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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128
게시물ID : soda_69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마핱
추천 : 119
조회수 : 8460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24/05/24 17: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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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오늘은 불금이니까.

하나 더 갑니다. ㅎㅎㅎ 다음주 월욜에 뵙겠습니다^^

--------------------------------------------------------


회사에 가져다 줄 대 '변혁'.. 

사실상 낮추어 보자면 고작 코드하나 잘 짜둔게 대수냐 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회사를 오랜시간 다니며 누구보다 악순환의 고리 중심에서 싸워왔던 나였음.


D사라는 엄청 까탈스러운 고객사를 기준으로 조직의 ‘파벌’이 갈라졌음. 

D사를 담당한다면 비전팀이나 소프트웨어팀은 ‘권력’을 가지는 의미가 되었음. 


권력의 맛을 보면 ‘정치’가 시작되었고 뻐꾸기 같은 무지성 인간들은 서로의 자리를 위해 

아직 성장단계에 있는 소중한 인력들을 모두 둥지 밖으로 밀어냈음.


우선적으로 ‘파벌’을 없애는데 큰 기여가 가능한 일이었음.


내가 코드를 잘 짜둠으로써 D사는 권력의 기준이 아닌 일반적인 한 Site가 되는거임. 

이 선택은 ‘나’를 중심으로 생각했다면 오히려 불리한 선택임. 

D사가 까다로울 수록 나와 창희는 권력을 쥐는 입장이니까.


나는 회사를 위해 내 권력과 내 나와바리를 모두에게 공정히 내어주는 선택을 한거임. 

내가 피땀흘려 어렵게 공부한 프로그램 기술을 사내 모든 프로그래머들이 볼 수 있도록, 

참고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걸 내 놓을 준비를 했음.


어떤이는 내 코드를 보며, 회사의 미래 비전을 꿈꾸고, 

비록 당장은 연봉이나 처우가 마음에 안들더라도 공부하며 회사에 남아 줄 지도 모름.


어떤이는 편해진 업무환경에 일과 삶의 균형을 즐기며 만족스럽게 회사를 다닐 수 도 있음. 

누군가는 나를 뛰어넘어 회사 기술 향상에 이바지 해 줄 수도있음.


실력이 부진하고 실전 코딩에 자신이 없던 앙드레 같은 직원들도 현장에서 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도 있음. 


그렇게 소문이 나고, 이 회사는 사람을 쓰기만 하는것이 아닌 

사람을 ‘키워주는’ 회사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음.

 

1.jpg

[이렇게하면 회사가 다 잘 될거라 생각했어--!!!]


그렇게 지금은 하향세를 타고있는 회사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20년을 영위해온 회사임. 

하락세가 있다면 상승세도 분명 올거임. 

그 상승세가 왔을 때 날아 오를 수 있도록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시작이 바로 내 개발의 목적이었음.


호카게가 사랑했던 이 회사를…

어느새 나도 사랑해 왔던거 같음. 그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 팀장님도 그닥...아직 40대 아니지 않아요? 팀장님 실력이면 딴데가도 충분히 인정받는데 뭣하러 숙이시냐고요 ㅎㅎ


호카게: ......음...글쎄..왜 그럴까? OO씨 말대로 내 나이가 많다곤 할 수 없지만. 이제 몇년이면 곧 40줄에 들어가겠죠..


나: .........


호카게: 그러게..왜 그럴까..ㅎㅎ 아마도 여기서 내 20대 30대 청춘을 보냈는데..^^ 퇴사한다면...그 청춘이 너무 아쉬워서? ㅎㅎ

그리고...여기서 받은 돈으로 우리 집 전세도 구하고...우리집 딸내미 유모차사고, 옷사고...ㅎㅎ 이제는 그랬던 애가 몇년 후엔 학교도 들어가고...


나: ..........


호카게: 마치...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요소 요소들 속에 이 회사에 대한 고마움이 녹아들어 있는거 같아. ㅎ 그게 애사심일까!?


나: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내가 살기위해 그들을 Kill 해왔지만, 돌아보면 다 나쁘지않은 선배들이었고 형님들이었음.

똥차인줄 알았던 그들은 진짜 똥차들을 만나보니 지금의 내게는 너무나 멋진 외제차들이었음.


