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적으로 이런 일반 비닐 봉투에 담겨있는 가쓰오부시를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 가쓰오부시는 '건조' 가쓰오부시입니다.
여기서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리라 봅니다.
가쓰오부시는 다 저런 게 아니냐?
이런 의문이시겠죠.
가쓰오부시는 옛날 일본 해안 부근에서 가다랑어를 회를 썰어서 요리를 해 먹은 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래 먹을 수 없고, 가다랑어가 그렇게 많이 잡히는 게 아니라서 자주 먹을수도 없었죠. 그래서 일본인들은 하나 꾀를 냅니다. 가다랑어가 겨울에 잡히면 선상에서 매우 얇게 썰어서 얼게 만든 것이지요. 영하 기온에다가 얇게 썰리면 가다랑어는 순식간에 얼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가다랑어의 신경이 살아있는 데다가 해동을 시켜도 맛이 거의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거기다가 얇기 때문에 언 채로 먹어도 식감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맛은 그대로 보존되는 획기적인 방법이었죠.
이 때문에 해안 지역에서는 이 원시적인 냉동방법으로 만든 가쓰오부시가 크게 유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일본의 지배계층도 이러한 가쓰오부시의 명성을 듣고 그것을 먹고 싶어 했지요.
하지만 해안 지역이라면 모를까 육지 지역은 상할 게 분명하죠?
그래서 육지 사람들은 손가락만 빨면서 못 먹고 있던...바로 그 때!
획기적인 방법이 나오게 됩니다.
'건조시키자.'
비록 맛과 식감은 크게 저하되겠지만 육지까지 상하지 않고 보낼 수 있죠.
훈제를 시켜 향을 더하고, 오랫동안 건조시켜 수분을 모조리 뺍니다.
그리고 대패를 밀어서 얇게 만든 것이 바로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건조 가쓰오부시입니다.
그리고 이 건조 가쓰오부시가 몇백년간 이어져 오면서 냉동 가쓰오부시의 명맥은 끊긴 것 같았죠.
하지만 근대 기술의 발전으로 또 다른 방법이 나오게 됩니다.
바로...급속 냉동입니다!
가다랑어가 잡히면 바로 냉동을 시키는 것이죠.
액화 질소를 이용해 순간적으로 냉동을 시키고, 이것을 바로 공장으로 옮겨 첨단 기계를 이용해 아주 얇게 포를 뜹니다.
이러면 냉동 가쓰오부시가 건조 가쓰오부시보다 적은 비용, 적은 노력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건조 가쓰오부시는 냉동 가쓰오부시의 침범을 좋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누가 먹어봐도 냉동 쪽이 맛이 훌륭했거든요.
그래서 온갖 견제를 받으면서 냉동 가쓰오부시는 알려지지 않았죠.
그리고 또, 운송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가쓰오부시가 주로 쓰이는 이동형 점포에서는 사용하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너무 쉽게 상했거든요.
얼음은 턱도 없었고, 드라이아이스는 맛을 파괴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과학은 위대했습니다!
최근에 냉동 가쓰오부시를 보존시킬 수 있는 보냉재가 개발되었고, 그게 소형화 됨에 따라 서서히 일본에 보급되고 있는 과정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일본 해안 지역 요리 대회 중 하나인 '사시이치방' 요리 대회에서 사용되는 것을 한국인 요리사가 우연히 발견, 그것을 이용해 고급화 전략을 추구해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사용하는 곳은 적다고 볼 수 있지만 맛으로 승부를 보고자 하는 곳은 그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사용하고 있죠. 타코야끼나 오코노미야끼, 우동 등 가쓰오부시가 사용되는 요리 중에 비싸다 싶은 게 있다면 이 냉동 가쓰오부시를 이용한 요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상, 가쓰오부시 홍보 대사 영혼의노래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