음먹었습니다. 그녀들을 떠나보내야겠다고...

지난 3년간 나의 곁에서 함께한 나타샤, 하루꼬, 제인, 크리스티나, 춘자, 딸기... 그리고 이름모를 수많은 그녀들을 제 곁에서 멀리 떠나보내야 할 때... 갑자기 그녀들의 전라가 제 앞에 펼쳐지며 엉덩이를 흔들며 온갖 교태로 제 마음을 흔들어대더군요..

오빠..오빠 정말 우리 버릴거야? 우리가 오빠 얼마나 사랑하는데.. 오빠 제발 지우지마... 안돼!! 모두 떠나버려!! 모두 없어져!! ....오빠... 오빠 나 좀 바바 오빠 나 이쁘지 않아? 오빠는 나 사랑 안해? 오빠 내 엉덩이 봐봐 이쁘지? 음.. 제대로 이쁜데..아, 아냐!! 이쁘지 않아!! 저리가! 모두 사라져!!

저는 허공에 손을 휘둘러서 그녀들을 내쫓아버렸지만 그녀들의 콧소리는 계속해서 제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저는... 도저히 맨 정신으론 보낼 수 없어서 옆에 있던 소주 한병을 원샷하고 눈을 질끈감고 삭제 버튼을 눌렀습니다...

"삭제중....."

메시지가 뜨고... 상태표시막대가 하나하나 채워지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히 줄줄 흐르더군요... 언제나 나와 함께하던 그녀들을 이제는 볼 수 없겠지요..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그녀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았습니다... 안녕 하루꼬, 잘가라 춘자... 미안해 제인, 크리스티나... 나타샤... 널 정말 사랑했어... 딸기야..나중에 오빠가 놀러갈게... 그리고 이름모를 수많은 소녀들아... 안녕..모두 안녕....

이윽고 시간이 흘러... 모니터에는 허옇게 텅빈 하드드라이브가 보여졌습니다... 텅텅 비어버린 하드처럼 제 마음 한구석도 외롭고 쓸쓸한 찬바람이 불더군요...

AV를 지운지 어언 3일이 지나가고... 밖에는 차가운 바람만이 불어대고... 더이상 그녀들을 볼 수 없는 허전함이 뼈속까지 사무치는 밤.... 전 가만히 컴퓨터 앞에 앉아 그녀들을 다시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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