그들이 일궈왔고, 그 토대아래 나는 약 4~5년을 월급받으며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전세금을 마련하고

30년된 허름한 아파트지만, 내 보금자리와 새 생명을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음.


그저 회사와 선배,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 뿐.





***





2015년도 말에 입사하여 현재 2021년 아닌가. 무려 대략 6년임. 

나도 내가 이렇게 회사를 오래 다닐거라곤 생각못했으니까. 

사회 초년때 부터 내 성격상 받은건 반드시 갚아주는 성격에 위 아래 가리지 않고 조져대니 

과연 이 사회의 ‘조직’ 속에 생존 가능한가 항상 생각했었음. 


초년에는 항상 실험적인 마음으로 행동했음.


내 발걸음 자체가 이 사회에 반한다 생각하고 살았음. 

참지않고 이사회를 살아갈 수 있을까?

 

기존의 아랫사람이 숙이고 따라야 하는 순리 자체를 역행해 왔음..

나이가 드니 조금은 그 정답을 알 수 있었음.


참지 않고는 이 사회를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오해하고 있다. 반드시 참아야만 하는 상황과 맞서야 하는 상황을

구분하는 기준이 모호하기에, 일단 다 참아보고 생각하는것..

 

참았을때 내 자존감이 무너진다면 그건 맞서야 하는 상황이었음.

참았을때 가슴속에 뜨거운게 끓어오르며, 나 정말 잘했다! 칭찬할때. 

그것이 정말 참아야 할 때를 알았을 때의 감정인거 같음.

 

그 기준을 찾기위해 나 처럼 실험적인 모험을 시도하는건 리스크가 크기에

내 실험적인 에피소드들을 어린 친구들에게 '사례'로 보여주고 싶었음.

이게 되더라..!!

 

물론 겁이 많고, 소심하여 억울하게 참고 상처받는 사람들도 많을거임. 

그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음.

 

세상엔 다수의 무지성 대중들이 옳고 그름 없이 대세에 휩쓸려 서로 상처주며 살고 있지만 

걔 중에도 분명이 멋진 사람들이 있고, 내가 넘어질때 손을 잡아주는 사람들, 

내가 실수할때 감싸주는 사람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걸. 


모날대로 모난 나같은 사람도 손을 잡아주는 존재들이 있었으며, 

만남이 좋지 않았을 지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도 있었고,

나라는 존재가 자기의 뜻이나 신념에 반하더라도 그 방식을 부정하지 않고 참고 바라봐 준 사람들도 있음.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나 처럼 살아도 죽지 않는다는 사례를 전해주고 싶어졌음. 

그렇게 나와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이 많아지고, 가슴속에 답답한 응어리 없이 사는 세상에서

내 자식은 당당히 승부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음.


아마 이때부터 이 소설을 준비해야 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기 시작한거 같음.




***




2월 초.  햄릿이사의 갑작스런 호출.


나: 부르셨나요.


햄릿: 어. 일단 앉아봐.


나: 네.


햄릿: 있잖아. D사에 니  프로그램 얘길 했는데. 목사님이나 철중이형이 엄청 좋아하더라고. 

솔직히 이건 고객이 요청한 개조건도 아니고, 적용해 봤자 실제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일이잖아? 

그런데도 D사에서 니 말을 받아들여 준거지.


나:????


햄릿: D사에서는 가능하면 빨리 적용하고 싶어해서, 내가 2월 말 정도에 적용 가능할거 같다고 말해뒀거든? 가능할거 같애?


나: 무슨소리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ㅋ


햄릿: 왜?


나: 누구 마음대로 제 ‘기술’을 고객사에 말하는 것이며, 감히 제 허락도 없이 2월말에 푸네 마네 하냐고요 ㅎ


햄릿: 야. 위에서도 결정났어. 너 연봉 오를거야.


[니 위로 전무랑 사장말고 누가 있는데!?]


나: 오를거야 라고 하지 마시고, 계약서 가지고 오세요.


햄릿: 연봉 협상은 3월인데?


나: 이사 짬빠나 되시는 분이 3월에 할거 2월에 미리 써두는것도 못해요? ㅋ


햄릿: 아오…꼭 그렇게 해야되냐;;


[사장, 전무 빼고 서열 3위따리가 혀가 길~~~다. 이새끼 뭐가 있네..]


