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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
게시물ID : freeboard_20313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논개.
추천 : 4
조회수 : 78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9/05 00:02:18

스무 살의 어느 겨울날

대학 선배를 만나러 갔던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의

수원역을 기억한다

같은 과였고

비슷한 향기를 지녔으며

똑같이 글쓰기를 좋아했다

 

무엇보다 내 글과 나에 대해

항상 좋은 점만 바라봐 주던 사람이었다

 

유난히 추웠던 그날

 

피어오르는 홍합탕의 열기와

따뜻한 정종의 목 넘김과

나를 바라보며 따스한 미소를 짓던 선배를

떠올려보면 어쩌면 그날의 수원역은

홀로 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같이 글을 쓰다가는

글을 잘 쓸 수 있다면 벙어리가 되어도 좋다던

누나의 말을 문득 떠올려본다

 

아직까지도 글을 쓰는지

아니면 바쁘게 수다쟁이로 사는지

그저 궁금하고 행복하길 바라볼 뿐이다

 

나에게 겨울에 봄을 준 것처럼

항상 봄에서 살기를

출처 https://blog.naver.com/7hji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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