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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드리는 꿈(10-5)
게시물ID : lovestory_953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아자씨
추천 : 1
조회수 : 207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5/30 10: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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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그대에게 드리는 꿈


    10. 신탁통치(5)



 “해방되머 우리긑이 없는 사람들인테 땅을 농갈라 준다 카네.”

 “공꼬로 준다 말이가?”

 “왜눔들 꺼하고, 부왜파눔들 꺼 빼앗아가 준다 카이까네 공꼬로 안 주겠나.”

 “해방되머 우리긑은 사람들 살판났구마는.”

 “아이다, 그기 아이다. 함 생각허 바라. 그래 되머 우째 되겄노. 그라머 쪼매마 있는 사람이 머라 안 카겠나? 임시정부나 건국연맹 그런 데 있는 양반들이 그래 생각이 짧겠나. 그기 아이고 돈을 받기너 받는데 아주 헐값이라 카더라.”

 “그기 그거 아이가?”

 “그기 그거너 아이지. 우쨌든지 사는 거 아이가. 그라이 돈이 없으머 몬 사는 기지.”

 “머라꼬? 그라머 우리긑은 사람들은 그림에 떡 아이가. 당장 묵고 죽을라 캐도 없는데 논 살 돈이 어딨노? 높은 눔들 언제 아랫것들 생각허 주는 거 봤나? 내 그랄 줄 알았다.”

 “아이네, 이 사람아! 그라고 니는 알라카머 쫌 쪽바로 알고 이바구해라. 어디 그라드노? 돈 주고 사는 거너 맞는데 그거너 아이다. 맞돈 내고 사는 기 아이고 장기저리로 준다 안 카나.”

 “장기저리가 뭐꼬?”

 “그라이까네 일단 논은 사가 내 껄로 하고 두고두고 농사 지아가 갚아나가머 된다, 카는 기다.”

 “니, 정말이지러?”

 “내가 박선샘인테 쪽바로 들었다카이. 그 임정이고 건련에 있는 양반들 그랄 양반들 아이라 카는 거 모리나?”

 “글치를, 글치를. 그 양반들이 우리긑은 사람 시정 모릴 양반들이 아이지러.”

 “그란데 또 장기저리너 머꼬? 고리채맨치로 이자 뿔어가 사람 죽둘 맹그는 거 아이가?”

 “그거너 걱정말라꼬. 기양 주머 골치 아픈 일이 하도 많으이 돈 받는 거이까네. 이자 뿔어가 몬 살 사람은 하나또 없을 끼라 카더라.”

 “우리 동네너 빼앗뜰 눔들도 벨로 없는데 그라머 우야노?”

 “그거도 걱정마라꼬. 그 양반들이 그 생각 몬하겠나. 다 수가 있을 끼다.”

 모두가 자기 땅에 농사짓는 상상을 하면서 꿈에 부풀고 있었다. 내놓고 덩실덩실 춤을 추지 못하는 것이 한이라면 한이었다.

 “그라고 또 그마이 좋은 기 또 있다.”

 “그래, 시방부텀 지대로 아는 자네가 이바구하라꼬. 자네너 가마 있으라꼬. 지대로 아지도 몬하고 남으 복재이 터주치 마고.”

 “그래, 자네 말이 맞다. 니, 인자부터 주디 띠지 말고 있어라, 어이? 안 그라머 니, 떡당시기 맨글어 뿔끼다!”

 “머고 카머 해방이 되머 반상차별을 철폐한다 카는 기라......”

 “어따 이 사람, 무식한 눔들 앞에서 문자 쓰는 기가, 머고? 그래 에럽게 이바구하머 여서 알아들을 사람 어딨노?”

 “한마디로 양반・상눔 없인다, 이 말이다.”

 “머라꼬? 니 머라캤노?”

 “인자 양반・상눔이 따로 없다 이 말이다. 상눔이라꼬 아아들인테도 예, 예, 안캐도 된다 이 말이다. 그라고 즈그들 양바이고 우리 상눔이라꼬 무다이 이래라저래라 카고, 무다이 멍딕이 말머 안 된다 이 말이다.”

 “니, 참말이지러?”

 “글타카이.”

 “야따, 참말로 새세상 와 뿌렜구나! 새세상 와 뿌렜어!”

 “요새야 출세한 상눔들도 안 있나. 글타꼬 우리긑은 눔들이사 머가 다르드나? 왜눔들 밑에서 양반눔들 위세마 더 등등해졌지.”

 “그때너 그때고 인자너 법으로 그래 몬하둘 정한다 카더라카이. 안 그라머 마카 까막소 잡아넣뿐다 말이다.”

 “그라머 양반눔들이 가마 있든강? 지데 들고 일나지. 그눔들이 어떤 눔들인데.”

 “다 수가 있다 카드라꼬. 양반눔들도 창씨개명한 눔들 안 많으나?”

 “그래, 가근방 양반이라 카는 눔들도 거진 다 창씨개명했지러.”

 “그기 바로 양반눔들이 젤로 잘몬한 기라. 머리 짜릴라 칸다꼬 목심 내삔 양반들도 안 있었나. 거에 비하머 성하고 이름은 유가 아이라 카는 기라. 조상이 물레준 머리 안 짜릴라꼬 목심 베린 양반도 있는데 조상이 물레준 이름꺼정 내삔 눔들이 무슨 염치로 양반・상눔을 따지노 이거라. 어떤 참말로 양반이 창씨개명하고도 그런 말하는 눔들이 있으머 부왜파눔들하고 똑같이 때레죽에야 된다 캤다 카는기라.”

