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가 되고 싶다는 7살 딸의 소원을 위해 아프리카 사막에 깃발을 꽂은 제레미야 키튼(오른쪽)과 딸 에밀리(왼쪽).(AP=연합뉴스)
제레미야 키튼이 공주가 되고 싶다는 딸의 소원을 위해 깃발을 꽂은 이집트와 수단 사이 '비르 타윌' 지역.(AP=연합뉴스)
제레미야 키튼이 공주가 되고 싶다는 딸의 소원을 위해 깃발을 꽂은 이집트와 수단 사이 '비르 타윌' 지역.(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 미국의 한 아버지가 진짜 공주가 되고 싶다는 딸의 소원을 실현시켜 주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주인 없는 땅을 찾아내 왕국을 만들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지니아주에 사는 제레미야 키튼은 지난 겨울 집에서 6살 짜리 딸 에밀리와 놀아주다 에밀리로부터 언젠가 자신도 진짜 공주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고 답했다.
키튼은 딸과의 약속 후 온라인을 통해 주인 없는 땅이라는 라틴어 검색에 초점을 맞춰 아프리카의 이집트와 수단 사이에 '비르 타윌'이라는 사막의 불모지를 찾아냈다.
키튼은 이곳이 수단과 이집트간 국경분쟁으로 주인없는 땅이 됐다고 말했다. 키튼은 에밀리의 일곱 번째 생일날인 지난 6월 16일 800평방마일 면적의 이 땅에 자녀들이 디자인한 가족 깃발을 꽂았다.
키튼 부부는 이 땅에 '북수단 왕국'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딸에게 왕관을 만들어준 뒤 친구들에게 딸을 '에밀리 공주'로 불러줄 것을 요청했다.
키튼은 직접 이 땅을 찾아가 깃발을 꽂은 행위가 이 땅에 대한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는데 우위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에밀리를 비롯해 세 아이의 아빠인 키튼은 "아이들의 소망과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말 그대로 내가 지구 끝까지 찾아갈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치먼드대학의 셰일라 카라피코 정치·국제학 교수는 키튼 가족이 이 땅에 대해 실질적인 정치적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으려면 인근 국가들과 유엔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키튼은 공식적인 북수단 왕국 건설에 대한 지원을 위해 아프리카 54개국 협의체인 아프리카연합(AU)과 접촉할 계획이며 이들도 자신을 환영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자신의 왕국을 아이들, 특히 에밀리의 소망에 따라 농업생산 중심지로 만들어 이집트 및 수단과 건설적인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