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의 정상을 보기는 정말 힘들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아마도 한라산의 정상 보기가 정말 힘들어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니세코는 한라산(해발고도 1947m) 보다 낮지만 해발고도 1308m 라 구름이 지나가며 부딪힐 때마다 흐려져서 맑은 날의 정상을 보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만 1200m까지는 리프트가 운행되기에 수직 높이 100m, 걸어가는 거리로는 약 500미터만 걸어 올라가면 정상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산행이 쉽다고 여길 수 있지만, 폭설이 내리는 겨울 산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저희도 니세코를 가기 전에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해서 많은 준비물들을 챙겨간 덕분에 고생을 덜 하고 오를 수 있었습니다. 수목한계선 위의 안누푸리 산은 나무가 없어 스키나 보드를 타고 내려오기에 정말 좋은 환경입니다.
더더욱 더 환상적인 것은 겨울 내내 정상 부분에는 눈이 계속 내리는데 기온이 낮아 눈이 녹았다 얼었다하며 만들어지는 빙판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G3 게이트를 통해 올라가는 부분만 발자국으로 다져져 비탈길이 빙판이고 타고 내려오는 곳은 범프가 있을지언정 빙판은 없어 환상적인 파우더 눈이 그대로 뭉쳐져 있습니다.
다만 경사가 정말 급경사여서 오프 피스트(off pieste)를 여유롭게 탈 수 있는 최상급자가 아니라면 절대 들어가시면 안되며, 눈사태가 날 수 있는 경사라서 안전을 위해 비프를 준비하고 탐침봉을 가져가는 등이 추가적 준비도 하셔야 합니다. 다만 안전한 루트를 알고 있는 가이드를 동반하고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일행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그룹 행동을 한다면 전자 비프 위치 추적기나 탐침봉은 필요가 없는 그나마 안전한 백컨트리 지역이기에 전세계의 많은 스키어와 보더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지요.
오늘 저희가 올라간 루트는 그랜드 히라푸와 하나조노에서 올라갈 수 있는 G3 gate 를 통해 정상으로 가는 여정을 유튜브에 담았습니다.
안누푸리쪽에서 올라가는 루트는 다음에 다시 다룰 에정이고, 이번 영상은 보드를 타고 파우더를 내려오는 east 루트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총 영상 길이가 약 50분이 넘어가서 부득이하게 여러편에 나눠서 올려야 할 것 같아요.)
암튼 이번 영상도 즐겁게 봐주시고, 궁금하신 것들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음 영상에 그 부분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