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지했던 정부들을 지켜보며, 이 사회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배우 이선균의 죽음에 대한 부채의식은
아직 세상을 이지경으로 방치하고 있었다는 자괴감마저 들게 만든다.
삼김시대의 끝자락에 유년시절을 살았던 나로서는 아직도 그토록 욕먹고 있는 김영삼이
하나회를 척결하고, 금융실명제를 단행할때 너무 어려서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몰랐지만
그가 정말 어려운 개혁을 속전속결로 이뤄낸 어른이라는 각인을 남겼다.
그리고 머리에 먹물이 들고 철이 들었을까 싶었을때 맞이한 문민정부와 참여정부는 너무나 중요한
개혁을 이뤄내지 못했다.
바로 검경과 언론개혁이다.
우린 이배우가 죽고나서야 그의 억울함을 조명하기 시작했고,
이 배우가 죽고나서야 납치된지도 몰랐던 국민 2명이 석방됐다는 대대적인 보도기사를 보게된다.
이쯤되면 이 나라 매스컴과 언론인들이 서 있는 필드는 현정부와 권력자들이
기획하고 소비하는 가족신문만도 못한 지경이다.
이 배우는 무려 70일간 검경수사체가 의도를 가지고 흘리는 정보와
이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언론이 차려놓은 저주의 굿판에서 향냄새를 맡으며 버티고 버텨왔다.
결국 그는 그렇게 갔다.
혹여 그의 마지막과 영면에 방해가 될까 싶어 오로지 장례기간 내내 추모만 했다.
잘가요. 이선균배우. 선균이형. 당신의 그 따뜻한 미소와 목소리만 기억하고 살께요.
그리고 미안합니다.
살아있는 동안 이 저주의 굿판을 바꿔보려고 노력할게요.
끝으로 이 저주의 굿판을 불살라 버리고, 초토화 시키는 그날이 오기 전에
정말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향냄새 뒤에 숨고자 했던
최고권력과 특검을 거부하는 그 치들을 재단에 올려놓고
부디 니들이 행한만큼 당하면서 그 고통을 느껴보길 저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