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한 크리스피 옷을 입고 뜨끈하게 김을 피워올리는 닭다리를 뜯고 싶다.
야들야들하게 찢어지는 가슴살을 칠리소스에 찍어 입 안에서 한껏 농락하고 싶다.
날개뼈를 비틀어 하나씩 빼낸 다음 그 청초한 순살을 꿀떡 삼키고 싶다.
기름진 살덩어리가 한껏 붙어 있는 허벅지에 혀를 파뭍고 싶다.
새빨간 양념을 발라 그릴 위에서 구어지는 향기에 취하고 싶다.
꼬치에 꿰어져 데리야끼 소스에 농락당한 살점을 핥고 싶다.
튀김옷을 입고 기름 속에서 보글보글 속삭이던 강정을 베어물고 싶다.
아아. 치킨이여.
구원받지 못하는 굶주린 영혼은 그저 라면을 옆에 끼고 한탄할 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