나: 뭐 별로 급한일 아니시면 그러시던가요. 저는 계약서 싸인전 까지는 제 코드 어디다가 풀 생각 없는뎁쇼?


햄릿: OO야;; 근데 내가 벌써 고객사에 말해버렸잖아….


나: 아 어쩌라고요 ㅋ 이사님이 뭐라고 제껄 가지고 고객이랑 흥정하고 오시냐고요.


햄릿: 말이 좀 그렇다?


나: 뭐래. ㅋ 이게 회사에 이미 공개되고, 현장에 적용된 회사의 ‘자산’ 이라면 이사님이 뭘 하시던 이사님 소관이고 권리를 갖습니다. 

근데 이건 아직 제가 회사에 공개하지 않았고, 현장에 적용된 회사 ‘자산’도 아니죠.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자산’ 인 상황입니다.


햄릿: …………..


나: 이사님이 뭔데 내 통장에 있는 돈을 건드는데요? 이래도 듣기가 좀 그러십니까?? 한대 안 맞은게 다행인 상황인거 같은데!?


햄릿: ……OO야..근데 나 이사야. 고객한테 뭐라고 그래;;;


나: 남에 돈 가지고 엄한데 가서 주겠다고 공갈 치셨으니, 수습도 알아서 하셔야죠? 이사니, 사장이니 그딴게 무슨 소용있어요?


햄릿: 그래도 그건 아니지…


나: 제가 이사라면 그런 실수 했으면 당장에 가서 죄송하다 사과박고 온 뒤에 저 한테 당당하게 말할거 같은데요? 됐지!? 내가 연기 해놨어. 

그러니까 의심하지 말고 그때가서 보자! 그리고 이게 지켜진다면 지금 내 앞에서 보인 태도 정중하게 사과해라! 이렇게 처리 할거 같은데?


햄릿: …….부탁 좀 하자…


이게 문제임. 부모들이나 사회 선배들은 말함. ‘둥글게 둥글게’ 살아야 한다고.

자존감과 인격이 갖추어지지 않은 사람이 둥글게 살면 이렇게 됨.


둥글게 살다보니 살면서 갈등이 많이 없고, 모멸감이나 쪽팔림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않아서 

갈등의 상황에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예상조차 못하는 쫄보가 됨. 


이사라는 직급이 가지는 힘은 대단한거임. 

사원따리가 가서 사과하는것과 이사가 가서 사과하는건 

고객사가 받아들이는 감정에 있어 하늘과 땅 차이라는거임.


높은 위치에 있기에, 내가 허리를 한번 숙이면 40명이든 60명이든 구명(求命)할 수 있는게 직급임. 

아마도 D사는 이사님의 사과를 듣게 된다면 

‘아~뭐. 그럼 나중에 다시 얘기하시죠~’ 정도로 끝임. 


팀장의 힘을 실감하면서 느낀건....

직급의 힘이란 ‘허리’에서 나온다고 생각함.


내 밑에 직원들이 아무리 고객사에 해명하고 사과해도 안먹히던게

내가 가서 허리 한번 숙이면 한방에 먹힘. 


허리를 숙이며 속으로 생각함. 


내가 잘못 한것도 아니고, 내가 사고친것도 아닌 일인데

내가 빈정 상할것이 무엇이며, 고작 숙인 내 허리 하나에 이렇게나 쉽게 무마가 된다니!?


[개 꿀!!!!]


그걸 받아준다는건 그만큼 나를 '인정' 한다는 뜻이기에 고객에게도 그저 감사하고 

당연한 일에 죄송해서 어쩔줄 모르는 내 직원도 예뻐보임.


그래놓고 눈치보는 직원한테 허세를 한번 더 부려줌. 어께에 손을 탁- 얹어주며


"괜찮아 임마. 나도 다 그렇게 컷어^^ 형이 다 맞아줄께. 너는 내 뒤에서 카운터 펀치나 준비해."


그러면 우리 램쥐 같은 애들은 


"이전엔 정말 좋은 분들이 회사에 많으셨나봐요 ㅠㅠ 감사합니다 ㅠㅠ"


아니...ㅋㅋ 이전에도 똑같긴 했다. ㅋㅋ 

아무도 대신 맞아주는 사람이 없드라..


