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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32
게시물ID : soda_69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133
조회수 : 8347회
댓글수 : 83개
등록시간 : 2024/05/30 10: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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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 독자님들^^

어제 서울에서 운전하고 내려오는데.. 이상하게 평소보다 차가 안나가는 느낌이 들더라는 겁니다.

그리고 약간 언덕길에서 엑셀을 밟아보는데, RPM이 안오르더군요.

풀 악셀로 한번 밟아 봤는데도 요지부동...

 

그러다가 갑자기 펑~ 하고 차가 나가고...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조심히 내려왔습니다.

아침에 차 시동을 걸어보니 차가 털털털...그리고 떠있는 엔진 경고등.

 

카센터 가봤더니 EGR을 교체해야 합니다. 하더라구요.

다행히 비용은 20만원 미만으로 나왔습니다..ㅎㅎ 이건 그냥 정보 공유로 써봤습니다.

 

오늘은 짤을 쓰는데 꽤나 고민했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그 분의 짤을 감히 사용해도 될런지..

대학시절부터 이 사람을 보고, 뭔가 느낌이 닮았다...내가 되고싶은 사람. 닮고 싶은 사람이라

생각했던거 같네요. 무척이나 흠모하는 분입니다. 

 

언젠가는 이분의 눈빛을...다시 보고싶은....그리운 감정입니다.

 

정치적이나, 나쁜 뜻은 없으니 큰 분란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분이니까요. 이해를 해 주실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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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솔직히 내가 개발한 코드베이스라면 그 어떤 개발업무라도 쉽게 처리 가능할 것이라 믿었음. 

이 코드 구조가 도입된다면 아무리 사람들의 실력이 중구남방 뛰어다닌다 하더라도 

이 틀안에서 개발된다면 통일성 있는 구조가 만들어 질 것이라 생각했음.


지금 회사의 고질적 문제. 

프로그래머의 실력에 따라 될 일도 안되고, 안될 일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거임.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관리 포인트가 늘어나고, 

잡다한 코드가 늘어나 종국에는 고인물이 아니면 관리하기 힘든 코드가 양산되는 상황을 방지 할 수 있음.


회사를 위해 그간 공부한 모든걸 쏟아 부었으나.. 

지금에 와 그 보상은 미약했음. 혹자는 일단 현장에 적용을하고, 정말 효과가 있어 회사 사정이 좋아지게되면 

그때가서 ‘딜’을 해도 늦지 않다고 하지만, 햄릿 이사와 함께 상부상조 하고싶은 생각은 1도 들지 않았음.


내 재산을 제대로 활용해서 펼칠 수 있는 장소에서.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으며 살고싶었음. 


마침내 냥이 형에게 연락했음.


나: 형. 형네 회사로 갈께요. 같이 해봐요.


냥이 형: 역시!! 고맙다!! 형이 드디어 너를 영업하는구나!!!


나: 대신..시간을 좀 주세요. 6월달 쯤으로요. 그 전에 해보고 싶은게 있어요.


냥이 형: 그래!! 4년을 기다렸는데 고작 몇달을 못기다릴까!!



***



회사로 출근해서 K 이사를 만났음.


나: 지난번에 말씀하신 프로젝트. 한번 진행 해 보시죠.


K이사: 그래!!  OO야!! 잘 생각했어!!!


[나는 비록 떠나지만, 회사에 아무것도 남긴것 없이 손 털기엔…너무나 감사한게 많다..]


내가 가진 모든걸 쏟진 못하지만, 남겨질 우리 팀원들을 위해 

그들의 시야를 넓혀줄 수 있는 프로그래밍 기법을 남겨주고싶음.


떠나는 이의 마지막 출사표(出師表)가 던져 졌음.

