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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에 대한 혐오? 공포?가 극에 달해 있는 듯 합니다
게시물ID : phil_159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틸하트9
추천 : 0
조회수 : 723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7/11/04 11:47:26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enbung&no=55356#memoWrapper90855674

제가 둔감해서 세상 돌아가는 걸 잘 몰랐던 건지,
아니면 성범죄라는 게 정말로 극악무도한 말세의 죄악인데 저만 모르고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여느 온라인 댓글창에서도 심심챦게 벌어지는 일입니다만,
성범죄자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를 마치 자랑스레 드러내고,
누가 좀더 강한 혐오를 드러내어 공감을 이끌어 내고 추천을 받나
하는 어떤 콘테스트가 벌어진 듯 하여 이건 아니다 싶어 한마디 했습니다만 항상 그렇듯(?) 비추 폭탄을 맞았습니다.

조금 우려스럽네요.

저는 기본적으로 사회가 지나치게 무결점 도덕주의를 추구하기 시작하면 그건 빅 브라더가 대두하는 징조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앨더스 헉슬리가 말했다시피, 빅 브라더는 오웰의 1984 속에서처럼 가시적인 권력 기구로서가 아니라,
개별 사람들의 내면에 자리잡을 거라고 보거든요.

보다 강한 힘이 사회를 꽉 휘어잡고 통제하기를 시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바라고
무균실 같은 완벽한 도덕을 추구하는 것을 스스로 자랑스레 여기게 될 겁니다.
애초에, 백번 양보하더라도 범죄자를 우리와는 태생부터 다른 뭔가 더럽고 이질적인 존재로 '타자화'하는 것부터가 그닥 건강한 사회가 아니고요.

아, 우리의 현실 얘기로 다시 돌아와 보면,
이런 식의 사회적, 도덕적 공감에 대한 희구가 지나쳐서
위의 댓글창에서와 같은, 저로서는 깜짝 놀랄 수준의 이야기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횡행하기도 하고
요즘 김주혁 씨 사망에 대한 추모 분위기를 타고 때 아닌 구설수에 오르는 유명인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유아인이 무슨 심한 말을 했기에 비난받나 하고 봤더니, '고작' R.I.P.라는 표현을 썼다고 SNS의 뭇매를 맞았다니...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이런 움직임들은,
경건한 추모를 위한 목적 그 자체보다는,
'나는 (이 당연하고도 지당한) 추모 분위기에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받으려는,
일종의 사회적 생존을 위한 몸부림? 강박증 같이도 느껴진다고 하면
이런 쪽의 감수성?이 특히 발달해 버린 저 특유의 오바?일까요?

"나는 너희들과 함께해. 나도 똑같이 느껴. 그러니 나도 너희 편이야. (= 나는 안전하고 싶어)"
이런 말이 기존에 있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내부적으로는 일종의 '공감에의 강박증'이고
외부적으로는 유아인에게 그러했듯이 '공감의 폭력'의 양상으로 나타난다고 생각됩니다.
(참고로, 저도 개인적으로 유아인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너무 겉멋이예요.
503호가 당선된 대선에서 멘붕에 빠진 진보 진영을 향해 결과에 승복하라고 쓴소리?를 했던 것도 솔직히 재수 없었고요
하지만 이번 사안에선 도저히 유아인을 같이 깔? 수가 없더군요.)

503호가 감옥에 가고 그나마 뭔가 기대해 볼 수 있는 정권이 들어선 지금에도
태생적으로 자유주의,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탓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에 대해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503호네 아버지가 만든 '눈에 보이는 파시즘 체제'를 무려 2012년에 도로 맞이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놀라고 또 혐오하고 분노했더랬습니다.
그런데 혹여 우리의 내부에, 보이지 않는 파시즘, 빅 브라더가 자리잡고 있는 건 아닌지...
원래 쏠림이 심한 한국 국민성(냄...ㅠ ㅎㅎ)에 더더욱 쏠림이 심한 인터넷 댓글창, SNS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감안하고 보자...
라고 생각은 하는데...

정말 뒷맛이 영 좋지 않습니다.

이게 모두 저 자신이 여자나 딸아이 키우는 부모가 아니라서 공감의 부재 때문에 생긴 일일 수도 있다고
그 사람들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저건 아니지 싶다는 게 제 생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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