뭐 굳이 불편한 진실을 알려줄 필욘 없지. ㅋ 다들 그래왔고 너도 그런 사람이 되어라는 식으로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슬쩍 바꾸어 놓는다. 

램쥐는 이후 올라가면 대신 맞아 주는 관리자가 될 것이다. 믿으며.



흔히 정치인들이 개똥같이 행동하다가도 TV 나와서 허리 한번 굽히면 완장 앞에 

정신 못차리는 무지 몽매한 군중여론이 들끓지않나? 

이들은 적어도 자기 허리의 힘을 제대로 알고 악용해서 쓰는거지. 


그러나 이 햄릿 이사나 우리 회사 임원들 같이 보통은 직급이 올라가면 허리가 뻣뻣해짐. 

올라갈 자격이 없는 자들이 보통 이들과 같이 행동함. 

목이 뻣뻣해서 허리까지 내려가지도 않음.


나: 이사님.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입’으로 실수 하신겁니다. D사 가서 ‘입’으로 수습하면 되는 그정도 일입니다. 용기를 가지세요!


햄릿: 진짜…그렇게 나올거냐? 내가 그래도 너네 S/W 이산데..그렇게 얼굴에 똥칠시킬거냐?


나: 오케이! 그럼 제가 D사에 가서 우리 이사님이 착각을 하셔서 말을 잘못하셨다 수습해 드릴께요. 이 정도면 적절할거 같은데!?


햄릿: 그거나 저거나 다 내 얼굴에 똥칠하는거 아냐!


햄릿 이사를 노려보며 말했음.


나: 지금이야 똥칠이지…만약에 저만 새 되는 상황오게 되면 똥이 아니라 피칠갑이 될텐데? 

꼭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으시게요?


햄릿: ………….


나: 이제 저도 장가도 가고 가정이 있으니 지킬게 생겨서 예전만 못할꺼라 생각하십니까? 

당사자를 건드리면 그 순간으로 끝. 근데 두고두고 아프게 만들 방법이 의외로 많아 이세상은~

꼭 그렇게 사람 눈 돌아가게 만드는 상황 만들고 싶어요?


햄릿: ………


나: 서로 리스크 없이 신뢰 쌓으면서 좋게 가는길이 떡 하니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사님같은 사람들은 꼭 둘 중 하나 ㅈ되는 방향을 잡고 와가지고 사람을 ‘시험’ 해요? 

뭔데요 도대체??? 제정신인 인간이 일을 이딴식으로 합니까?


햄릿: 알았어…미안해…


나: 예나 지금이나 꼭 꼼수나 일발 역전 노리는 새끼들이 바른길 놔두고 

자꾸 ‘샛길’ 탐내더라고요. 지금 경고에요. 신뢰 포인트 마이너스 1000점 받으신거라고.


햄릿: …………


나: 어디 두고봅시다. 3월달 되보면 결과 확인가능 하겠지.




***


 

그렇게 2월 말이 되었음. 햄릿은 삐졌음. 

결국은 고객사에 찾아가 해명을 해야했고 당연한 일을 스스로 수습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이 소프트웨어 팀을 위해 거름을 지고 온 것처럼 스스로 당당했음.


햄릿: OO야. D사 갔다왔다 내가.


나: 잘하셨어요~


햄릿: 내가 이사 임에도 너한테 많이 양보한거야.


나: 양보요? 오? 설마 제가 요구한것보다 액수가 더 많은!?


햄릿: …….


나: 그거 아니면 도대체 저한테 양보하실게 뭔데요 ㅋ


햄릿: 내가 고객사에 사과했다고.


나: 아~ 저도 저희 팀원들 위해서 고객사에 사과 많이 해요. 동지시네^^ 

해보니까 어떻습니까? 뿌듯하지 않아요!? 그러라고 직급이 있는겁니다.


햄릿: …….하아..


나: 아 그런거 없겠구나...스스로 벌인일인데 당연히 스스로 수습하셔야지. 

내 잘못이 아닌일에 나서서 사과를 해보셔야 뿌듯함을 아실텐데 ㅋ


햄릿: 너 연봉말이야..


