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보니 장문이네여 죄송ㅠ
요약 5줄 끝에 있어얌.ㅠ
제가 지금 한국이 아닌데, 이 곳에 온 이후로 남자를 만나는 속도? 그 서클이 너무 빨라서 적응이 안되는 거 같아요.
한국에 있을 땐 한 사람과 헤어지면 공백기로 1년, 2년. 최소가 6개월 정도? 소요했거든요. 그때마다 최선을 다해 사랑했기에 전부 기억하고 그 사람이 준 것들(기억)소중히 생각하고요. 공백기동안 기억들 정리하고 간직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런데 언급했다시피 여기 와서는 너무 빨라요. 공백이 2주, 그 이하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 거 같아요.
만나는 간격도 압도적으로 짧고(총 3번 다 3개월, 짧은 만남은 카운트 안함.),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았던 것은 결코 아니구요.
앞전 두 사람은 절 너무 힘들게 했고, 사실 이번에 만난 친구는 저보다 8살 연하인데(ㅜ), 제가 지금까지 연하만 만나왔었기에 연하는 정말 지긋지긋했고 8살차라니 세상에 너무 심하잖아요? 그래서 거절을 몇 번이나 했어요. 어린 것도 어린데 사실 전체적으로 너무.. 이쁘기도 해서 남자라고 보기가 힘들었어요.
같은 학원생이다보니 계속 마주치게 되었는데 어느 날 이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너는 나에 대해 아직 알지도 못하면서 왜 내가 성숙한 사람이 아니라 속단하느냐, 왜 시도해보려는 생각은 전혀 안하느냐고... 근데 그 말도 맞더라구요. ㅜㅜ
제 문제가 이거인 듯 해요. 상대가 "시도 할래? 안할래?" 식으로 선택지를 주면 전 언제나 시도하길 선택해요. ㅜㅜ..
나쁜 거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이 친구하고는 너무 사랑하고 잘 만났어요.
하지만 이 친구는 곧 자기 나라로 돌아가야되고 저는 그 나라로 갈 마음이 없어요. 서로 말하지 않지만.. 당연히 헤어져야되는 거죠. 입버릇처럼 중얼거려요.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고요...
8살 연하라도 너무 어른스러운 좋은 녀석이고 너무 많이 신경써주고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앞의 두 녀석에 처참하게 깨진 맘 정말 싸그리 잊을 수 있게 사랑해주고 사랑해요. 아마 제가 소망하지 않아도 좋은 친구사이가 될 수 있겠죠. 언젠가는 어디에서 만나고 언젠가는 제가 그 친구 나라 놀러가거나 그 친구가 아시아쪽 놀러올 때면 시간 잡아 만날지도요.
사실은 계속 만나고 싶지만.. 저는 그 애가 더 많은 사람을 만나봤으면 싶은 맘이 너무 커요. 인간 대 인간으로서 넓게 봐서요. 좋은 앤데, 지금까지 일만 열심히 하고 살았던 녀석이거든요(15살 때부터 일했음). 좀 더 시간이 지나서 다시 만나고 싶어요. 친구로라도요.
저도 그도 확연히 이뤄야할 것이 있는 지금이고, 어차피 인연이라면 당장이 아니더라도 만날 거라 생각하는 맘도 있어요.. 그 맘이 지금은... 굉장히 커요.
그리고 이제 지금의 문젠데요.
제게 지금 이 친구가 있는 거 알고, 이 친구가 곧 이곳을 떠날 거라는 걸 아는 녀석이 있어요. 이 사람도 제게 호감을 갖고 다가오는 사람이에요. 저보다 한 살 많고요. 네덜란드 사람이에요. 내 남자 떠나기만 오매불망 기다리는...
친구들과 레프팅을 가서 만났어요. 레프팅 가이드로 일하는 사람이었거든요. 연애 사이클이 너무 빨라서 고민이다, 현지인 사람들과 더 친해지고 싶다, 아이리쉬 친구 갖고 싶다, 라는 식으로 수다를 엄청 떨었는데, 그 사이 많이 친해져서 페북친추도 하고 어쩌고 저쩌고.. 여튼 레프팅 끝나고 같이 보트 탔던 사람들에게 한 잔 하자 했고 가이드 중에 그 친구도 같이 오게 되었는데.
