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가 오기전에 컴퓨터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별 내용은 없지만.. “우리 공주님 재밌게 놀고 있었어? 혜진이의 볼에 뽀뽀를 하며 얘기했다. 아내는 검은 치마에 잘 어울리는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엄마 저 사람은 지하세계에 신이야,” 손으로 티비를 가르키며 혜진이가 얘기했다. “짱 웃겨!” 가영이란 성우는 정말 재밌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 정신은 이미 다른곳에 신경을 쓰고있었다. 아내와 혜진이가 같이 앉아 티비 보고있는걸 보니 WD1612 가 생각났다. 그 살인마가 해피에게 해놓은 짓을 생각하면, 사지가 떨릴정도로 무서웠다. 물론 그의 말을 실수없이 따르면 문제가 없을태지만, 만에 하나 작은 실수라도 한다면, 아내와 혜진이에게 어떤 피해를 입힐지 모르는 생각에 더욱더 무서웠다. 다른 누구 에게도 이 사실을 얘기하면 안됀다는걸 알면서도, 난 이 사실을 아무에게나 얘기해주고 싶었다. 아내 혼자 뿐이였다면 어떻게 해서든 용기를 내서 얘기를 꺼내보겠지만, 혜진이가 있는 한, 그건 불가능했다. “당신 괜찬아?” 아내가 퉁명스러운 말투로 나에게 물었다. 난 어깨를 으썩거렸다. “일. 당신도 알잖아..” “내가 보기엔 일이 없어서 그러는것같이 보이는데.” 아내는 날 비꼬는듯한 말투로 말했다. “당신은 예 전부터 그랬어, 너무 단호해. 알아? 아니 그냥 아무 글이나 써서 아무 출판사에다 팔면 되잖아? 책 안팔리 는게 당신 탓이야? 출판사 탓이지. 당신 탓이 아니야 출판사 탓이라고!” “꼭 마치 당신이 날 생각해주는듯이 말하네,” 더이상 받아줄수 없다는 생각에 난 말했다. “언제부터 당 신이 출판사에 대해서 그렇게 잘 알았어?” 아내에게 난 또 다시 틈을 보였다는것을 말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난 경제학자야, 잊었어?,” 그녀는 이마를 만지며 말했다. “내가 하는 일이라고” 혜진이는 소파에 앉은 상태에서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엄마, 아빠, 싸우지마” 혜진이가 구슬픈 목소리 로 얘기했다. 그 순간 내 안에 뭔가가 부서진듯 했다. 아내도 비슷한 경험을 한듯 했다. 우린 서로 고개를 끄떡이며 더이 상 싸우지 말자는 신호를 보냈다. 혜진이가 티비를 보고있을 동안에 어색하고 불편한 분위기가 우리 주위 를 맴돌았다 그리고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척, 모니터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몇분이 지나 자 아내는 혜진이의 가방을 챙긴 후 나갈 채비를 하고 현관문을 열었다. 아내와 혜진이가 이 밤중에 혼자 길을 걷는다고 생각하니 불안했다. “내가 집까지 대려다줄까?” 아내는 날 노려봤다. “됐거든?” “알았어,” 무릎을 꿇은 후, 혜진이에게 뽀뽀를 하며 말했다. “내일 아침에 보아요 공주님.” “아빠도 잘자!” 아내와 나를 번갈아보며 말했다. “아빠하고 엄마하고 혜진이하고 같이 한 방에서 잤음 좋겠다아아!” 아내와 나는 혜진이의 바램의 아무 변명도, 말도 꺼내지못했다. 아내와 혜진이가 내 시야에 벗어날때까지 난 밖에서 지켜보고 있엇다. 그리곤 몰래 따라갔다. 네온 불빛을 피하며 어두운곳으로 숨어 몰래 지켜보고, 따라가고 있었다. 아내와 혜진이는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그리 고 집안으로 들어가는것까지 확인을 하고 나서야 마음이 놓인듯 했다. 나는 다시 뒤를 돌아 집으로 갈려고 하는데, 어느 할아버지가 한손엔 강아지와, 다른 손엔 검은 봉지를 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내가 마치 스토커인듯 마냥 노려봤다. 아이러니 한것은 그 눈빛이 날 전혀 기분을 좋지 않게 만들었다는것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