나: ?


햄릿: 6000은 안되냐..? 솔직히 회사가 불황이야. 올해 대부분 직원들 연봉이 동결 될거야. 

반드시 올려줘야 할 인원들 제외하고..


나: 저는 당연히 반드시 올려줘야 될 직원인뎁쇼? ㅋ


햄릿: 너한테서 200을 덜어서 니 밑으로 준다고 생각 할 순 없냐?


나: 그럼 제 200을 제 밑에 램쥐한테 주십쇼. 걔 원래 3000받고 오기로 했는데, 이사님께서 맘대로 2800으로 깎으셨지 않습니까. 


햄릿: 걔는 아직 1년이 안되서 안돼. 그 돈이 동석이나 코알라 같은 애들한테 간다고 생각해.


나: 좋습니다 그럼. 6000까지는 저도 어느정도 감수하겠습니다.


햄릿: 그러면 3월달에 프로그램 적용하는걸로 하자.


[또 이러네..그 말인즉 3월달에도 뭔가 있다는건데!?]


나: 아뇨. 몇 월에 시작할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근로계약서에 도장 찍는날 부터 시작입니다.


햄릿: 그래……





***





이 시기에 냥이형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음.


냥이 형: OO야. 어떠냐? 올해 연봉 좀 올려 받을 수 있을거 같애?


나: 뭐. 얘기는 잘 됬는데, 워낙에 믿음이 안가는 양반들이라.. 한번 지켜봐야죠 ㅎ


냥이 형: 얼마 받기로 했는데? 형이 뭐가 됬든 그것보다 더 챙겨줄테니까, 형이랑 일 한번 해보자!


나: 또 그러신다. ㅎㅎ 근데 저도 입장이란게 있잖아요. 저 믿고 입사한 신입사원도 있고해서 좀 곤란합니다..ㅎㅎ


냥이 형: 아 진짜…너만 와주면 형이 뭔가를 제대로 해 볼 수 있을거 같은데 말이야..


나: 인연이 되면 기회가 오겠죠. 이번에 큰거 하나 준비하고 있는데, 잘 되면 혹시 알아요? 

형님 회사랑 컨텍해서 같이 사업동지로 제가 지원해 드릴 수 있을지? ㅋ


냥이 형: 그래…너네 연봉 협상 언제냐? 3월이냐?


나: 아마두요? 4월에 적용되서 입금되려나? 잘 모르겠네요..ㅎ


냥이 형: 일단 알겠어.





***





우리 회사는 매달 15일이 월급날임. 그리고 3월 15일. 월급은 그대로였음.

아 아마도 상승된 연봉은 4월 15일날 확인 가능 하겠구나..


3월달은 항상 회사에 모종의 흥분감이 감도는데 

관리팀 직원들이 올라와 회의실에 자리잡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 때문. 


사무실 직원들은 이제나 오려나 저네나 오려나 오매불망 관리팀 직원들을 기다렸으나, 

3월 중순이 넘어가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음.


이날부터 햄릿 이사는 본인을 마주치면 흔한 눈인사도 하지 않았고, 불러다 말을 걸지도 않았음. 

계속 본인을 피해 다니기만 하는 햄릿이사. 찔리는게 있었겠지.


그러나 나는 반대로 아무렇지 않았음. 

내 것을 풀어놨었다면 지금쯤 타오르는 배신감에 잠도 못자고 있었겠지만, 집에서 잠도 너무 편하게 잘 잤음.

나는 잃은것이 없으니까. ㅋㅋㅋ


솔직히 실망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음. 

좀 멋지게 연봉도 올리고 힘차게 날개를 펴보는 기대를 한건 사실이니까. 


그러나 모든걸 내어놓고 혼자 새 가 된 상황에 비하면 이정도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음. 

햄릿은 항상 내게 부탁을 하는 입장이었지, 내가 그에게 부탁할 것이라곤 1도 없었으니까.


프로그램팀에 화재가 발생하면 그저 모른척 하면 되었음. 

렌야나 이과장, 햄릿만 뜨겁다고 소리지르며 사무실을 뛰어다녔지, 

우리 3파트는 강력한 방어막이 2개나 있으니까.

나, 창희.


[햄릿 이사는 절대 우리를 이길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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