 

0.jpg


출사표(出師表)


선제(先帝 과거 부사장님) 께옵서 창업하신지 20년, 회사는 각고의 노력끝에 상장하였으나,

창업 공신들의 내부 분열로 인해, 초심을 잃게 되었고

모든 이들이 골고루 잘 먹고 잘 살기로 맹세한 드높은 의기(意氣)는, 

채 이루어지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회사는 셋으로 나뉘어(소프트, 비전, 관리) 매우 피폐 하오니, 참으로 회사의 존망이 위급한 때 이옵니다.

충성스런 무사들이 밖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음을 연구소장께서 아시어 특별히 대우해 주시던 은(恩)이

있었사오나, 이제 그 연구소장님 마저도 퇴사한지 몇년입니다..


남은 애사심과 티끌만한 의리라도 지키려던 장수들이 모두 떠나가고,

그나마 회사에서 대화가 통하던 비전팀 젊은 직원들이 모두 각자도생을 위해 회사를 나갔습니다. 


지금의 사장님께서는 '주식가치'의 보존에만 심취해 계시고, 

간악한 무리들의 내부 정치에 무심하십니다.


덕이 박하고 재주가 부족한 자들이 임원으로 득세해 회사를 어지럽히니, 

이는 회사가 망조에 든 원인입니다.


사장님께서 무엇을 하시는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카운트 다운이 머지 않았지요.

그러나 한 사람이 나간다고 회사가 망하지 않듯이.

사장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장의 존재여부와 관계없이 지금의 회사에는 수많은 백성들이 의탁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주요 고객사는 아직 의리를 져버리지 않았으나 

지금의 상황을 모른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백성들은 아무것도 모른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상황이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백성들도 조만간 알게 될 겁니다.

당혹스럽고 불안할 겁니다. 그들이 마음을 다잡고 각자도생의 길로 가기 전 까지 

한 건 크게 터뜨려 자금과 시간을 벌어주고자 합니다.


신 비록 배신한 입장이나....

이 회사에 받은 은혜가 하해와 같으니, 비록 떠날지라도 이 회사에 받은 은혜를 천분지 일 이라도

갚고 나가고자 합니다. 


이제 마지막 전장으로 나가려 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발목잡거나 사특한 행동을 하는 무리들이 있다면 

모두 박살 낼 것이며, 때려 부술 것이며, 멱살잡아 이끌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홀로 출사표를 올림에 

부질없는 희망이라도 끝까지 해보려 하는 내 미련에 

한숨이 나와 호흡이 곤란할 지경이니....이정도로 하겠습니다. 


마지막 신의 바램을 세줄 요약 하겠습니다.


이제 내눈에 뵈는게 없습니다. 

누구든 방해하지 마십시오. 

뒤지십니다. 




[그렇게 내 마지막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음.]



***



나: 창희씨.


창희: 네 OO씨.


나: 신규 프로젝트가 새로 나왔어요.


…………

……….

…….


창희: 우와. 그럼 이거 잘 되면 제대로 한건 터지는거네요!?


나: 그래서 말인데. 창희씨가 나랑 같이 해 줬으면 좋겠어.


창희: …………;;


나: ㅋㅋㅋ 긴장한다 또 ㅋㅋㅋ


창희: 이젠 나까지…보내버리려고요…? ㅋㅋ


나: 나랑 일해서 못 살아 남은 인간들은 다 하나씩 하자가 있었죠. 

그리고 대부분 실력보다는 ‘거짓말’ 때문에 죽었죠. 

근데 창희씨는 그 사람들이랑 근본이 달라. 아무 문제없이 나랑 잘 마무리할 수 있을꺼야.


창희: ??


나: 잘 끝낼 수 있을거라고요. 이 프로젝트. 걱정하지마요. 

새 프로그램은 내가 짤거에요. 창희씨한테 도움받고 싶은건 기존 프로그램 파트야.


창희: 나는 어떤 파트에요?


나: 기존의 Roll 장비에서 불량점이 생기면 그게 기존의 제어서버가 아닌 OO 서버로 데이터가 전달이 되잖아요? 

지금 프로젝트는 이 서버를 대신해서 새로 개발 될 프로그램이 대체하게 되겠지.


