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가 12월 11일 새벽 한 시, 강추위가 몰아치기 며칠 전이었습니다.
늦은 퇴근길 집에 들어가려는 찰나에 집 앞 쓰레기더미를 뒤지고있던 이 강생이를 발견했졍.
에비에비 그런거 먹으면 안된다고 주인 어디갔니 말해도 들은척도 않고
쓰레기를 뒤지다가 닭뼈를 먹으려고 코를 들이미는걸 냅다 달려가서 막았습니다.
이래저래 잽싸게 빠져나가고 발버둥치길 몇번 하더니 이내 잠자코 손에 잡혀줍니다.
그리고 혹시나 주인이 올지도몰라 한 30분 기다렸던거 같네요.
근데 애 몰골을 보니 삐쩍 말라있고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음.. 보통 집에서 기르는 개가 이런 꼴을 하고있진 않을거라는 생각에
일단 날도 추우니 집에 데려가자 하고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같이 산지 4개월이 다되어갑니다.
다음날 병원 데려가서는 귓속 진드기도 구제하고, 심장사상충약하고 장염약도 먹이고 털도 깎고..
수의사님 말로는 이제 한 한살 반이나 두 살정도 된거같다네요. 나이에 걸맞게 활발하고 다른 강아지나 고양이보고 개지랄...도 잘부립니다.
처음엔 주인 찾아주려고 방도 붙이고 동물병원마다 사진찍어서 붙이기도 했는데 안나타나더라구요.
어머님 친구분의 지인이 개를 기르고싶다해서 어머님이 직접 주인면접(...)도 보셨는데 영 좋지않았습니다.
"어머, 개한테 간식도 먹여요?"
.......
그냥 우리집에서 기를게요.
집에 온 첫날 대소변도 정해준 자리에 딱 가리고 먹는것도 잘먹으니 굿굿
이름은 어머니와 저의 장고 끝에 달봉이로 지었습니다. 이름이 천해보여야 오래산다잖아요 껄껄
봉달이 춘봉이 덕삼이 도그밋 이명박도 고려해봤습니다만 전부 반려되었습니다.
집에 온지 한달이 조금 안됐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제 잠바 위에서 자는걸 좋아합니다. 지금도 옆에 깔고앉아있습니다.
무릎위에 올라오는것도 좋아해서 이렇게 곧잘 뻗어있습니다. 작업할 때 안전벨트 맨 느낌이네요.
잠잘 때 포지션. 잘 때 항상 제 옆자리에 눕습니다. 그러다 어머니 방으로 건너가기도 하구요. 방문 여닫아줘야하는게 귀찮.. 한 곳에서 자면 안되겠니.. 수면방랑자같은 강생이..
가을이와 달봉이.
추위를 많이 타는 강생이라 털을 좀 길러놨더니 야생의 xxx 칭호가 붙어야할 것처럼 보입니다. 다음 주에 털깎으러가야겠어요.
달봉아, 기왕 같이살게된거 형하고 엄마하고 오래오래 살자.
ps. 앞집 고양이는 아무 죄가 없단다. 전투의욕은 조금 자제해줘. 나메크성 강아지도 아니고..
ps2. 저녁산책은 때되면 가니까 너무 들볶지마..
ps3. 여하간 존나 사랑한다 강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