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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ㅡ 배동바지 (곽종희)
게시물ID : lovestory_955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생각소리
추천 : 2
조회수 : 138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8/20 14: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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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바지 / 곽종희



더위에 익은 반달 뱃구레가 불러온다

숲정이 살던 매미 음계가 늘어질 때

여름은 어정거리며 뒤안길을 돌아가고



낱알조차 품지 못한 내 삶의 둘레길엔

펄럭이는 시간이 노을 저편 기울 즈음,

저절로 잊힌 이름도 혜성처럼 지나간다



너겁으로 떠다니는 쭉정이를 골라낸다

뜨거운 햇볕 이겨 옹골차게 벼린 시간

밤새워 세상 깨우며 아람으로 여문다





*배동바지-   알곡(벼)이 이삭이 나오려고 배가 불룩해질 무렵                           
                   
*숲정이- 마을 부근에 있는 숲

*너겁 - 괴어있는 물에 떠있거나 한데 
            몰려있는 검불
*아람- 열매가 충분히 익어서 저절로 
           떨어질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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