창희: 네에.


나: 설비를 도입하기 전에는 검증이 필요하죠. 그래서 기존의 OO서버를 사용하면서 신규 프로그램을 운용해야 해요. 

창희씨가 기존 코드를 조금 개조해서, 마킹을 함과 동시에 나한테 불량점의 좌표를 그대로 보내주는거죠. 

나는 그걸 받아서 새로운 OOO를 실시 하는거야.


창희: 음..뭐 생각해보면 크게 곤란할건 없겠네요. 다만 OO씨랑 같이 한다는게 제일 떨려..


나: 그런거 없다니깐 ㅋㅋ 이번에 같이하면서 우리는 함께 성장하게 될거에요. 그 이유를 하다보면 알게 될꺼야.


창희: …네 ㅋㅋ 알겠어요.



***



나는 빠르게 개발을 진행했음. 

지금이 4월이니 5월 초까지는 데모 타입을 완성시켜야 했음. 만들기전에 고민했음. 

내 본신에 코드를 짜넣긴 어렵지만, 남은 이들에게 그 힌트를 남길 수 있는 코드. 

이런게 있고, 앞으로 공부해서 목표로 할 수 있는 코드.


나는 이들에게 제대로 짜여진 Thread 프로그램이란 어떤 것인지, 

객체지향(OOP)와 Thread가 만나면 얼마나 강력한 힘이 생기는지 그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남기고자 했음.


서비스로, 내가 자체 개발한 UI 컨트롤들도 몇개 넣어, 

향후 남은 이들도 부지런히 자기만의 UI컨트롤을 개발 할 수 있는 방법도 남기기로 했음.


이건 회사에 주는것이 아닌, 내가 사랑했던 팀원들에 대한 내 감사의 마음이었음.



***



그러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썩 예감이 좋지 않았음. 

모두가 동일선상에서 준비된 상태로 마라톤을 시작해야 하는데. 

막상 시작 총성이 울리고 보니 창희와 본인 둘만 달리고 있었음.


나머지는 그제서야 운동화 끈을 고쳐매고, 몸을 풀며 준비 운동을 하는거임. 

정작 프로젝트 완료 기간은 6월 초인데. 지금 4월 아닌가. 시간이 없음.


그럼에도 아직 D사 본토의 본사 직원들을 통해 명확한 요청사항이나 사양도 받지 않은 상태.



이 프로젝트의 핵심 포인트를 콕 찝어 보자면 


1. 모션제어 2축 (PLC 제어를 할 것인가, PC 제어를 할 것인가?)

2. OOO 기기의 정상 동작(관건은 모듈 통신속도)

3. 고객사 장비 Master PLC(OOLINK 사용) 와의 신호체계 연동

4. 고객사가 요청하는 기본적인 프로그램 와꾸(니즈)


일단 4번 항목이 어느정도 갖추어 져야 무언가 큰 틀을 짤 수 있음. 

스타트 총성은 울렸는데 지금 그게 없는거임.


나: 이사님. 최소 기본적인 요구 내용은 있어야 코드를 짜던가 하죠.


K이사: 아아..미안하다..;; 우리도 업체에 요청을 해야하는데..

일본어가 가능한 사람이 정 차장밖에 없지않냐..좀 기다려 봐..


그렇게 다시 5일이 지나고..


K이사: 지금 정 차장이 완전 과부하야..챙길 부품이나 계약관련 처리할거도 많고, 

우리 장비 수출입 절차 같은거도 정리해야하고…구매도 정 차장이 진행하고 있으니..


나: 아니 기술영업 차장 하나한테 다 맡겨놓고 그러시면 안되죠. 

차라리 일본어 잘하는 알바라도 뽑던가 해서 병렬로 일을 처리하셔야지. 이래가지고는 계속 지연이에요.


K이사: 조금만..기다려주라..어쨌든 이건 ‘장비’ 잖아. 프로그램은 후순위고..


