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버이날...
부모님과 고향 경주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경주 본가에 도착하자 마자 아부지의 열띤 선거전이 시작됩니다.
"2번 찍어야 된데이. 2번 안 찍으면 큰일난다카이... 어버이날 선물은 2번이데이."
불안한 아내의 눈빛과 그냥 2번 찍는다고 말하라는 어머님의 미소속에서 저는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래. 너거 직장에서는 홍준표를 뭐라 카노?"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가 대답했습니다.
"죽일 놈이라고 합니다. 나라를 팔아 쳐 먹을...."
아부지의 눈빛이 번쩍이고 다시 한번 2번의 중요성과 안보의 중요성, 그리고 다른 후보들은 다 빨갱이라는 말씀이 이어집니다.
식사를 하러 가서도 주위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아부지의 눈빛이 번쩍입니다.
역시 아내는 불안해 하고 어머님은 미소를 지으며 넘기십니다.
식사가 끝난 후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계산이 이미 되었다고 합니다.
뒤를 보내 아부지께서 "어버이날 식사는 내가 계산 했으니 니는 2번 찍어야 된데이."라고 하십니다.
집으로 돌아와 5학년 작은 딸이 한마디 합니다.
"헐~! 아빠는 이번에 어버이날 선물 못하겠네요. 2번은 진짜 쓰레기인데....."
저는 어제 불효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아부지께 전화를 하지 못할 듯...(하긴 제가 전화 한적이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