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힘들게 살아왔다고 생각해요. 늘상 살면서 들어온 소리가 어른스럽다, 나이같지않다, 그런 소리를 들었어요. 어렸을때는 그게 마냥 좋았어요. 힘든 가족 삶에 내가 도움이 되겠거니 생각했고 어머니도 그걸 좋아했어요. 오빠 챙겨라, 공부 잘해라, 집안일해라, 바쁜 엄마 도와줘야지, 그런걸 줄줄 들었고. 오빠도 엄마도 약하니까 내가 돌봐야지. 내가 해야지. 그걸 당연시하고 살아왔었는데. 이제 스물셋 되고나니까 막상 내 인생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하고싶어도 뭐부터 이야기 해야할지 모르겠고. 막상 친구들한테 내 이야기를 하자니 친구들의 고민은 당장 눈앞의 용돈과 남자친구 이야기들이고. 대화가 안되는 느낌과 동시에 내 이야기를 하면 무관심한 태도에 점점 내 자신이 작아지는것 같고.