나: 하아…그럼 일단 제가 쉐도우 복싱이라도 하고 있죠 뭐. 일단 만들어두고 안맞으면 다시 고치면 되겠죠ㅡㅡ.


K이사: 그래! 너는 이런게 좋아!!


[일단 아무것도 정해진게 없는 상황이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내 상상속에 프로그램을 짜넣기로 함. 

아마 고객이라면 이런~이런 기능을 요청할거야 하면서..]


……………….

……………

……….


신규 업체와 미팅도 하고, 그들 모듈로 전달 할 데이터 통신규약(프로토콜)도 확인했음. 

한가지 찝찝한건 이거였음.


그들 기기는 2가지 방식의 통신이 가능했음. 

TCP/IP의 소켓통신, 시리얼통신. 내가 보낼 내용은 아주 긴 문자열 이었음.


예를들어, 이런 식.


cmd 1/posx: 12.4/posy:45.5/message: fisheyes/enc: 10387 ……………../n


아무튼 커맨드 넘버와, 불량의 좌표, 담고자 하는 메세지, 

엔코더의 진행 값 외 바코드의 표현 방식, 모델명 등등..


나: 시리얼 통신보다는 소켓통신이 더 낫겠네요. 우리 설비는 상황에 따라 

엄청 고속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리얼 통신이 어느정도 까지 속도를 따라 갈 지 몰라요.


업체:  그럼 소켓통신 방식으로 준비하겠습니다.


비전팀: 네. 혹시 과장님 더 필요하신거 없습니까?


나: 저는 이런 통신쪽에 하도 데여본적이 많아서…ㅋ 

가능하면 직접 테스트 제품을 받아서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데요..ㅎ


업체: 아..저희가 현재 가진거라곤….시리얼 통신 타입 밖에 없어서.. 대만에 따로 요청을 하면 

구매가 아닌 다음에야 대여가…어려워요. 실제 구매 품은 소켓통신 방식일 테니..그때 가서 확인할 수밖에..


나: 아…그럼 불안한데에~;;


투투: 그럼 OO씨. 시리얼 타입이라도 일단 대여해서 테스트 하는게 어때요? 

어차피 내부 프로토콜이야 똑같을거 아녜요?


재입사날 부터 투투 과장은 나를 OO씨라고 불렀음. 

뭐 어차피 나보다 나이도 많고 하니 크게 신경은 안썼지만, 나랑 친한 사이도 아니고..


나는 어쨌든 한 파트를 대표하는 ‘팀장’ 이자 같은 직급의 ‘과장’ 아닌가. 

제일 편한 호칭은 그냥 서로 과장님이라고 부르면 됨. 

근데 투투는 하고많은 호칭중에 OO씨를 골라 사용했음. 


[보거스가 생각나네....]


처음엔 별 신경안썼지만 과연…?


어쨌든 업체로 부터 시리얼통신 방식의 모듈을 받아 RS-232를 내 노트북과 모듈에 연결하여 

시리얼 명령을 내려 보았음. 이 과정에서도 몇번이나 프로토콜이 맞지않아 

대만에서 부터 프로토콜 문서를 왔다갔다 해야했음. 


상당히 신경쓰이는 부분이었음. 

징검다리처럼 소통하는 방식이다 보니 간단한 일도 몇일씩 지연이 되었음.


그렇게 까먹는 시간은 온전히 내 개인시간을 투자하여 메꾸어야 했음.


나: baud rate 권장 사양이 9600 bps 라고 되있는데. 모듈이 우리 장비 속도를 못따라 갈 수 있어요. 


업체: 그럼 115200으로 올려서 사용해도 됩니다!


나: 권장사양이라고 명시가 되있다는건 뭔가 이유가 있겠죠?


업체: 그런거 없습니다!!


작은 영세업체 대리점 팀장이 담당자였는데..이사람은 솔직히 첫 인상부터가 뭔가 믿음이 안갔음. 

