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의 첫날부터
너와의 헤어짐을 생각했다
애초의 우리의 만남은
나의 욕심이었으니까
우리의 앞날을 가만히 그려보면
우리의 부모와 같은
뻔한 미래만 떠올랐다
그 추운 겨울날에도
갈 곳도 없고 해줄 것도 없어
그저 벤치에 앉아 손만 쥐여준 채
다른 손으로는 괜스레 주머니만 뒤적거렸다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하던 너였지만
그 작은 것 하나가 우리에겐 작지 않았다
맛있는 걸 먹으면
다음날은 굶어야 했고
꽃 한 송이에도
수없이 많은 고민을 동반했다
그래도 만나면 웃는 너를 보는 게 좋았고
헤어져도 그 여운이
가끔은 가난을 잊게도 했다
어쩌면 우리의 만남은
두근거림과 계산기를 두드리는 소리의 반복이었다
넌 나와의 미래를 꿈꿨을까
눈치 빠른 네가 나의 불안을 몰랐을까
어쩌면 너도 나와 같았을지 모르겠다
맘 편히
그저 서로만을 생각한 채
만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가난을 탓하지는 않는다
그저 모든 게 나였을 뿐이다
난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지금도 앞으로도
출처 | https://blog.naver.com/7hjieun/2235797678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