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꽃 좋아하는 할머니
손녀딸이랑 수목원 가기로 약속해 놓고
병원에 좀 들른다더니
다시는 안 오고
심어 놓은 장미는
다 지고 나서도
한 겨울에 두 송이가 올라오더이다
평생을 싸우고
보기 싫다 하더니
혼자 남은 웬수가 그리운거야
혼자 있기가 외로운거야
할아버지도
약속을 못 지킬까 두려워
화창한 날
슬픈 산책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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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암 진단 받으셨는데
노령으로 수술도 안되고, 약물치료도 힘들고
건강하시던 고집불통 아빠는
그냥 집에서 평소처럼 생활하고 싶다고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