기술자라기보다는 어떻게든 팔아먹는데 혈안이된 기술영업 느낌이랄까? 그냥 뭐 물어보면 다 된다고 하는거임.


나: 뭐…어차피 본게임 들어가면 소켓통신 할거니까..일단은 이걸로 테스트 진행하겠습니다..


[실제 장비는 소켓통신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다고 

테스트는 일단 시리얼통신을 기반으로 진행하기로 함.]



***



나: 이사님. 이제 결정해야 합니다. 모션은 PLC로 하실꺼에요 PC로 하실꺼에요?


K이사: 음…


나: 저희는 비전 프로그램만 해놔서, 모션쪽은 기본적인 ‘상식’이 없어요. 경험도 없구요.


K이사: 그래도 고작 2축인데…PC로 하면 더 낫지 않아?


나: 저희 회사에 PLC 이 팀장님 계시잖아요.


K이사: 알다시피 이 팀장이 바쁘잖아…


나: …….그래도 누가 좀 봐줘야 해요. 저는 코드만 잘 짜는거 뿐이라. 이 ‘모션제어’ 파트에 있어서 기본 상식이 없다구요. 

해 봤자, 예전 회사에서 PLC 형들이 작업하는거 어께너머로 본게 다에요.


K이사: 아..? 본적이 있어?


나: velocity(속도) accelerate(가속도) dec(감속도), position 잡는거? 그리고 Origin 하는거만 봤어요.


K이사: 그정도면 되는거 아닌가?


나: 모터 튜닝 같은거 제가 못하거든요.


투투: OO씨. 튜닝 할 줄 몰라요?


나: 넵 ㅎ


투투: 보통 프로그래머들은 다 할 줄 아는거 아녔어요?


나: 뭐 어떤 프로그래머들하고 일하셨는줄 모르겠지만 우리 회사에서 튜닝 가능한 인원이 있던가요? 

호카게님도 못하실텐데?


[호카게님을 팔면 너는 반박 못하지 ㅋㅋ]


투투: 음…..


나: 보세요. 이러니까 PLC가 필요한거에요.


투투: 그래도 PC 제어로 가면 비용이 많이 절감될거 같은데요. 

PLC로 제어할려면 이것저것 부속 품들 사야해서. 

그냥 아O 보드 넣고 진행하는게 나을거 같은데요. 뭐 5~6축도 아니고 고작 2축 이잖아요.


나: 뭐 하다가 잘 안된다고 제 탓만 안하신다면야^^ ㅋㅋ 한번쯤 경험해 보고 싶긴 했어요.


K이사: 그래. 우리 PC 제어로 한번 가보자고. 모르는게 있으면 다 같이 소통해서 해결하면 되겠지. 

또 PLC팀에 배 팀장도 있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모션 제어는 PC 제어를 선택하게 됨. 

이건 본인도 회사를 나가는 입장에서 한번쯤은 경험해보고 싶었던 파트 이긴 함.]




***



모션제어 경험은 없지만 과거 회사에서, 혹은 예전 S사 구완와사 부장네 제어 프로그램을 눈팅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어떤식으로 하면 다 수의 모터를 쉽게 제어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음. 

그에 적절하겠다 싶은 디자인 패턴을 하나 적용하기로 함.


상대방 PLC와 연동되면 분명히 알람체계가 필요할 것이니 알람에 대한 처리 관련 Thread 하나, 

모션과, 통신, 시스템 등 여러 확인 필요한 로그 파트가 많기 때문에, 

로그의 메세지를 모으고 해당하는 메세지들끼리 모아 디스플레이 및 처리 가능한 Thread를 또 하나 추가.


모션 관련 Thread 추가. 불량의 좌표가 들어오면 빠르게 OOO 마킹기로 프로토콜을 만들어 처리하는 Thread 추가, 

I/O 신호 관련 Thread, 엔코더 값 계산을 위한 카운터보드 컨트롤 Thread 추가… 


이런 식으로 상당히 많은 Thread가 생성되었음. 

