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때는 감추고 싶은 감정의 치부까지도 진솔하게 드러낼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내가 쓴 글을 보게 되었을때 자신의 치부와 더러운 점을 숨기기 위한 그 얄팍한 가식의 껍데기를 보고 스스로 역겨움을 느낄수 있기 때문에.
진솔하게 내 마음을 글로 정리해 보는 행위 자체가 내 마음과 현재 상황, 그리고 행위에 대한 객관적인 정리 절차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많은 위안이 된다.
마음이 괴로운 분들, 타자로 글을 쓰던지 손으로 글을 쓰던지 상관 없다. 내 마음이 이러하다, 내 상황이 이러하다 하는 것을 단지 글로 쓰면 된다.
손글씨로 쓰면 효과는 훨씬 좋다. 종이와 볼펜이 만나서 만들어 내는 자그마한 삭삭 소리.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내 손글씨.
종이에 다 적고 나서 네다섯 걸음 멀찌감치 떨어져서 내 마음의 오물과 괴로움과 찌꺼기를 토해 놓은 글을 읽어 보면 말이다. 별일 아니다. 그냥 그러한 것이다.
새가 하늘을 날다가 땅에 잠시 내려와서 먹이를 찾듯이. 그러다가 가끔 사람들의 발에 치였다가 다시 날아가듯. 잠시 찬 바람이 불고 지나가듯이. 겨울이 지나가면 봄이 오듯이 그리고 여름이 오듯이. 잠자리 한마리가 한여름 날아다니다가 다음해 다시 날아다니듯. 이또한 지나가듯이. 그냥 그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