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반드시 옳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하여 그걸 정면으로 뒤집는 증거를 맞이했을 때....
우리는 당혹해하며 본인의 주장을 억지로 고수하거나, 황망해하며 주장을 거둬들이곤 한다.
물론 진정 어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배우고자 하는 태도를 갖고 있는 겸손한 사람에게는...
그러한 순간이 옹고집이나 부끄러움의 순간이 아니라... 그저 여느 때와 같이 배우는 순간일 뿐이고...
더 확실히 배우는 순간일 뿐이다.
인간의 오성에는 그 끝이 없지만... 기실 100%에 가까운 모든 사람들의 오성에는 한계가 있다.
더군다나 배움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그 의식과 사상의 지평이란 협소하기 그지 없다.
배움이 깊은 사람일수록 겸손해지는 이유는 자신이 모르는 것을 철저히 알고..
단견을 하는 태도가 본인에게 있어서 하등 도움이 될 것이 없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철저하게 깨닫고, 그 원리와 증거를 유리처럼 투명한 물속을 들여다 보듯이 보는 것이 아니라면...
단견은 언제나 틀린 방향으로 인도할 뿐이다.
물론 우리가 본 지평 안에서 항상 최선의 것을 추구하고 따라가다 보면...
내가 옳다고 하는 믿음이 강해져 남들의 것을 하찮게 보일 수가 있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그 순간이 바로 나를 나로서 속박하는 시작이라는 것을 철저히 알아야 할 것이다.
자신이 보는 무엇이 이렇다하고 단정하는 그 순간에도
반대 의견이 나오면 바로 돌이켜 자신을 새로이 볼 수 있는 그 태도는...
내가 보는 것에 자신의 자아를 덧씌워 내 것이라고 느끼는 거기에서 멀어졌을 때만 가능한 태도이고,
진정 배우고자 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온당히 따라야 할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