새로나온 문법인 async 테스크 방식을 도입. 듣기로는 자체 thread pool 구조로 되어있어 

상호 thread간 퍼포먼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준다는 얘기를 들었던거 같음. (대신에 프로그램이 무거워짐)


대략 프로그램 내에 Thread가 20개 이상은 돌았던 기억임. 

솔직히 이렇게 마구 짜면 안되는건데..팀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거 같음. 


기존의 우리 회사는 과장들 마저도 오해하고 있던게 

Thread를 PC성능에 따라 4개나 8개 이상 사용하지 못한다고 알고있음. 


그런게 아님. 

Thread의 생성은 자유로움. 최적의 퍼포먼스 개념에서 4개나 8개의 개념이 생기는것. 


그리고 기존 코드들은 Thread를 걸어놓고 불필요하게 

무한으로 돌려놓는 식으로 자원을 낭비하며 코드를 짬.


본인이 보여 주고 싶었던건, 개수도 개수지만 Thread를 어떻게 쓰는것인가. 

필요할때 몰아서 쓰고, 불 필요할때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사용하는 

Thread의 기술적 제어를 보여주고 싶었음.



***



프로그램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음. 솔직히 이 프로젝트의 PM의 권한을 가지고, 

고객과 소통하여 전반적인 업무 관리를 해야 하는건 비전팀의 역할임. 


그러나 이상하게 이번 프로젝트에서 비전팀은 자기 '몫' 조차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음. 

정말 예전수준과는 확연히 떨어진 비전팀의 업무능력....


투투 과장이 떠나있는 동안, 정말 많은게 변했던 거임. 


일 잘하고 빠릿빠릿하던 인력들은 죄다 떠나고, 

댕청해서 하나를 맡겨도 반드시 2차 확인을 해줘야 하는 과장급 인력들이 투입되었음.


덕분에 투투과장이 나서서 이들을 통제해야 했는데, 

이게 또 애매한게 투투도 과장이고, 과거 투투 밑에 있던 직원들도 과장이 되어 버린거임. 


투투 과장 입장에서는 밑에 애들이 ‘대가리’가 커진거임.

날아온 입장에서 기존 직원들을 예전처럼 휘어잡지 못하는 투투 였음.


비전팀이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 바빠 정신 못차리는 동안, 

프로그램 개발은 오로지 창희와 본인의 상상속의 코딩으로 모든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음. 


차라리 국내 D사였다면 우리가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 했을거임. 

그러나 이번 D사는 본사였음. 우리가 다이렉트로 메일을 쓰기엔 언어의 장벽이 컷음. 

오로지 비전팀의 정 차장만을 통해 진행해야 하는 상황..



***



5월초.


나: 창희씨. 내꺼 얼추 마무리 됐어요. 


창희: 어!? 진짜요? 이렇게나 빨리!!?!? 처음부터 프로젝트 생성하고 만들었잖아요?


나: 네. ㅎㅎ 기존의 우리회사 코드가 아니라, 순수 내 코드에요. ㅋㅋ 한번 볼래요? ㅋ


창희: 어! 궁금해! 어떻게 생겼을지!!


……………


창희: 우와…UI 엄청 예쁘다! 이 색상 하나 하나가 그냥 단순 색상이 아닌데!? 

근데 엄청 간단하고 단순해 보인다! 그래서 빨리 만든건가? ㅋㅋ


[후후..티리엘 과장님..]


당신은 항상 말씀하셨죠. 화이트는 사용자로 하여금 프로그램이 단순하고 사용하기 쉽게 보인다고. 

이 UI 디자인은 당신을 추억하는 의미 입니다. 내 마지막을 당신과...!!


나: 역시 보는 눈이 있구만! 


창희: …..어어;;


나: 왜요?


창희: 나는 기간이 짧은만큼..간단한 프로그램일 줄 알았는데..왜이렇게 양이 많아요..? 

이건 진짜 D사 프로젝트 1개 급으로 양이 많은데? 2만라인이 넘겠어..


