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은 믿음의 영역이니 논외로 치고, 현재까지 생물의 진화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이론은 단연코 진화론입니다. 다만, 내 기준에서 우주도 지구도 생명도 그저 시작도 끝도 없이 순환,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러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간주 내지 가정하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는 자연히 그러하며 그 전체와 부분들은 일정한 시점에서 바라봤을 때 어떤 과정에 있다고 나는 가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인간이 과학, 기술, 발명, 철학 등을 도구로 활용해 그 비밀을 하나, 둘 밝혀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에 대체 왜 생명체가 존재할까요? 그것은 지구가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생명 그룹이나 생명체는 대체 어떤 조건과 환경 하에서 그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을까요? 유전자의 초기 형태나 원시 형태 내지 모델은 대체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최초의 단백질은 대체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생명작용 없는 정신작용, 뇌없는 정신작용 등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물질에 기반하지 않은 생명과 그 작용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거꾸로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삶과 죽음을 명확히 분리할 수 있을까요? 한 생명체의 죽음이 완전한 무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태양계, 태양, 지구, 달을 전제하지 않은 인간 등의 생명체와 진화론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나는 과학이 고도로 발달하면 진화론과 우주론이 큰 틀에서 하나로 통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물론, 과학, 철학 등의 각 분야는 세밀하고 또 엄밀하게 고도로 분업화 내지 체계화 될것입니다만, 그레고리 페렐만이 푸앙카레 추측을 푸는 과정에서 보여준 것처럼 온갖 학문을 큰 틀에서 통합 내지 융합, 복합 적용, 응용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 지리라 봅니다.
다방면, 다 학문에 능통했던 고대의 철학자와 같이 미래의 학문은 따로 또 함께 거대한 모자이크 툴 내지 시스템을 구성해야만 인류의 난제들을 풀어내기가 더 수월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있는 그대로의 세계가 그 세계 자체를 구성하는 각 부분과 전체가 따로 또 함께 복잡계를 이룰 만큼 충분하고도 충분한 질서와 균형을 갖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우주론, 진화론, 통일장 이론, 상대성 이론, 양자론 등이 현실에서 거대한 벽을 마주했을 때, 과정설 내지 충분설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안내해 줄 것 같습니다.
우주 자체를 하나의 생명체로 하나의 거대한 자체 순환하는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면 자연히 생명에 관한 온갖 개념과 기준들도 새로와질 수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비가시 우주든 가시 우주든 이 모든 세계를 포함하는 세계 그 자체야 말로 가장 이상적인 컴퓨터이자 시스템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