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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설계하면서 얻어들은 썰 몇가지
게시물ID : society_67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오밥여우
추천 : 6
조회수 : 248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24/09/05 0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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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좀 규모가 있는 건축물 설계는 한 회사에서 하는 게 아니고 여러 설계회사가 일을 분담해서 합니다.

이를테면 건축, 구조, 기계, 전기, 소방 등등 

제가 다니는 회사는 기계쪽 주로 하는 회사이구요. 기계라고 하면 건물 냉난방, 급탕, 오배수, 환기 등등을 설계합니다.

회사 다니다가 주워들은 썰 몇가지 풀어봅니다.

 

썰 1.

옛날에 국가기관에서 건축물 지으려면 턴키 설계로 많이 했었는데 각 건설사들이 설계사들 모아 기본설계안 만들어서 제출하면 관련학과 교수라든가 건축관련 공직자들이 심사해서 1등하면 그 건설공사를 수주하는 방식.

심사위원 뽑을 때 뺑뺑이로 돌려서 선정하는 데, 선정되면 해당자에게 전화 걸어서 심사위원직 수락하겠냐고 물어보는데
이 전화를 못받으면 다음 사람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 턴키설계 많이 하던 때에는 건축관련 교수님들은 강의 중에도 절대 핸드폰을 소지했다고 합니다. 

근데 000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당첨되면 건설사에서 귀신같이 알아내서 심사당일 승용차 보내서 심사장까지 데려다주고 억소리나는 한장 찔러주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근데 하루는 L모건설사에서 두장을 찔러주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 소문이 퍼지자... 다른 건설사들에서 상도의를 어겼다고 엄청 까댔다고 합니다. 

상도의가 이럴 때 쓸 수 있는 단어였는지는 첨 알았습니다.

 

썰2.

턴키 설계안을 몇월 며칠 몇시까지 제출하라는 공고가 뜨면 그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설계안을 만들어서 제출해야 합니다.

건축물 설계안을 만들어서 당일날 새벽까지 최선을 다해 오탈자 체크해서 수정하고를 반복하고서 최선의 결과물을 제출하는데...

(그래봤자 설계안보다 찔러주는 돈의 액수가 중요하다는 킹리적 갓심이 존재하긴 하지만...)

어쨋든 설계사들은 정말 최선의 결과를 위해 정말 한달 정도 밤샘해가며 엄청나게 준비합니다.

마지막날 인쇄소에서 설계안을 인쇄한 뒤에 설계안을 제출하러 갈때  차가 좀 막혔는 지

L모 건설에서 공고된 시간보다 몇분 정도 늦게 제출했습니다.

접수담당자가 한국인의 정으로 접수하려고 했는데... 주변에 있던 다른 건설사들이 일제히 성토하고 나서서

결국 한달동안 몇개의 설계사 사람들이 고생한 결과물이 휴지조각이 되었습니다.

해당 L모 건설사 턴키팀은 그동안 턴키 당선률이 높기로 매우 유명한 팀이었는데 이 사건으로 결국 좌천되었고 하고
그 이후로 L모 건설사의 턴키 당선률이 뚝 떨어졌다고...

 

썰3.

턴키와는 다른 방식으로 설계안을 미리 만들어서 제시하고 국가에서 입찰사이트에 설계안에 대한 입찰가 제시하라고 띄워놓으면

사실 적정가가 7정도면 건설사들이 담합해서 10정도로 다 올리고 한개 건설사만 9정도로 올려서 따냅니다. 

이걸 번갈아가면서 해서 적정가보다 비싸게 순서대로 수주합니다. 

근데 이 담합된 순서를 무시하고  더 싸게 입찰가를 올려서 일을 가로채가는 건설사가 가끔 생겨서... 

결국에는 경쟁사에 사원 보내서 담합된 가격대로 사이트에 입찰금액 적어내는 지 감시하곤 했습니다.

그 사원은 경쟁사에서 담합된 가격대로 입찰금액 제시하고 완료버튼 누르는 거 보고 회사로 복귀합니다. ㅎㅎ

이걸로 한 때 뉴스가 되서 좀 시끄럽긴 했는데 요즘에도 그러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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