술자리서부터 만나자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계속 거절했어요. 진심으로 만나고 싶지 않아서, 지금 다른 사람에게 제 시간을 쓰고 싶어서요(레프팅도 이 나라 뜨는 친구 아니면 안왔었을 거였어요.). 그랬더니 아시아애들은 언제나 넘 예의 차린다면서 곧 갈 남자면 꺼지라고 하고 다음 사람 만나야지~ 이러는 거에요. ㅡㅡ; 옆에 있는 영국남자랑 합맞춰가면서 쿵짝쿵짝 완전 신났었슴. 아니 내가 싫다는데 내 맘이 그런데 어쩌라고? 제가 그래서 너희는 인간관계에서 정리되지 않건 정리되었건 신경쓰지 않겠지만 나는 신경쓴다. 이건 내가 아시아인이거나 내가 예의를 차리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 내가 그 사람과 있고 싶고, 나는 내 인간 관계가 엉망이 되는 것은 싫다. 그러니까 점차 수그러들더군요. 은근 다시 시동거려는 거 보고 난 취했으니까 영어로 말하지 말라고 한국어로 말할 거 아님 닥치라고 했어요. 짜증나서 뭐라 씨부렁대는데 무시하고 강아지 대하듯 턱주가리 만지면서 쮸쮸쮸 알았어 강쥐야 그랬어요.. 그러니 빵터지면서 아닥하더라고요. ㅡ.ㅡ..
그걸 제외하면 술자리에서 대화가 너무 잘 통하더라구요. 인간관이라던가, 인생관, 관심 분야(미술, 웅변, 명상)도 맞고...
제가 프리다 칼로나 모네, 고갱을 정말 좋아하고 그 중 프리다를 정말 좋아하는데 프리다를 아는 사람을 만나 너무 행복했음요..ㅠㅠ 유럽 쪽엔 아는 사람들이 있을 것도 같았는데 지금까지 없었거든요ㅠㅠ
거기서 너무 인상 깊었나봐요.ㅠ 하.. 한국에서 유명하지 않은 알기힘든 예술가들 이야기도 하고 그 쪽으로 일하는 친구들 그림도 많이 보여주고 그쪽 대화도 하고 완전 신났었어요..
미술에 대해서 완전 잊고 살고 있었는데 제가 한 때 그쪽에 종사하다가 지금은 다른 쪽으로 공부하고 있거든요. 그 분야에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순간 강렬한 터치들이 너무 그립고, 이런 대화할 수 있는 게 좋고.. 아이고..
그래서 지금까지 잘 거절하다가 미술관 가자는 걸 거절하지 못했어요.. 다음 주 중으로 가게 될 거 같아요..
저는 신경 안쓰고 친구로서 만나볼 생각인데,
이 친구가 만약 "시도한다, 안한다" 선택지를 주면 저는 또 ㅠㅠ 하.. 만나보겠다 할 거 같아요.
그게 문제에요...
지금 사람과 헤어지는 건 분명하더라도 그걸 소중히 간직할 시간은 갖고 싶어요.. 여기 와서 쭈욱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게 너무 빨랐으니까..
그런데 이 놈이 너는 날 만나본 적도 없으면서 날 어떻게 암? 하면 아.. 전 사람을 알 기회는 절대 버리고 싶지 않거든요..
제가 그런 거에 대한 이상한 집착이 있어요..
앞으로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도 모르면서 친구로서 만나볼 기회도 버리는 것도 참 바보같은 선택이고..
그렇다고 그 남자가 저를 보는 태도가 모호한 것 같은가 생각하면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고..
그 상황이 왔을 때 내가 뭘 선택할지가 애매한가 생각하면 전혀 그렇지 않아요 분명 예스가 될 거에요..
제 맘 속에는 이 사람을 만나봐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연상을 만나본 적이 없거든요. ㅠㅠ..
현재까지 동갑 한명 외, 전부 연하였어요.. 거기다 제가 엄청나게 인 도어, 운동 정말 싫어하는데, 이 사람은 카약에 레프팅 암벽타기 서핑 산악 자전거???? 뭐라고 하죠.. 여튼 엄청 운동좋아하고요.. 암벽타기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가르쳐달라고 하고 싶고..ㅠㅠ
여러분들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나라면 이거, 저거, 라더라도 좋아요.
참고로 이 모든 상황을 지금 남친도 전부 알고 있습니다. 비난조의 댓글은 제발 말아주세요..ㅠ
*요약*
ㄱ. 작성자의 문제는 요즘 사람 만나며 공백기가 너무 짧다는 것.
ㄴ. 현남친이 몇 일 이내로 자기 나라로 돌아가며 잡을 생각이나 연을 이을 생각이 없음.
ㄷ. 다른 남자가 확연한 호의를 갖고 접근함. 취미에 연상에(지금까지 전부 연하) 매력적인 사람. 내 남자가 떠나길 기다리는 놈.
ㄹ. 공백기를 갖고 싶은 생각과 친구가 되건 뭐가 되건 만나볼까하는 생각이 부딪히는 중.
ㅁ.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하실까요?
* 남친은 이 상황을 전부 알고 있음. 비난조 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