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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형인가? 회복형인가?
게시물ID : lovestory_959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토끼털66
추천 : 0
조회수 : 7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12/20 12: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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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일어나 소로의 <나를 소모하는 것들로부터 달아나기>를 읽다가

문득 어제 친구들과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어요.

어제 수다를 떨던 중, 어쩌다가 심리유형 중 불안/회피/안정형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서로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를 얘기했는데,

친구 한 명이 자신은 회피형에 속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물었어요.

그러면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바로 직면하기보다는 피하는 거야?”

친구는 가만가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친구가 하나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주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다른 한 친구가 회피혈 친구에게 다시 질문했습니다.

그러면 그 상황으로부터 회피한 다음에는 뭘해?”

... 주로 자는 것 같은데?”

그럼 자고 난 다음에는 좀 괜찮아져?”

자면 좀 회복이 되는 것 같아. 그래서 그 다음에 문제를 해결할 힘이 나는 것 같아.”

그 말을 듣던 친구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그러면 회피형을 회피형이라고 부르기보다 회복형이라고 부르게 더 맞는 거 아닌가?”

회복형?”

! 회복형. 첫 반응이 회피인 건 맞지만, 어찌 됐든 그 사람은 회복을 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떠나는 거니까. 무조건적인 회피는 좋지 않지만, 누구나 회복하고 돌아올 시간이 필요하는 건 맞잖아. 회피라는 말이 약간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니까, 회복형이라고 부르는 게 나는 더 좋은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저와 회피형 친구는 왠지 모르게 그 말에 설득이 되었습니다.

물론 회피형을 너무 예쁘게 포장해주는 감도 없진 않았지만,

저에게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는 것 같아 굉장히 흥미로운 말로 들렸거든요.

소로가 말하는 것처럼 무위를 즐기며 호수로 도피하는 것.

이것이 누군가에게는 회피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생산적인 시간일 수도 있다는 것.

관점을 달리 보면 세상에 마냥 안 좋기만 한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산성에서만 인생을 바라볼 게 아니라,

나를 잘 케어하는 일도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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