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화롭게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은 직후 연비나쁜 나의 뱃속은 음식을 넣자마자 꾸릉꾸릉한 신호를 보내왔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이 꾸릉꾸릉함은 나의 기대와는 달리 꾸룩꾸룩으로 변했고 나는 황금히 휴지를 찾아다녔다.
1층 화장실에 휴지가 없었다.
2층으로 올라갔으나 마찬가지
3층에도 마찬가지
4층도...
절망하려던차 아까 편의점에서 할인행사로 500원에 마신 음료수로 생긴 잔돈 500원을 떠올렸다.
무신론자도 신앙심가득하게 만드는 순간이였다.
오 신이시여
뱃속의 요동을 참으며 휴지자판기에 가까이가니 남은 품목은 맨 밑 300원짜리 휴지.
짧은 순간 나는 쾌변을 한 후 남은 200원으로 커피를 뽑아먹을 생각에 극락은 멀지 않음을 생각해냈고, 망설임 없이 동전 투입과 버튼을 거의 동시에 마쳤다.
자판기 하단에 손을 넣고 휴지를 찾았고 확인했다.
작다.
뭔가 작다.
황급히 상품이름을 다시 보았다.
[한방생리대 모나리자 궁] 300원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