 “그 말 맞다. 우째 열에 열, 맞는 소리만 하노. 그 냥반들 참말로 보통 양반들이 아이네!”

 “보통 양반들이머 독립운동할 생각이나 했겠나, 상눔들 부레묵어가미 지 한몸 편케 살 생각하지. 인자 양반이라꼬 재는 눔들 까막소 구경 마이 할따.”

 “글치도 않을 끼다. 멫눔마 까막소 귀경시켜뿌머 나설 눔들 하나또 없다. 왜눔들인테도 꼼짝 몬한 양반눔들이 어디라꼬 뎀비겠노. 해방되머 부왜파눔들 싸그리 직일 끼라 카는데.”

 해방이 되면 반상차별이 없어진다는 소식에 좋아하는 민중들이었다. 그들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었다.

 “그라고 또 한 가지 더 있대이. 그란데 진짜로 이거너 잘하는 긴지 몬하는 긴지 몰따.”

 “먼데 그라노?”

 “남녀차별도 없인다 카는 기라.”

 “머라꼬? 그라머 남자도 없이고 여자도 없이머 아아너 누가 놓고 살림은 누가 하노?”

 “그 말이 아이고...... 이거 우째 이바구해야 되노.....”

 그 사람이 어렵게 어렵게 설명을 했다.

 “...... 그라머 임금하고 대감들도 우리 손으로 뽑는다꼬?”

 “글타카이!”

 “그기 무신 소리고? 통 몰따.”

 “글타카이 그런동 알지 나도 무신 소린지 통 모리겠더라. 야튼지간에 해방되머 마카 백성들이 맹근다 카더라.”

 그 사람이라고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이 있을 턱이 없었다.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열성적이어서 면인민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은 것뿐이었다.

 “그른데 여자들도 우리하고 똑같이 임금이고 대감 맹그는 일을 한다 카는기라. 해방되머 여자라꼬 안 되는 기 하나또 없다 이기라. 인자 여자도 임금도 되고 대감도 될 수 있다 카는기라.”

 “그거너 그 냥반들 머 모리는 소리 아이가. 암닭이 우머 집안 망운다 캤는데......”

 “그케 말이다. 그거너 암만 캐도 이해가 안 되는기라.”

 남녀차별 철폐에 대한 남자들의 의견은 대개 이랬다. 그러나 여자들은 달랐다.

 “인자 우리 여자들도 임금도 되고, 대감도 된다 그 말이가?”

 “글타카이!”

 “그거너 쫌 글타. 여자가 어디라꼬 임금이고 대감을 넘보겠노?”

 “그른 소리 마소. 우금딕이긑이 그라이까네 사나들이 우리 여자들 만마이 보고 뚜디리패고, 기집질하고 그라는 기다. 우리 여자들이 몬 배우고 사나들인테 눌리가 글치 사나들하고 다릴 기 머 있노? 사나들 서가 오줌 누고, 우리 앉아가 오줌 누는 거밖에 더있나? 쉬견도 여자 쉬견이 나을 때가 동띠기 더 많다. 안 시케조가 글치 시케만 조바라, 여자라꼬 와 몬하노? 지대로 배운 여자가 드물어가 글치마너.”

 “암닭 우머 집안 망하더라꼬 그쪼 나는 거 아인강 몰따.”

 “암닭이 와 우노, 알 낳았다꼬 우지. 그른데 집안 망울 기 머 있노. 암달이 우머 집안에 덕될 일 생기는데.”

 공장에서도 소곤거림이 끊이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가 공장을 맡아서 하게 될 거래.”

 “그게 무슨 말이야?”

 “해방이 되면 공장이 우리들 게 된다는 말이지.”

 “그러면 사장놈은?”

 “우리 사장놈이 어떤 놈인데 해방되고도 여기에 있을 수 있겠니? 우리 사장놈보다 덜 설친 놈들도 전부 죽일 거라는데? 우리나라에서 10만 명은 죽게 될 거래.”

 3만 명에서 와전된 것이 10만 명이었다. 그렇게 와전된 것은 조선의 민중들이 죽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부왜파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렇게나 많이? 하기야 그만큼은 될 거야. 그런데 부왜파나 왜놈이 아닌 사장을 가진 공장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

 “어떻게 되긴. 그런 좋은 사장이라면 뭐가 걱정이야. 해방도 됐겠다, 직공들에게 더 잘해 줄 텐데. 그렇다고 우리라고 공장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니? 만든 물건은 어디 가서 팔고? 네가 사장할 거야, 내가 할 거야? 어차피 사장은 있어야 되니까 그런 것도 다 나라에서 알아서 해주겠지.”

 “그건 그래. 그래도 지금보다는 훨씬 낫겠지?”

 “그럼, 지금까지는 사장놈에게 우리가 봉급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사장 봉급을 주는 셈이 될 거래.”

 “정말? 와, 좋겠다! 빨리 해방이 됐으면......”

 모두들 목소리를 낮춰 주고받았다. 해방 이후에 대한 꿈이 영글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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