나: 아마 많거나 비슷할꺼에요. ㅎㅎ


창희: 어떻게 이렇게 빨리 짤 수 있지!?!? 


나: 창희씨도 알잖아? 코드란?


창희: 읽기 쉽고~


나: 다시 쓰기 좋고~


창희: 그렇구만. 재 사용성이 비밀이었구만? ㅋ


나: 한번 쭉 분석해봐요. 재밌을 거에요.ㅋㅋㅋㅋ


……………..

…………..

………..


퇴근시간까지 창희는 열심히 코드를 보았음.


나: 이제 가야죠! 퇴근해야지!


창희: 나..아무래도 야근 해야할거 같애. 이거 코드..더 보고싶어요.


나: ㅎㅎㅎ 그래요 그럼. 나는 먼저 갑니다?


창희: OO씨.


나: ??


창희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말했음.


창희: 나는 솔직히 공부 정말 열심히 했고, 이제는 OO씨랑 어께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OO씨는 이런 수준을 숨겨두고 일을 해왔던거에요?


나: 아니야 아니야 ㅎㅎ 나도 얼마전까지 공부하다가. 아 기존에 회사 코드는 뭔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던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객체지향 적이지도 않고, 코드의 가독성이나 재사용성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퍼포먼스에 맞지도 않는 Thread 제어나..ㅋㅋ

그게 공부 하다보니 일순간 이게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거죠. 그게 반영된게 그 코드구요.


창희: OO씨. 이건 마치 무림 절세신공을 담은 비법서 같은거에요..이런거…나라면 회사에 안풀거 같아.


나: 나는 회사에 푸는게 아니에요. 창희씨랑 우리 팀에 푸는거지..ㅎ


[미안. 100%를 주지 못해서.]


창희: 나 왠지..이거 보고나면 앞으로 내 프로그래밍 수준도 달라질거 같아.


나: 그런거면 창희씨도 수준이 높아진거라는 뜻이야.


창희: ……고마워요. 나 정말 당신이란 사람을 만나서 다행인거 같아. 회사에 남길 잘 한거 같아요.


나: ..................




***




비전팀에서 말하길 5월 중순에 일본에서 본사 직원이 1차 검수를 하러 우리 회사로 건너온다고 함. 

나는 이대로면 도저히 명확한 프로그램 컨셉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 판단.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열심히 캡쳐해서 컨셉 자료를 만들었음. 

상대가 제시 하지 않는다면 우리 쪽에서 선 제시를 하여 따르게 만들 심산이었음.


해당 자료를 영업 정차장에게 전달했음.


나: 차장님. 고객사에서 컨셉을 먼저 제시하지 않으니, 이거 전해주세요. 

이대로 마음에 들면 따르던지, 그게 아니면 제시 하라구요.


정차장: 알겠습니다.


…………….

………….

……….


그리고 3일 후


정차장: 고객사에서 보내주신 프로그램 무척 마음에 들어하고 있어요!! 

기존의 우리회사 프로그램은 디자인이 별로였는데, 이번에는 너무 예쁘다고 하더라구요^^


나: 아..그럼 따로 제시한 내용은 없구요?


정차장: 네! 자기들이 필요한건 다 있데요. 이대로 그냥 진행하시면 되요.


[엄청난 시간을벌었다…]


나와 창희는 서로의 노트북을 연결하여 불량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연동테스트도 완료했음. 

우리는 1달만에 장비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큰 파트를 끝낸거임.


이제 남은건 기기 모듈의 실제 동작. 

그리고 모션제어, PLC(OOLINK 통신) 만이 남았음. 


아마 일주일 뒤면 테스트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었음. 

현재도 비전팀은 연구실에서 테스트 장비를 만들고 있었으니까.


5월 중순쯤 고객사(외국 본사)에서 직접 인원이 출장와 1차 검수를 진행한다고 들었음.



일주일 후…드디어 내 마지막 프로젝트이자 대환장 파티가 시작되려 하고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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